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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교육청 천안진로진학상담센터 박현동 교육연구사가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천안진로진학상담센터 박현동 교육연구사가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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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에는 학생·학부모 곁에서 진로와 진학을 함께 고민하며 길을 안내해 주는 5개의 권역별 '진로진학상담센터'가 있다. 각 시·도별로 광역 단위의 진로진학상담센터가 있기는 하지만, 충남처럼 소지역 단위별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지난 24일 오후, 천안과 아산 지역 학생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는 '천안진로진학상담센터(이하 천안센터)'를 찾았다. 노크를 하고 들어선 천안센터에서 박현동 교육연구사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기자를 맞았다.

"전화로 인사드렸던..." 인사말도 채 건네지 못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상담을 요청하는 학부모의 전화다. 커피 한잔 급하게 건넨 후, 박 연구사는 상담을 이어갔다. 기자는 옆에 앉아서 전화상담 과정을 지켜봤다.

처음에는 학부모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차분하게 듣는다. 그러고는 학생의 정확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제 솔루션이 제공된다.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의 고등학교 진학이 고민인 이 학부모는 어느 고교에 가야 딸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까를 묻고 있었다. 박 연구사는 천안 지역 고등학교별 특성을 설명하면서 어느 학교의 학업분위기가 좋은지, 어느 학교가 내신관리에 유리한지 등 각각의 장단점을 나열했다. 통학거리까지 아주 세밀하고 꼼꼼하게 정보를 제공한 뒤, 학생과 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박 연구사는 "일단 충남대로 기준점을 정해 놓고, 그 학교에 있는 여러 학과를 검색도 해 보는 게 좋다. 꼭 그 학교를 목표로 하라는 게 아니라, 기준점을 잡아서 원하는 학과를 선택해 보면, 자신이 원하는 진로도 구체적으로 그려 볼 수 있고, 준비해야 할 것들도 보이게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들어가면 진학하고자 하는 고등학교의 학생 수와 졸업생 정보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대학진학률도 나와 있다"며 "이러한 정보를 잘 보시고 학생과 상의해서 결정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그러는 사이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잠시 후 상담실에서 박성환 교사가 상담을 마치고 나왔다. 전화 상담을 지켜보기만 하던 차에 이때다 싶어 박 교사와 인사를 나누고, 방금 어떤 상담을 했는지 물었다.

"재외국민특별전형을 알아보기 위해서 오신 분들이에요. 중국에서 외국 주재원으로 지내다 들어오셨는데, 아이가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중국에 있었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대학진학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으신가 봐요."

천안∙아산 지역에는 이처럼 외국에 있다가 귀국한 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산업단지가 많아 외국인 자녀들도 꽤 있다. 그러한 상담자가 오면 각각의 사례를 꼼꼼하게 따져서 재외국민특별전형이나 외국인 특별전형 등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다만, 자격요건이 가능한지를 사전에 따져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시간반 심층 진행... 야간 상담도 가능
 
 충남교육청 진로진학상담센터의 9월 상담 예약 현황. 두 명의 상담교사가 9월에만 441건(578명)의 상담을 했다.
 충남교육청 진로진학상담센터의 9월 상담 예약 현황. 두 명의 상담교사가 9월에만 441건(578명)의 상담을 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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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지 4년째를 맞고 있는 '천안진로진학상담센터'에서는 박현동 연구사와 박성환 교사 둘이서 일하고 있다. 올해 10월 31일까지 무려 1902명을 상담했다. 연말까지 2000건은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천안∙아산 지역은 인구가 100만 명에 이른다. 중학교 51개교에 학생 2만9000명, 고등학교는 34개교에 2만8000명의 학생들이 있다. 센터가 천안에 있기 때문에 아산 지역 학생들을 위해 매주 수요일은 아산교육지원청에서 상담을 진행하고, 화요일과 목요일은 야간상담도 진행한다.

평균 상담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다. 실제 박 교사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박 연구사는 계속해서 상담을 이어갔고, 결국 1시간을 넘기고서야 전화를 끊었다. 박 교사도 방금 마친 상담이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8~9월까지는 주로 대학입시와 관련한 상담이 많다. 고입을 앞둔 요즘은 중학생 부모들의 상담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단순히 진학 고민에서 그치지 않고, 진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일도 중요한 부분이다. "진학 컨설팅만 해 주면 사설업체와 뭐가 다르겠어요"라고 말하는 박 연구사의 말에 그의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

상담을 하러 오는 학부모 상당수는 사설 업체의 상담을 받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번 더 확인하려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래서 박 연구사는 진학보다는 학생의 진로에 초점을 맞춰 상담을 하려 애쓴다고 했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진로·진학 상담만이 아니다.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요령' 등도 알려준다. 또 입시철을 제외한 기간에는 자료개발을 주로 한다. '고른기회 특별전형', '면접후기 우수사례', '충청권 대학 면접자료' 등이 이미 개발해 활용하고 있는 자료들이다. 현재는 '2022학년도 수시모집 미리보기'를 개발 중인데, 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겨울방학에 배포할 예정이다.

상담예약이 가득 차 있는데다가 수시로 전화가 오는데 언제 자료개발을 하느냐고 묻자 박 연구사는 "틈나는 대로"라고 대답하며 웃는다. 그러고는 "입시철이 아닌 봄이나 대학수시기간이 지난 후 시간이 날 때마다 자료개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로·진학 박람회 개최'도 매년 진행하고 있는 일이다. 지난해에는 단국대에서 진행했는데 무려 1만5000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이밖에도 각 학교로 찾아가 상담을 해 주는 '찾아가는 진학상담교실'도 운영하고, 천안·아산 지역 고3 진로부장 교사들과 소통채널을 만들어 자료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천안·아산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의 진로와 진학 고민을 해결해주려 노력하고 있지만, 우선은 학교에서 답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학교와 선생님이 우선이라는 것. 자신들은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소중한 꿈을 잘 설계하고 키워갈 수 있도록 늘 곁에서 도우미역할을 하겠다면서 더 많은 이용을 당부했다.

다음은 천안진로진학상담센터 박현동 교육연구사와 박성환 교사를 인터뷰한 내용이다.

"진로∙진학상담, 중2 겨울방학 때 방문하는 게 가장 효과적"
 
 충남교육청 천안진로진학상담센터 박성환 교사가 상담실에서 학부모와 학생을 상대로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천안진로진학상담센터 박성환 교사가 상담실에서 학부모와 학생을 상대로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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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센터는 어땠나?
박현동 교육연구사·박성환 교사(아래 박 연구사·박 교사) :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상담건수가 늘어났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방문이 어려워져서다. 그동안은 충남교육청연구정보원에서 학부모교육을 했었다. 그런데 그런 것이 어렵다보니까 저희 쪽에 상담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 상담은 어떻게 진행하나?
박 연구사·박 교사 : "대면상담, 밴드상담, 전화상담, 화상상담 등으로 진행한다. 대면상담은 센터로 내방해 하는 것이고, 밴드상담은 밴드에 질문을 올려놓으면 댓글로 상담을 하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화상상담을 처음 시작했는데,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 앞으로 화상상담이 많이 늘어날 것 같다. 예약은 전화(1588-0795)나 사이트(https://booking.naver.com/booking/6/bizes/138121)를 통해 받고 있다."

- 주로 어떤 내용의 상담이 많은가?
박 연구사·박 교사 : "아이가 희망하는 진로가 있는데, 어떤 고교를 선택하는 게 더 좋을까 하는 질문이 많다. 천안 지역 고등학교는 학교마다의 특성이 있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도 있고, 과학중점학교도 있고, 또 소프트웨어 선도학교와 자립형 공립학고 등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꿈꾸는 진로와 그동안 준비해온 과정 등을 종합해서 안내해 준다."

-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박 교사 : "○○고에 다니는 내신 4등급 정도의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는 약학에 관심이 많았다. 또 선호도가 높은 대학을 가고 싶어 했지만, 사실 성적이 못미쳤다. 그래서 꼭 약학만 고집할 게 아니라, 제약공학이나 식물공학 같은 것도 생각해 보라고 권유했다.

결국 그 학생은 서울여대 원예생명조경학과를 진학했다. 본인도 식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매우 만족해했다. 기성세대에게는 '조경학과'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선호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 그 학과에서 배우는 내용을 설명해 주니 학생이나 부모 모두 만족해했다. 자신의 적성에 잘 맞는 진로를 찾게 도와준 것에 대해 매우 보람을 느꼈다."

박 연구사 : "공부를 아주 잘하는 학교에 진학했던 남학생이 있었는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니까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한 뒤, 검정고시를 봤다. 학교 밖 학생이다 보니 어디 물어볼 곳도 없고 해서 어머니가 너무 많은 근심을 가지고 계셨다. 센터에 아주 조심스럽게 들어와서 매우 공손한 태도로 상담에 임하셨다. 늦둥이 아들에 대한 고민으로 많이 힘겨우셨던 것 같다.

그런데 상담이 끝난 후에는 '너무 감사하다'며 거의 큰절을 하다시피 인사를 하셨다. 그리고 주말에 다시 학생과 함께 와서 원서작성방법 등을 듣고 가셨다. 심지어 음료수를 사 들고 돌아오셔서는 '큰 은혜를 입었다'며 고마워하셨다. 그때 정말 뿌듯했다. 제가 하는 일이 비록 큰일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었다."

-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가?
박 연구사·박 교사 : "어렵다기보다는 저희가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여기에 오시는 분들은 많은 고민을 안고 오기 때문에 1시간 상담으로는 항상 부족해하신다. 모든 분들에게 성심을 다해서 상담하고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여기에 오시는 분들 중에는 사설 컨설팅 업체를 접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저희가 전문적이지 못하면 질타를 받게 된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

- 상담이 너무 많아서 어려운 점은 없는가? 1년 동안 2000건을 한다는 것은 무리인 것 같은데?
박 연구사·박 교사 : "대입 수시를 앞둔 8~9월 같은 경우에는 점심, 저녁을 먹기 어려울 정도였다. 둘이서 하루 12건을 상담했다. 한 건마다 최소 1시간에서 1시간 30분씩을 상담해야 하는데, 밖에서 점심을 먹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냥 대충 때울 수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말을 해야 하는 것도 힘든 점이다."

- 끝으로 이 센터를 언제 이용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가?
박 연구사·박 교사 : "입시를 코앞에 두고 상담을 요청하면 해 줄 말이 별로 없다. 기본적으로 일찍 이용하는 게 좋은데, 중2 겨울방학이나 중3 때 방문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늦어도 고1이 좋은 것 같다. 저희는 주로 앞으로 어떻게 준비하라는 조언을 해 주는데, 고2가 넘어가면 해 줄 말이 별로 없다. 그저 과거처럼 점수에 맞춰 어느 대학으로 가라는 말밖에 못한다. 중3쯤에 방문해서 고등학교 생활을 어떻게 보낼까 설계하는 데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고2~고3 때 다시 방문해 남은 고등학교 생활을 점검해 보고, 진로∙진학 고민도 함께 나눠보면 아마 고등학교를 유의미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입시를 앞두고 정보를 얻어가기보다는 학교생활에 대해 계획을 세우는 조언을 듣기 위해 이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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