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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가 오히려 더 늘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0으로 2013년 1월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 아파트.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가 오히려 더 늘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0으로 2013년 1월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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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세가 꺼질 줄 모른다.

전세 논란에 가려졌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초저금리로 시중의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몰리는데, 정부가 내놓는 주택정책에서 투기에 대한 단호한 결기는 찾을 수 없다. 주택이 앞으로 계속 오를 거라는 국민들의 심리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커지는 유동성

현재 기준금리는 0.5%, 역대 최저금리다. 지난 5월 이후 6개월째 최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다. 금리가 낮다보니, 투자처를 찾는 돈의 규모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통화(M1, M2) 비율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M1(협의통화)은 현금과 보통예금 등 즉시 현금화 가능한 돈의 규모를 뜻하고, M2(광의통화)는 현금(M1)에 더해 만기 2년 미만인 금융상품(예적금)을 더한 유동자금 규모를 뜻한다. 즉시 쓸 수 있는 협의통화(M1)의 비율이 늘면 그만큼 시중에 노는 돈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금리가 인하되기 직전 시점인 지난 3월 협의통화(M1, 평균 잔액 기준)는 988조 8263억, 광의통화(M2)는 2982조6198억 원이었다. M1/M2 비율은 33.15%였다. 그런데 올해 9월 36.32%로 늘어났다. 3월 998조원이었던 협의통화도 9월에는 1137조로 늘었다.

늘어난 유동성의 상당수는 부동산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부동산은 주요 투자처가 된 지 오래다. 부동산114와 국민은행 등 시장분석기관이 일관되게 내놓는 분석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은 또다시 오름세가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은 지난 7~9월까지 매달 약 1%p 상승률을 기록했다. 7월에 1.11% 올랐고, 8월 0.93%, 9월 1.01%가 올랐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전국의 2배다. 7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2.14%올랐고, 8월 2.05%, 9월 2.00% 올랐다.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0.4%였다. 이를 감안하면 7~9월 기간 전국 아파트의 월 평균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1년 상승치의 2배 이상이었고, 서울 아파트의 월 평균 상승률도 1년 물가상승률의 4배 수준이었다.

주택심리도 "오른다"... 한국은행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주택가격전망지수도 크게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0이었다. 전망지수가 100이 넘으면 주택가격 상승, 100 이하면 주택가격 하락을 예측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11월 전망지수 130은 지난 2013년 1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7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료들은 하나같이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단서는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현재 여러 지표를 봐도, 집값이 하락한다는 시그널을 찾기 어렵다"며 "집값 상승세는 하락 반전 없이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전주대비 0.15% 올라 73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은 0.30% 상승했으며 수도권은 0.26%에서 0.25%로 상승폭이 줄었지만, 지방은 0.33%에서 0.34%로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와 성동구의 아파트 모습.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전주대비 0.15% 올라 73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은 0.30% 상승했으며 수도권은 0.26%에서 0.25%로 상승폭이 줄었지만, 지방은 0.33%에서 0.34%로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와 성동구의 아파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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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핀셋 대책 무용지물... 투기꾼들 "다른 곳 찾으면 된다"

사정이 이렇지만, 집값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조정대상지역 대출규제 등도 일부 지역에만 '핀셋' 시행되면서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집값이 급등한 부산 해운대와 경기 김포시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핀셋 대책을 또 내놨다.

그러자 부동산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제 김포 아닌 다른 곳을 찾으면 되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향후 조정대상 예상지역을 꼽으면서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글도 눈에 띈다. 김포나 부산이 아닌 또 다른 지역에서 투기 세력이 집값 급등세를 이끄는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부가 내년 다주택자 종부세율을 1.2~6.0%로 올리겠다며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종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다주택자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흐름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에서 민간택지 아파트를 제외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까지 발의돼 논의가 진행 중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또다시 집값 상승세를 자극하게 된다. 지난 2015년부터 재건축아파트들이 무차별적으로 고분양가를 받고, 재건축 수익이 급증하면서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집값을 잡을 수 없는 핀셋 위주의 맹탕 정책"이라며 "분양가상한제 전면 시행과 토지임대부 주택 확대 등 실패한 시장을 바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이 없는 이상 집값은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그:#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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