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3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2 플레이오프 경남 FC와 수원FC와의 경기 모습.

29일 오후 3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2 플레이오프 경남 FC와 수원FC와의 경기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추가 시간도 다 끝나고 마지막 휘슬 소리만 남은 줄 알았다. 하지만 불필요한 반칙이 경남 FC 페널티 구역 안에서 나왔다. 경남 교체 선수 김형원이 수원 FC 미드필더 정선호를 잡아 넘어뜨린 것이다.

일단 김종혁 주심은 게임을 진행시켰지만 VAR(비디오 판독 심판) 룸에서 무전 연락이 날아왔다. 충분히 의심할 만한 반칙 상황이 벌어진 것을 VAR 시스템이 간과할 리 없었다. 그리고는 운명의 페널티킥이 추가 시간 10분에 경남 FC 골문 왼쪽 구석으로 날아가 꽂혔다. 경남 FC는 100분 가까이 완벽한 승격 게임 흐름을 주도했지만 마지막 순간 경솔한 반칙 행위 하나로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김도균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FC가 29일 오후 3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2 플레이오프 경남 FC와의 홈 게임에서 종료 직전에 얻은 페널티킥 기회를 간판 골잡이 안병준이 시원하게 차 넣으며 1-1로 비겼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2 승격 규정에 따라 정규리그 순위 상위 팀인 수원 FC가 K리그1으로 승격하는 감격을 누린 것이다.

경남 FC, 반칙보다 더 아쉬운 헛발질 둘

게임 시작 후 27분 만에 어웨이 팀 경남 FC가 먼저 골을 넣고 흐름을 휘어잡았다.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수원 FC 수비수가 헤더로 걷어낸 공을 잡은 경남 FC 풀백 최준이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고 이 공이 수원 FC 수비수 머리를 스치며 방향이 살짝 바뀌어 들어갔다. 경험 많은 유현 골키퍼도 꼼짝 못하고 빨려들어가는 공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에 다급해진 수원 FC 벤치에서는 2분 뒤 한정우를 빼고 키다리 골잡이 라스를 들여보내 더 공격적인 게임 운영을 주문했다. 하지만 경남 FC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끈질긴 수비 능력과 날카로운 역습 전술을 뽐내며 수원 FC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웠다.

홈 팀 수원 FC에는 K리그2 득점왕 안병준이 뛰고 있었지만 좀처럼 경남 FC 골키퍼 손정현을 위협할 만한 슛을 날리지 못했다. 이보다 더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은 다른 곳에 있었다. 경남 FC의 추가골 기회가 두 차례나 헛발질로 날아가버린 것이다.

57분에 고경민의 오른쪽 끝줄 앞 발리 크로스가 골문 앞에 있는 박창준에게 정확하게 떨어졌지만 마크맨도 없던 박창준은 오른발 슛을 골문 안으로 보내지 못했다. 그로부터 4분 뒤 네게바가 왼쪽 끝줄 앞에서 내준 컷 백 크로스도 경남 FC에게 결정적인 추가골 기회였지만 도동현의 왼발 슛이 역시 헛발질이었다.

1-0 점수판 그대로 이 게임이 끝났다면 경남 FC의 헛발질 둘이 아무것도 아닌 장면으로 팬들의 기억에서 금방 지워졌겠지만 축구의 신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마지막 스토리를 펼쳐놓았다.

후반전 추가 시간 4분도 다 지났지만 수원 FC 골문 앞에 높은 공이 떠올랐을 때 가장 늦게 교체로 들어간 경남 FC 김형원이 수원 FC 미드필더 정선호를 오른팔로 감싸며 잡아 넘어뜨렸다. VAR 시스템이 간과할 수 없는 반칙이었기에 김종혁 주심은 온 필드 뷰로 확인한 다음 분명히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1시즌 만에 다시 1부리그 승격을 눈 앞에 두었던 경남 FC 입장에서는 억울한 순간이었지만 눈 감고 넘어갈 상황이 아니었다.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주인공은 수원 FC가 자랑하는 골잡이 안병준이었고 그는 오른발 슛을 골문 왼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차 넣었다. 오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한 VAR 시스템 덕분에 수원 FC가 기적과도 같은 1부리그 승격 드라마를 완성시키는 순간이었다.

2020 K리그2 플레이오프 결과(29일 오후 수원종합운동장)

수원 FC 1-1 경남 FC [득점 : 안병준(90+10분,PK) / 최준(27분)]
- 정규리그 상위 팀 수원 FC 2021시즌 K리그1 승격!

◇ 2021 시즌 K리그1 팀 구성
전북 현대,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대구 FC, 광주 FC, 강원 FC, 수원 블루윙즈, FC 서울, 성남 FC, 인천 유나이티드 FC,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FC

◇ 2021 시즌 K리그2 팀 구성
경남 FC, 대전 하나 시티즌, 서울 이랜드 FC, 전남 드래곤즈, 안산 그리너스, 부천 FC 1995, FC 안양, 충남 아산 FC, 김천 상무, 부산 아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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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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