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에서 대기업의 비리가 얽힌 사건을 파헤치는 한애리 역을 맡아 극의 중심점 역할을 한 배우 이세영. 그는 배우로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지난 16일 오후 배우 이세영에게 종영 인터뷰 질문지를 보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내가 애리라면'... 진심을 품고 임한 작품
   
맨 먼저 종영을 앞둔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더 이상 촬영을 할 수 없어서 아쉽다"라며 "결과물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는데 애리와 <카이로스>를 떠나보내는 게 아쉽다"라며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카이로스>를 준비하며 가장 신경 썼던 부분으로 "서사가 촘촘하게 끌고 나가는 극이니까 인물이 돋보이기 보다는 극 안에서 자연스럽게 호흡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어서 이것에 중점을 뒀다"라고 밝혔다. 

"이세영이란 배우에 많이 익숙해졌을 시청자분들께 애리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약간의 바람을 더했다. 헤어컷도 그 중 하나다. 작은 부분이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 장면에선 등산화를 신는 등 생활감 느껴지는 디테일들에 많이 신경 썼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옮기고 하다 보면 발을 다칠 수 있어서 실제로 등산화를 신어야겠더라."

극중 삶과 죽음을 오가고, 또 긴장감 속에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는데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나 힘든 점은 없었을까. 이 질문에 그는 "배우로서 당연하게 소화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래도 굳이 떠올려 본다면, 뛰는 장면을 여름에 많이 찍은 것 같다. 뛰면서 울기도 했다. 돌이켜보니 많이 울긴 했더라(웃음). 아무래도 그런 장면을 찍을 때는 체력적으로 소진이 될 수밖에 없는데, 감정까지 녹여야 할 때는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라고 대답했다. 

<카이로스>가 배우 이세영에게 남긴 것
   
극중 사건의 핵심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책임감이나 부담감을 느낀 건 없었을까.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을까. 이 물음에 이세영은 "책임감과 부담은 제가 어떤 배역을 맡든 당연히 느끼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건 극복한다기보다는 견뎌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체력관리 잘 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연기가 잘 되는 날도 있고 뜻대로 안 되는 날도 있지만 그 기복이 너무 심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에게 <카이로스>라는 스토리를 통해서 느낀 점도 물었다. 이세영은 이에 "'지금'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며 "저는 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해서는 현재를 잘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악을 응징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구해낸 결말은 그의 마음에 들었을까. 아니라면 혹시 혼자 생각해 본 또 다른 결말이 있을까.

이 질문에 그는 "완벽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담아낸 최종회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굳이 다른 결말을 떠올려 본다면 마지막에 울린 전화벨을 시작으로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모두가 죽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다빈이(신성록이 연기한 김서진의 딸)가 받는 거다. 다빈이의 시점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되면 어떨까(웃음)"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 작품이 배우 이세영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한애리'라는 씩씩하고 용감한 친구를 남겨줬다. 현재를 조금 더 소중하고 절박하게 살아갈 이유에 대해 되새길 수 있었던 작품이고. 그리고 함께 작업한 감독님, 동료들과의 추억과 경험. 이건 사실 매 작품 언급하는데, 작품을 통해 모든 인연이 소중하고 특별하기 때문에 매번 진심으로 얘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