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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 법동 보람아파트 앞 사거리에 위치한 '대전시 민속문화제 제1호인 법동 석장승'. 사진 왼쪽의 남자 장승에는 조명시설이 있는 반면, 오른쪽 여자 장승에는 조명시설이 없어서 밤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전 대덕구 법동 보람아파트 앞 사거리에 위치한 "대전시 민속문화제 제1호인 법동 석장승". 사진 왼쪽의 남자 장승에는 조명시설이 있는 반면, 오른쪽 여자 장승에는 조명시설이 없어서 밤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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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대전대덕구위원회는 22일 오전 대전 대덕구 법동 보람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여자 석장승에도 조명 시설 설치 요구 캠페인'을 전개했다.
 진보당 대전대덕구위원회는 22일 오전 대전 대덕구 법동 보람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여자 석장승에도 조명 시설 설치 요구 캠페인"을 전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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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민속문화제 제1호인 법동 석장승이 남자 장승에만 조명 시설이 되어 있고, 여자 장승에는 되어 있지 않아 지역주민들이 여자 장승 조명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진보당대전시당 대덕구위원회는 22일 오전 대전 대덕구 법동 보람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할머니 장승에도 밝은 빛을'이라는 주제로 '여자 석장승 조명 설치 요구 캠페인'을 전개했다.

법동 보람아파트 앞길은 '석장승길'로 명명된 길이다. 이 길 입구에 '대전광역시 민속문화재 제1호 법동석장승'이 있기 때문. 법동석장승은 고려시대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문화재로, 처음에는 나무로 장승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 오다가 18세기 초 돌장승으로 바꿨다고 한다.

남자 장승은 검정색 선돌과 함께 있으며 몸에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이라고 쓰여 있고, 길 건너 맞은편에서 마주보고 서 있는 여자 장승은 뾰족하고 밑이 펑퍼짐한 선돌과 함께 있다. 몸에는 지하대장군(地下大將軍)이 새겨져 있다.

문제는 남자 장승에는 조명시설이 있어 밤에도 이곳에 장승이 서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지만, 길 건너 여자 장승에는 이러한 조명시설이 없다는 것. 지역 주민이 이를 발견하고 이상히 여겨 진보당 대덕구위원회에 조명 설치 건의를 요구했고, 대덕구위원회가 대덕구와 대전시에 문제를 제기했다.

진보당 대덕구위원회는 지난 6월 "장승 대비 여장승 보호구역 면적이 작고, 여장승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인지 표면이 지저분하며, 조명 시설이 남장승에만 있어서 남녀평등의 보편적 가치에 어긋난다"며 "여장승에도 조명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대덕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자 대덕구 관련부서는 "여장승 주변 전등 설치를 위해서는 주변 여건 및 기술적 요인, 수반되는 예산, 기타 요인 등에 따라서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거나, 지체될 수 있음에 양해를 바란다"고 답변했다.
 
진보당 대전대덕구위원회는 22일 오전 대전 대덕구 법동 보람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여자 석장승에도 조명 시설 설치 요구 캠페인'을 전개했다.
 진보당 대전대덕구위원회는 22일 오전 대전 대덕구 법동 보람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여자 석장승에도 조명 시설 설치 요구 캠페인"을 전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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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대전대덕구위원회는 22일 오전 대전 대덕구 법동 보람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여자 석장승에도 조명 시설 설치 요구 캠페인'을 전개했다. 사진 왼쪽이 여자 장승 뒷모습이고, 길 건너가 남자 장승이다.
 진보당 대전대덕구위원회는 22일 오전 대전 대덕구 법동 보람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여자 석장승에도 조명 시설 설치 요구 캠페인"을 전개했다. 사진 왼쪽이 여자 장승 뒷모습이고, 길 건너가 남자 장승이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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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진보당 대덕구위원회는 22일 지역주민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기 위해 캠페인에 나섰다. 이날 진보당 당원들은 여장승 앞에서 오가는 주민들에게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한 뒤, 준비해 온 판넬에 스티커를 붙여달라고 부탁했다.

이 판넬에는 '석장승 존재 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과 '여장승에도 조명설치가 필요한가'를 묻는 질문이 담겨 있었다. 설명을 들은 시민들은 대부분 '남장승에만 조명이 설치된 사실을 몰랐다', '여장승에도 조명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설명을 들은 한 시민은 "조명을 설치하려면 양쪽 똑같이 해야지, 왜 남자는 해 놓고 여자는 안 했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부 시민들은 '조명시설 자체가 필요 없다'거나 '석장승이 있는지도 몰랐으니 관심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캠페인에 참여한 이은영 진보당 대덕구지역위원장은 "지자체가 전반적으로 모든 측면에서 양성평등한 정책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집행하고 있다고 믿는다. 특히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시의원 당시 '대전시 여성친화도시 조성 및 지원조례'를 대표 발의 한 바 있다"며 "따라서 문화재 보존과 관리에도 장승 하나라고 소홀하게 생각하지 말고, 작은 것에서부터 양성평등한 행정이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태그:#법동석장승, #대전시민속문화제, #진보당, #대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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