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고위당국자가 30일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한미 연합훈련은 연기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해놓고 오히려 대북관여를 본격화해보고 싶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연합훈련, 연기 검토가 합리적 선택... 남북관계, 지금이 적기"
당국자는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최근 연합훈련이 실시된 지난 3월에 비해 더욱 악화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무리하지 말고 연기를 검토해 보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이) 한미공조를 통해 대북 관여를 본격화할 수 있는 적기"라면서 "한미동맹, 특히 미국의 입장에서도 한반도 평화 정착 및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이 기회를 살려내는 게 매우 유익한 성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국자의 이같은 언급은 남북이 13개월만에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면서 되살아난 대화 재개의 불씨를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당국자는 한미 국방 당국이 가지고 있는 군사적 수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절차 문제 등을 존중하면서 이런 과정을 지켜보며 통일부 차원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도 유연하게 나와서 긴장보다는 유연한 대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북 연락선 복원, 정상간 신뢰에 기반 둔 조치"
통일부, 남북협의 의제 정리중... 이산가족 상봉, 기존 합의 이행 문제 반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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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27일 오전 통일부 연락대표가 서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설치된 남북 직통전화로 북측과 통화하고 있다. |
| ⓒ 통일부 제공 | 관련사진보기 |
앞서 남북은 지난 27일 지난 2020년 6월 이후 단절됐던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한 바 있다.
이 당국자는 통신연락선 재가동에 대해 "다양한 이유 속에 복원됐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정상 간 신뢰이고 그에 기반을 둔 실천적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이런 것이 가장 큰 힘이었고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전단 살포 문제로 끊었으니, 이 문제로 복원한 것이냐는 쪽으로 단순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연락 채널 단절로 인한 고충이 많았을 것이며, 이런 부분을 개선해 나갈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당국자는 통신선 복원 이후 통일부가 북한과의 협의 의제를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1차적으로 30개 가까운 목록을 정리 중인데, 여기에는 이산가족 상봉과 기존 합의 이행 문제 등이 반영될 전망이다.
이 고위당국자는 향후 남북 협의에 대해 "모든 것이 즉각적으로 가능한 상황은 아니"라며 "본격적 대화 국면이 조성되면 목록에 따라 하나씩 얘기하면서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지원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과 향후 논의할) 의제 리스트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에 백신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두세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 국민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선행돼 어느 정도 집단면역이 형성돼야 하고, 북한의 의사 또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