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 ⓒ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분명 제임스 건 감독은 현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감독 중 가장 주가가 높게 오르는 이 중 한 명일 것이다. 마블 코믹스의 인기 캐릭터를 영화화 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그리고 DC 코믹스의 빌런을 새롭게 재해석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까지 맡으며 그는 할리우드 양대 블록버스터를 모두 경험한 사람으로 기록되게 됐다.

2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제임스 건 감독은 두 시리즈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짚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속편이자 DC 코믹스에 등장하는 여러 빌런을 재해석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연출한 그는 "(거대 팬덤이 있다고 해서) DC 영화를 만드는 데 부담이 있던 건 아니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전작의 주인공 할리 퀸(마고 로비)과 더불어 블러드스포트 피스메이커, 릿캐쳐 등 DC 코믹스 인기 빌런들이 인간의 정신을 조종하는 외계 생명체와 맞서 싸우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제임스 건 감독은 이번 작품의 매력으로 "인생에서 잘못될 결정을 한 사람들이 뭔가 속죄하고 자신을 구제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며 연출 수락 계기부터 밝혔다. 

"1편과는 완전 다른 이야기다. 뭔가 닮아 보이길 원친 않았다. 마침 제게 DC 코믹스 캐릭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전권을 제작사에서 주기도 했기에 자유로웠다. 마블 영화는 일종의 가족 영화 성격이 강하다면 DC 영화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DC 코믹스가 지난 70여년 간 쌓아온 빌런들이 매우 많다. 마치 보물창고처럼 그 안을 다 뒤졌다.

사무실 벽면에 각종 빌런 그림을 붙여놓고 조합을 해봤다. 할리 퀸과 어울리는 캐릭터, 그리고 킹샤크와 릿캐처 등이 서사에 어울리는 것처럼 보였다. 폴카 닷맨(데이빗 다스트 말치안) 경우는 원작과 많이 다르다. 1960년대 캐릭터인데 좀 더 비극적 배경을 만들고 능력치를 바꿔봤다. 킹샤크도 원작에선 인간의 지능을 갖고 있는데 여기선 좀 더 멍청하게 설정했지."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관련 이미지.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관련 이미지.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이번 작품, 그리고 과거 그가 맡아온 여러 공포, 스릴러 영화를 들여다 보면 유독 제임스 건 감독이 악당 캐릭터 활용에 일가견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인간의 양면성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며 답을 이어갔다.

"어렸을 때 나름 정상적인 아이처럼 보였지만 한편으로 전 소외된 사람이라 생각했다. 저처럼 많은 사람들이 때때로 비슷한 소외감을 느낄 것이다. 소외된 인간에 대한 끌림이 있다. 그들도 사실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한다. 안티 히어로라는 존재가 좋은 사람은 아닐지라도 그 내면에 일말의 선함은 갖고 있길 원했다. 사실 착한 사람도 여러 일을 겪다 보면 특이하게 바뀔 수도 있잖나.

이번 영화에도 여러 빌런을 넣을 땐 반드시 그 이유가 있어야 했다. 각 캐릭터만의 이야기가 없다면 제외시켰다. 또 넣기로 한 캐릭터와 또 다른 캐릭터와 호흡도 중요했다. 그래서 블러드스포트와 피스메이커가 등장한다. 둘 다 능력치와 특기가 비슷하지만 서로 대립이 가능하기도 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기도 하다. 릿 캐처는 따뜻한 감성을 상징한다. 나름 악당이지민 사악하진 않다. 인간적인 면이 있지. 이처럼 여러 캐릭터들이 균형을 이루고 서로가 퍼즐처럼 영향을 주는 게 이번 작품의 핵심이었다."


특히 제임스 건 감독은 할리 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외부에서 보면 미치광이인데 그런 광기 속에서도 스스로 성장하고 뭔가 배워가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며 그는 "이전엔 몰랐던 자신의 선함을 발견하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장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 미국 방송사 HBO에서 제작하기로 한 드라마 <피스메이커>에 참여하고 있는 사실을 전하며 "각 캐릭터마다의 역사, 전사를 신경 쓰면서 하나씩 세계관을 확장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임스 건 감독은 이번 영화에 액션, 코미디, SF 요소가 고루 결합된 것에 "한국영화를 많이 참고 했다"고 답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도 그렇고 여러 한국영화를 보면 다양한 장르 문법이 잘 섞여 있음을 안다"며 제임스 건은 "한국영화가 가진 마법을 미국에 잘 적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독특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런 면에서 한국이나 홍콩, 일본영화에게 영감을 꽤 받았다. 이번엔 아쉽게 한국에 못 갔는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땐 꼭 직접 한국 관객분들을 만나고 싶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오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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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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