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거(巨)간꾼도 아니고 소(小)간꾼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재영입에 반발하는 당내 목소리에 일일이 반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확정된 이후,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후보 측과 김 전 위원장 간 신경전이 연일 계속되는 모양새다(관련 기사: 이준석 "인선 갈등 없어... '공동'은 김종인이 꺼릴 것").

특히 '전권' 부여 여부를 두고 양측이 대립하는 가운데, 윤 후보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항의글을 올려 접속이 어려워지는 등 '실력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 복귀에 공을 들이며 여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관련 기사: '선대위 재구성' 두고 김종인 편든 이준석 "윤석열에 힘 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직접 언급을 피하는 대신, 이 대표가 나서서 '대리전'을 펼치는 형국이다(관련 기사: 공 넘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윤석열 스스로 결심해야").

"장난 치는 분들 있다... 선거 때마다 있는 '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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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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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는 12일 오후 여러 채널을 통해 윤석열 캠프 측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을 집중 비판했다. 그가 '파리 떼'라고 표현한 주변 인사들을 향해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익명으로 인터뷰하는 분들"을 향해 "김종인 전 위원장과 과거에 관계가 안 좋았던 분들, 아니면 최근에 저와 마찰이 있었던 분들, 그런 분들이 본인들이 배제되지 않을까 우려가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당원들을 선동해 김종인·이준석을 싸잡아 비판하려는 모양새가 있는데, 저는 자리싸움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김병준 전 위원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의 대안으로 물망에 올랐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앞서 <중앙일보>는 윤 후보와 김병준 전 위원장의 회동을 보도하며 그가 공동선대위원장 자리를 맡을 가능성을 제시했고, 관련 보도가 잇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예전에 선관위원장을 모실 때도 저는 단 한 번도 김병준 전 위원장을 언급한 적, 고려도 한 적이 없다"라며 "그런데 갑자기 김병준 전 위원장이 '나는 안 맡겠다'는 기사를 냈다. 저는 고민한 적도 없는데"라고 회고했다.

"그건 속된 말로 '장난을 친 분들'이 있는 것"이라며 "김병준 전 위원장을 둘러싼 섣부른 언급 같은 것들이 오히려 당내 여러 갈등을 야기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라는 지적이었다. 이어, 문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패러디하며 "이런 게 선거 때마다 있는 양념 같은 일이기 때문에 저는 괘념치 않는다"라고도 말했다.
 
"어차피 총괄선대위원장 아래로 다 정리... 윤석열, 냉정히 판단해야"

약 한 시간 뒤, 이준석 대표는 MBC <뉴스외전> 인터뷰에서도 일련의 잡음에 대해 "그냥 그(김종인 전 위원장의 영입) 전에 있는 갈등 상황 정도로 본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 대표는 윤석열 캠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김영환 전 의원이 "전권을 쥐고 누군가가 휘두른다면 그가 상왕이 되는 것"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김종인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들어오면 본인 자리가 좁아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총괄선대위원장이 있으면 말 안 들을 건가?"라며 "어차피 다 그 아래로 정리되게 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진행자가 '파리떼'와 '하이에나'들 저항에 대해 언급하자, 이 대표는 "지금 누가 파리떼나 하이에나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손들고 나오면 그 사람이겠다"라며 "후보가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대의명분에 따라 본인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하이에나'나 '파리 떼'로 통칭되는 분들의 이해와 영달을 위해 선택할 것이냐"라고 윤 후보의 결단을 촉구했다. "당연히 공적인 판단을 하리라 본다"라며 김 전 위원장 영입을 낙관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표는 "올 초에 (김 전 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할 때, 매일매일 당 게시판에 몰려가 '김종인 쫓아내라' 하던 사람들이 있다. 공개발언으로도 '김종인 나가라'고 한 분도 있었다"라며 "원래 그렇게 업을 쌓은 분들은 지금 불안할 수밖에 없겠다"라고 현재 김 전 위원장에게 반발하는 이들을 비판했다.

그는 "원래 이런 시즌에서는 불안한 사람이 언론에 별 얘기를 다 한다. '나를 친다더라' '나를 배제하려고 이준석이 그랬다더라'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많더라"라며 "제 양심을 걸고 말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후보에게 단 한 명도 배제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라고 반복했다.

이 대표는 당원게시판에 항의하는 이들이 몰려드는 데 대해서도 "게시판에는 (내) 대표 취임 이후부터 항상 그러고 있다. 굉장히 많다, 그런 분들"이라며 "유튜브 보고 오는 분들도 있고, 제가 하지도 않은 걸 유튜브를 보고 해명하라는 것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저랑 전혀 관계없는 일들"이라며 "유튜브 보고 온 분들 유튜브로 다시 가면 되지 뭐라 하겠나?"라고도 덧붙였다. 별 것 아닌 문제로 치부한 것이다.

"김재원, 정치적 목적 있었을 것... 틀렸다는 걸 그냥 인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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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10월 2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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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이 대표는 김재원 최고위원을 향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윤 후보가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 이후, 이에 반발해 탈당하는 당원들의 규모가 "40명" 수준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혀 논란이 됐다. 이준석 대표는 실제 국민의힘 서울시당 탈당 신청자의 숫자를 공개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관련 기사: 이준석 "1800명 넘게 탈당... 왜 이상한 소리하나").

이후 TV조선에 윤석열 후보 선출 이후 오히려 당원이 늘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준석 대표는 해당 리포팅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통계를 비틀어서 언론사에 이런 자료를 누가 보도를 부탁했나 보다"라고 반박했다(관련 기사: 김재원 팩트체크한 이준석 "탈당 많다, 순손실 상태").
  
<뉴스외전>에서도 그는 "김재원 최고위원 입장에서는 정치적 목적이 있었겠다"라며 "김재원 최고위원이 당무경험이 많은데, 그 40명이 대표성이 전혀 없는 숫자인데 그게 정보의 부족인지, 탈당자 수를 적게 말하면 최근의 2030의 탈당조류가 잦아들지 않을까 선의로 생각(했는지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대표는 "명시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수백 명 단위로 인증되는 상황 속에서, (김 최고위원이) 40명이라고 한다고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법은 없다. 숫자가 너무 나갔다"라며 "열 받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본인들을 무시하고 애초에 왜곡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며 의심받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걸 설명하자면 제가 <100분 토론> 나가서 100분 동안 할 의향이 있다"라며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불편한 것이, 그냥 그 숫자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면 되지, 자꾸 왔다갔다할 필요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이 정치를 오래 했으니 생각이 없는 분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라며 "우선 급한 불을 끄자는 취지였던 것 같다. 선의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라고 덧붙이며 수위를 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