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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 후 발표한 시정 50대 과제와 정치·정책적 행보를 지역 시민단체와 각 영역 전문가가 평가하고, 대구시 발전과 시민의 삶에 필요한 과제들을 제언합니다.[편집자말]
홍준표 대구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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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 이후 타지역 지인들을 만나게 되면 하나같은 인사말이 있다. "대구는 이제 어떡하냐?"라고 걱정하는 말이다.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진주의료원강제 폐원과 연관이 있다.

지난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 시장은 기자들로부터 진주의료원 폐원 질문을 자주 받았다. 이때 홍 시장은 몹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준표 하면 진주의료원 폐원이 떠오르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홍 시장은 2013년 경남도지사 재임 당시 진주의료원 폐원을 강행했다. 시민단체와 의료계 등의 반발에도 만성적자와 강성 노조 등을 이유로 폐업을 결정했다.

하지만 코로나19(아래 코로나) 이후 시민들의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은 10년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반 공공의료'라는 홍 시장의 이미지를 씻어내기에는 제2대구의료원 설립 사업추진이 절실하다. 이미지 변신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홍 시장은 이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2020년 대구·경북, 코로나 초과 사망률 전국 최고
 
2020년 2월 19일 오후 대구시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받으려는 의심 환자들이 늦은 시간까지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0년 2월 19일 오후 대구시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받으려는 의심 환자들이 늦은 시간까지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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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봄 대구의료원을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하면서 대구의료원 입원 환자 137명은 마지막까지 퇴원도 전원도 하지 못했다. 당시 대구에는 상급 종합병원이 대학병원이 4곳이나 있었지만 이들을 받아 줄 곳은 없었다. 

그리고 2021년 10월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서울시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이 2010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통계를 월별·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구·경북 지역의 초과 사망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국내 전체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 당 582.9명이다. 수도권 473.5명, 대구·경북 지역 719.6명, 기타 지역에서 686.5명 등이었다.

같은 해 3월 대구·경북 지역 사망자는 인구 10만명 당 65.4명으로, 전국 초과사망률49.7명을 훨씬 웃돌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대유행이 발생한 8월에도 대구·경북에서는 10만명 당 60.8명(전국 48.6명)의 죽음이 발생해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초과 사망은 특정 시기에 통상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망 건수를 넘어선 추가 사망을 말한다.

대구의료원이 오랫동안 코로나 전담병원이 되면서 일반 환자들이 찾아갈 공공병원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홍 시장은 여전히 "대한민국 의료체계는 전부 공공의료다. 의료민영화가 없다"고 말한다.

왜그럴까? 이유는 현장을 온몸으로 겪고 있지 않아서다. 코로나가 폭발했던 때, 일부 국민은 아파서 민간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 의심을 이유로 진료 거부당했다. 고 정유엽군은 2020년 3월 고열 증세로 경산의 한 병원을 찾았으나 코로나 감염이 의심돼 입원하지 못했다. 이후 병원과 집을 여러 차례 오가다 대구의 병원에 입원했지만 상태가 악화돼 6일 만에 숨졌다.

그것뿐인가? 코로나를 겪는 동안 국민들은 민간병원 내 코로나 병상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을 지켜봤다. 이를 본 시민들은 공공의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제2대구의료원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정 군과 같은 안타까운 죽음이 없었을 것이고, 코로나 때문에 쫓겨나는 환자도 없었을 것이며, 초과사망자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잘못된 선택... 제2대구의료원 건립 유보
       
대구·경북지역의 치료가능 사망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응급실에 내원한 이후 사망한 환자 비율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대구·경북지역의 치료가능 사망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응급실에 내원한 이후 사망한 환자 비율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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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상급병원 의료시설은 부산, 울산의 2배입니다. 대구만큼 대학병원이 많은 데가 어디 있습니까?"

제2대구의료원 건립 폐기 근거로 홍 시장이 한 발언이다. 공공보건의료 전문가도 아닌 그가 누구로부터 자문받고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위험한 말을 할까. 

보건의료는 단순하지 않다. 홍 시장의 주장대로 대구 지역에는 상급종합병원(3차병원)이 많다. 그런데 종합병원(2차병원) 부족으로 단순 질환자, 중환자 할 것 없이 모두 3차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치료가능 사망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2021년 9월 29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2016∼2019 전국 치료가능 사망률 현황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경북의 치료가능 사망률은 45.24명으로, 서울(36.36명)에 비해 사망률이 8.88명 높았다. 대구는 43.73명을 기록했다. 치료가능 사망률이란 현재 의료 수준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인프라가 부족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진 환자의 비율이다. 

대구시 전체 응급실 복잡도와 과밀도 전국 1위는 2010년 4세 여아 장중첩 사망사건을 발생시켰다. 이후 대구시는 2012년 응급의료 조례제정과 응급의료협력추진단을 운영했지만, 응급실 과밀화는 여전히 전국 최상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대구는 응급실에 내원한 이후 사망한 환자 비율(도착 시 사망 인원 제외, 2017∼2019)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100명 중 1.4명꼴인 전국 평균보다 높은 2.4명을 기록했다. 2020 중증응급질환 응급실 내원 현황 보고서(국립중앙의료원)에 나온 통계를 봐도 전국에서 응급의료기관에서 중증응급환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 대구(20.5%)였다.

응급실에서 병실로 입원이 되는 시간이 가장 긴 곳도 대구(1066.4분)였다. 응급실 대기시간은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2배나 길었다. 

이러한 통계가 있음에도 대구시는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유보했다. 병원 내 사망환자가 타지역보다 2배가 되는 이런 의료현실에 홍 시장의 대책은 무엇인지 답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골든타임 문제는 필연적으로 발생된다. 사망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대구의 의료체계 구조는 수십 년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생명보다 돈이 먼저인가
 
새로운공공병원설립 대구시민운동은 지난 3월 28일 대구시청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대구의료원 설립을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새로운공공병원설립 대구시민운동은 지난 3월 28일 대구시청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대구의료원 설립을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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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인식을 두고 홍 시장과 대구시민들의 인식은 매우 달랐다. 제2 대구의료원 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 결과, 대구시민 67%가 제2대구의료원 설립에 찬성했고 87%가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불과 3달 전까지만 해도 같은 당 출신 권영진 전 시장은 2027년까지 제2대구의료원 완공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홍 시장은 10년 전 진주의료원 폐원 때처럼 일부 강성노조의 요구사항이라고 치부하며 공공의료 요구를 묵살시키고 있다. 대구지역 보건의료 전문가도 아닌 그가 어떤 근거로 무슨 기준으로 검증을 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결국 홍 시장이 내세운 재정혁신인 '임기 내 채무상환 1조 5000억 원 달성'을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되지 않았던 앞뒤 맥락이 조금 이해된다. 최우선 과제목표인 채무상환에 의료원 추가건립이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필자는 채무비율에 대해 문외한이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가장 기본은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곳이다. 타 광역시와 비교한 결과, 대구시민의 건강 지표는 대부분 나쁘다.

대구시가 이런 현실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은 기본책무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을 살리는 제2대구의료원 설립까지 재정혁신으로 무산시키는 것을 보면서 결국 사람의 생명보다 돈이 먼저가 되고 있는 홍 시장의 대구시정이 우려된다.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이 재유행하면 대구의료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은 또 쫓겨날 준비를 해야 하나"
"홍 시장이 있는 동안 대구시민의 건강 문제는 이제 각자도생 해야 하나"


제2대구의료원 건립 유보를 두고 대다수 대구 시민은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민들은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 데 홍 시장은 무슨 영광을 누구와 되찾는다는 것인가? 

홍 시장은 취임식에서 "대구에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여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사망환자 비율 전국 최상'을 그대로 두면서 무슨 활력을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대구시장의 책무는 대구시민 누구나 아프면 병원을 찾고 기다리다 죽지 않으며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보건의료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대구시민 모두가 파워풀해지려면 재정혁신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제2대구의료원 건립사업을 살려내야 한다. 아픈 사람이 치료 잘 받고 시민이 건강해야 파워풀 대구가 진정으로 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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