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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사단교육운동본부에서 주최하는 2022 마을 민주학교, 마을 활동가 '생활 속 민주주의' 길잡이과정. 온오프라인을 합쳐 80여 명의 활동가들이 한 달간의 과정을 함께한다. 지난 13일 네 번째 강사로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이 흥사단 강당을 찾았다. 김 위원은 다양한 예시와 사례를 들어가며 2시간여에 걸쳐 기후위기, 민주주의, 탈성장에 관해 이야기하며 "브레이크 없는 성장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2050년 탄소 배출량 제로, IMF 절반 고통 감수해야

그는 먼저 "지구상 존재하는 포유동물 몸무게의 총합 중 인간의 몸무게는 36%, 인간이 기르는 가축 포유동물이 60%, 나머지 4%는 야생 포유동물"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우리가 흔히 '지구온난화'라고 이야기하지만, 기온이 따뜻해지는 것만은 아니"라며 "평균온도가 올라가는 것보다 극단적인 날씨가 많아지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제는 기후변화를 예상하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라면서 이미 "티핑포인트를 넘어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지구 온도가 오르면 그때그때 대비하면 될 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이미지"라며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피하는 예시를 들었다. 바닷가에서 파도가 밀려오면 피하고, 또 밀려오면 피하면서 놀다가도 결국 한 번 '불쑥' 큰 파도가 덮칠 때 옷이 젖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기온 상승도 불쑥불쑥, 폭우‧가뭄‧홍수‧태풍 등도 불쑥불쑥 찾아오게 될 것"이라며 현재 우리는 "장기비상사태, 정상성의 종말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재난이 일상이 되는 상황이 찾아오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산업혁명, 농업혁명 등의 여파로 생태계 균형이 깨졌다"고 주장하며 온난화 해결을 위한 해법으로 "공장과 소를 없애라"고 주문했다. 온난화를 막기 위해선 더 많이 만들고 더 많이 파는 지금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진실이다. 지구는 이미 여러 가지 행정적 한계의 부딪힌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은 또 "1925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집마다 텔레비전과 냉장고, 세탁기를 가지기 시작한 70년대 이후 급가속을 한 후 계속 상승세를 유지 중"이라며 "큰 사회경제적 위기가 있을 때마다 배출량이 줄었지만, 곧 다시 회복되었다. 코로나 이후에도 5~10%가 줄었지만, 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다시 늘어나는 중"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렇다면 2050년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해 매년 7~8%를 줄여 나가는 건 어느 정도 강도일까. 우리나라는 1998년 IMF 당시 –5.2%의 경제성장을 하며 탄소 배출량 14%가 줄었다고 한다. 당시의 절반만큼의 고통을 감수하지 못하면 배출량을 맞출 수 없게 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이. 코로나 발생 후 감소했다, 곧 다시 증가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이. 코로나 발생 후 감소했다, 곧 다시 증가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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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성장하는 세포는 암세포 뿐

또 "기후위기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오지 않는다. 가장 책임 있는 사람을 지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열심히 이야기해도 이미 티핑포인트를 넘었는데 무슨 소용이냐'는 기후위기 회의론을 두고 "절반은 맞을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우리의 일이 의미 없지는 않다. 최대한 온난화를 늦추고 낮춰 우리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위해 "기후변화를 진지하게 인식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을 키워내 뉴스와 정치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연대와 협력 등 민주주의의 힘도 중요하게 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은 "녹색자본주의는 성립 불가능한 개념이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봤을 때 경제성장을 할수록 환경오염은 심해지기 마련"이라면서 "달팽이는 자라다가 일정한 크기에 이르면 더 이상 성장을 하지 않는다. 사실 생명 대부분이 그렇다. 우리 몸속에도 계속 자라나는 세포는 암세포밖에 없다"고 말했다. 
 

태그:#김현우, #기후위기, #민주주의, #탈성장, #마을민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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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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