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지시에 보수단체 <다이빙벨> 반대서명 발표"

[블랙리스트 17차 공판] 오도성 전 국민소통비서관 "조윤선, 보수단체 관심가지라 지시"

등록 2017.05.24 18:05수정 2017.05.2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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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4월 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 대응을 비판한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막기 위해 보수단체를 직접 동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블랙리스트(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사건 17차 공판에 출석한 오도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은 김기춘 전 실장이 <다이빙벨> 상영 방해에 개입했음을 증언했다. 그는 "김 전 실장 지시로 최홍재 청와대 선임행정관 동생 최공재씨가 대표인 보수단체 '차세대문화인연대'가 반대서명을 냈냐"는 국정농단의혹 특별검사팀 질문에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청와대 눈엣가시 <다이빙벨>... 김기춘이 직접 방해 지시

영화 <다이빙벨>은 블랙리스트 사건의 핵심이었다. 그동안 증인으로 나온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자들은 청와대가 이 영화의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을 막기 위해 무슨 지시를 내렸고, 어떤 압박을 했는지 진술했다. 그런데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 문체부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소통비서관실 관계자가 법정에 나와 김 전 실장의 연관성을 말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 지시는 실행됐다. 2014년 9월 15일 차세대문화인연대는 영화 상영 자제 촉구 성명서를 발표한다. <다이빙벨> 논란의 시작이었다. 이후 최공재 대표는 2016년 국회의원선거 때 새누리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그의 형 최홍재 행정관은 서울시 은평구갑 후보 공천을 받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경쟁했으나 낙마했다.

김 전 실장의 여론 조성 지시는 더 있다. 특검은 강일원 전 청와대 행정관의 업무수첩 중
'부산 국회의원들이 상영에 항의하고, 저명 문화인 기고로 비판 여론을 조성하라'는 대목을 제시했다. 오 전 비서관은 "김 전 실장 지시를 조윤선 당시 정무수석이 전달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가 끝나고 (조윤선) 수석님이 정말 중요한 사안을 비서관들에게 불러 전파했는데, <다이빙벨>이 쟁점이었다"고 했다.

청와대는 영화 상영을 물리적으로 막으려고도 했다. 강 전 행정관 수첩에는 '<다이빙벨> (2014년) 10월 6일 부산국제영화제, 7일 85분 상영, 좌파 장악, 전 좌석 일괄 매입해 폄하하는 논평 작성하고 액션플랜을 (김기춘) 실장님께 보고'란 내용이 있었다. 오 전 비서관은 "신동철 전 정무수석비서관이 (김 전 실장에게) 보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케이> 의혹 보도에 조윤선 '보수단체 관심 가지라'

조 전 수석 역시 여론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 특검은 2014년 8월 일본 <산케이신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자 조 전 수석이 엄마부대·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에 시위 협조를 요청했냐고 물었다. 오 전 비서관은 한참 뜸을 들이다 "청와대에서 크게 관심 갖고 있던 사항"이라고 답했다. 특검은 다시 "조 전 수석이 애국단체를 동원해 시위 협조 요청하라는 지시를 한 적 있냐"고 물었다.

"집회 시위 관련해서 특정 단체를 동원해 어떻게 하라는 지시는 없었다. 그게... 종북관련 정책사항에는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엉뚱한 대답에 재판장 황병헌 부장판사가 "질문을 잘 듣고 얘기해달라"며 나섰다. 그러자 오 전 비서관은 "관심을 가지라고는 했다"며 "각종 시민단체와 소통하는 국민소통비서관실이라 여론을 우호적으로 되돌리려는 여러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특검은 거듭 "(보수성향) 시민단체와 함께 여론을 조성하라는 뜻이냐"고 물었다. 그제야 오 전 비서관은 "그렇게 생각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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