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맥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쓰레기와 함께 살기①] 플라스틱의 반격

등록 2018.11.03 11:40수정 2018.11.0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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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이 최초로 발명된 1860년대 이후 고분자화합물인 플라스틱은 의식주, 교통, 의료, 교육 등 여러 방면에서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지금은 플라스틱이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된 전 세계 플라스틱 양의 절반이 지난 13년 동안 생산되었다는 사실은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 보여준다. 

다른 화학물질과 마찬가지로 플라스틱 역시 생산, 소비, 폐기, 재활용의 전 주기 과정 동안 토양, 강, 바다로 유입되고 축적된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그곳에서 오랜 시간 분해과정을 통해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잘 알려진 온실가스를 방출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과 인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지 모르는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어내고 있다.

1차 미세플라스틱과 2차 미세플라스틱의 차이
 

토양, 강,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오랜 시간 분해과정을 거쳐 환경과 인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지 모르는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어낸다 ⓒ 참여사회

   
'미세플라스틱'이란 크기 5mm 이하의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특정 목적을 위해 제조된 1차 미세플라스틱과 큰 플라스틱이 자연에서 깨지거나 마모되어 발생한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 작아져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한 입자, 즉 초미세플라스틱이 될 수 있다. 

일부 국가들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미세플라스틱의 제조와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7년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통해 미세플라스틱 제조 및 사용 규제를 마련하고 있지만 규제대상이 개인용품이나 위생용품에 사용되는 1차 미세플라스틱에 한정되어 있고 이마저도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위해수준은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합성세제, 섬유유연제 등의 생활제품에서 여전히 미세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고 지금도 환경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1차 미세플라스틱과 달리 2차 미세플라스틱은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자외선이나 파도, 조류 등에 의해 생겨나기 때문에 규제만으로 관리될 수 없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매년 약 8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으며, 현재 바다에 최대 약 50조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오염수준은 다른 나라들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서해와 남해 연안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데, 연안의 특성상 다양한 수산물이 양식되고 있는 만큼 우려되는 바가 크다. 
  
다양한 미세플라스틱 노출원을 찾아야

입자성 물질인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동물플랑크톤, 작은 물고기, 패류 등이 먹이로 오인하고 섭취함으로써 해양 내 먹이사슬에 의해 해양생태계 전체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 최근 연구자들은 해양 수산식품을 통한 미세플라스틱의 인체노출 개연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실제로 식탁에 자주 오르는 다양한 수산식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수돗물과 생수에서도 리터당 수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비록 검출 수준은 낮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마시고 사용하는 물에서 검출됐다는 점은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의미한다. 

그 밖에 천일염, 맥주, 꿀, 설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어 우리는 다양한 경로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외국에서 수행한 인체 노출연구가 보고되지만 우리나라의 식습관, 생활 문화가 외국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노출원이나 노출경로가 있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느 정도의 미세플라스틱이 우리에게 노출되는지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비록 검출 수준은 낮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마시고 사용하는 물에서 검출 됐다는 것은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의미한다 ⓒ 참여사회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한 동물플랑크톤이나 작은 물고기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조개와 같은 이매패류(二枚貝類)는 여과섭식(플랑크톤이나 유기물을 입자 등의 먹이를 걸러서 먹는 식성)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무작위로 몸에 축적시킬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생물은 영양 불균형과 생식 및 성장에 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 미세플라스틱 과다 섭식으로 인한 유영활동 저해와 이로 인한 천적 회피기능 약화 그리고 스트레스 관련 인자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중요한 점은 생태계의 먹이사슬 구조 때문에 생태계 전반에 걸쳐 미세플라스틱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고, 먹이사슬의 최상위 단계를 차지하는 인간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노출된다고 하더라도 체내에 오래 머물지 않고 빨리 배출되거나, 유해한 영향을 유발하는 수준 이하로 노출된다면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영향을 줄 개연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에 따라 유해성이 다를 것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크기가 150μm(마이크로미터) 이상인 미세플라스틱은 대부분 몸 밖으로 배출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0.2-150μ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순환계를 통해 체내 이동과 축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100nm(나노미터) 미만의 초미세플라스틱의 경우, 인체의 모든 기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얼마 전 우리나라 천일염에서 1㎏당 100〜200여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고 평균 성인 1인당 염분섭취량을 고려해 매년 약 2천 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 결과만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없다.

인체는 외부의 유해물질에 대해 훌륭한 방어기작을 갖고 있다. 수천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들어오더라도 유해한 영향을 주지 않고 빠르게 배출된다면 독성학적으로 우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미세플라스틱이 인체나 생물에게 어떤 유해성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현재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유해성 확인이 되어 있지 않으니 노출 결과만으로 위해도를 산출하기 어렵고 당연히 인체 허용기준치 같은 위해수준을 설정하기 어렵다.

미세플라스틱,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환경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환경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 참여사회

  
우리가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에 의해 생성된 미세플라스틱은 우리에게 당장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고 몇 세대 후 후손의 환경과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 당장은 우리의 부모세대가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되돌아와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지 모른다는 우려들이 계속 보도된다. 따라서 현재와 미래의 환경과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환경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는 것이 근본적인 방법이겠지만,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먼저 규제가 비교적 수월한 1차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생산과 사용을 금지하고,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2차 미세플라스틱의 원인이 되는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재활용 비율을 높여 환경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환경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향후 플라스틱 대체 소재와 분해가 쉬운 바이오플라스틱의 개발 및 보급, 그리고 획기적인 플라스틱 재활용 향상 기술 등의 과학적 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인체나 환경에 위협이 되는지 평가하는 일도 중요하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가장 미진한 미세플라스틱 독성연구가 시급히 수행되어야 하며, 인체에 더 치명적일 수 있는 초미세플라스틱의 분석방법 개발 및 독성평가 역시 수행되어야 한다. 관련 정부부처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구환경 조성, 시설, 예산 등의 지원 방안을 통해 정확한 위해성 정보를 바탕으로 향후 미세플라스틱 규제와 관리 정책을 펼쳐야 한다. 동시에 미세플라스틱 위험성에 대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왜곡되거나 과장된 정보가 전달되어 국민들 사이에 막연한 불안감이 조성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박준우 님은 안전성평가연구소 미래환경연구센터장입니다. 이 글은 <월간참여사회>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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