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모든 날이 흉흉할 거야. 자극적이고 끔찍할 거야. 막을 수도, 없앨 수도 없을 거야. 나는, 너의 아주 오래된 소문이 될 거거든." 학교폭력 피해자의 처절한 복수를 그린 김은숙 작가의 복수극,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7일,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이 공개한 넷플릭스 전 세계 TV 시리즈 부문 순위에서 <더 글로리>는 5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30일 공개된 <더 글로리>는 줄곧 상위권에 랭크되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성공한 작품에서 '배우'들이 주목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우선, 송혜교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폭력 피해자 동은 역을 맡은 그는 절제된 연기로 찬사를 이끌었는데, 절망, 분노 등 강렬한 감정을 뻔하지 않게 표현했다. 극 중 앙상한 몸은 송혜교가 얼마나 캐릭터에 몰입했는지 잘 보여준다. 최근 연달아 로맨스물에 출연하며 스스로 연기의 폭을 제한했던 송혜교의 연기 변신은 놀라웠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스틸 이미지 ⓒ Netflix 어쩌면 송혜교의 활약은 <더 글로리>의 '상수'에 가까웠으리라. 송혜교의 출연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고, 연기 변신은 감탄을 자아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면 <더 글로리>가 지금처럼 많은 사랑을 받기는 힘들었을지 모른다. 여기에 '발견과 재발견'이 더해졌다. '본투비 악녀' 연진을 연기한 임지연의 활약은 자칫 한쪽으로 기울 수 있었던 <더 글로리>의 균형을 맞췄다. 임지연은 MBC <불어라 미풍아>, <웰컴2라이프>, TVING <장미맨션> 등에 출연하며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지만, 그가 송혜교에 맞서는 악역을 맡았을 때 기대감보다 의아함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첫 악역 도전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간담이 서늘한 악랄한 표정과 전달력 높은 딕션까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연기력을 뽐냈다. 그는 송혜교의 완벽한 대척점이 되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스틸 이미지 ⓒ Netflix '악역 5인방'의 멤버 승무원 혜정 역을 맡은 차주영은 <더 글로리>의 눈부신 발견이다. 학창시절부터 '금수저' 친구들과 어울리며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혜정은 한편으로 세탁소 집 딸이라는 이유로 5인방 내에서 무시를 당한다. 동은과 같은 희생양이 없으면 자신이 타깃이 될 것을 알기에, 살아남기 위해 더욱 악착같이 연진의 지시를 수행한다. 물론 동정의 여지는 없다. 뚜렷한 이목구비를 지닌 차주영은 자신의 도회적인 이미지에 혜정의 허영심과 굴절된 욕망을 입혀내는 데 성공했다. 자칫 평범할 수 있었던 캐릭터에 입체적 매력을 더한 것이다.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 왓챠 <최종병기 앨리스> 등에서 뻔하지 않은 연기를 펼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온 차주영의 잠재력이 <더 글로리>에서 폭발한 셈인데, 앞으로 그의 비상이 기대된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스틸 이미지 ⓒ Netflix '악역 5인방'의 학교폭력 장면은 너무도 가학적이고 끔찍해서 지켜보기 힘들 정도였다. 특히 어린 연진은 정말 지옥에서 온 악마 같았다. 신예은은 말간 얼굴에 광기 어린 눈빛, 섬뜩한 미소로 죄책감 없이 악을 저지르는 연진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태연하게 누군가의 영혼을 파괴하는 그의 악랄함은 동은의 복수 서사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드라마 전개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데뷔한 신예은은 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KBS2 <어서와>, JTBC <경우의 수>, 디즈니 플러스 < 3인칭 복수 >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연을 맡으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청률 부진과 낮은 화제성에 발목이 잡혀 부침을 겪었다. 그래서 <더 글로리>를 통한 반전은 신예은의 연기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환점일 수밖에 없다. 그 밖에도 어린 동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정지소는 송혜교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고, 연진의 남편 하도영 역을 연기한 정성일은 '어른 섹시'의 정석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시즌 2에서 제대로 '칼춤'을 출 주여정 역의 이도현도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했다. 이처럼 <더 글로리는>는 좋은 배우들은 '발견/재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몰랐던 배우의 발견, 안다고 생각했던 배우의 재발견은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더 글로리 10만인클럽 프로필사진 글 김종성 (wanderingpoet) 내방 구독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 공유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사 요약 보기 추천20 댓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