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12

의대증원 지지한 간호사들, '윤석열 거부권' 간호법 재소환

[현장] 대한간호협회, 의료정상화 5대 요구안 촉구 기자회견... "의대 증원은 개혁의 시작"

24.02.14 14:25최종 업데이트 24.02.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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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협회 ‘의대정원 확대 지지한다’‘ 대한간호협회는 14일 오전 여의도 국회앞에서 ‘의료개혁 적극 지지 및 의료정상화 5대 요구사항 추진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확대를 통한 정부의 의료개혁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 을 밝혔다. ⓒ 권우성

 
대한간호협회가 정부의 2000명 의대 정원 확대 발표에 "적극 지지" 의사를 밝히며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좌절됐던 간호법을 다시 꺼내들었다.

탁영란 회장 등 대한간호협회 임원진을 비롯한 전국 시도간호사회 산하단체장 50여 명은 14일 오전 10시 30분께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증원은 개혁의 시작"이라며 의료정상화를 위한 5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5대 요구안으로 ▲ 대리수술 등 불법 의료행위 근절 대책 ▲ 간호간병 국가책임제 실시 ▲ 지방의료 불균형 문제 해결 ▲ 노인·만성질환 해결을 위한 재택간호시스템 대폭확대 ▲ 간호서비스 보장을 위한 법 제정을 제시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탁 회장은 "국민들은 의사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심지어 대한민국의 가장 큰 대학병원 간호사가 쓰러져도 의사가 없어 수술받지 못해 죽는 사고까지 일어났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의료인의 제1책무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 보호임에도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82% 의사들은 의료개혁을 강하게 반대하고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화재 현장을 떠나는 소방관, 범죄 현장을 떠나는 경찰관을 상상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은 타협의 대상이 아닌 만큼 정부는 국민의 편에 서서 이 문제를 굽힘 없이 빠르게 해결하라"며 "정부가 행여나 이익단체와 의료개혁을 퇴보시키는 밀실타협을 시도한다면 전 국민의 저항과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의사 파업? 의료 현장 직접 모니터링"
 

간호협회 ‘의대정원 확대 지지한다’‘ 대한간호협회는 14일 오전 여의도 국회앞에서 ‘의료개혁 적극 지지 및 의료정상화 5대 요구사항 추진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확대를 통한 정부의 의료개혁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 을 밝혔다. ⓒ 권우성

 
탁 회장은 대한의사협회가 고려하고 있는 총파업 등이 일선 간호인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현장 모니터링 추진 계획 등도 밝혔다.

탁 회장은 "코로나19때도,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때도 의사들이 현장을 이탈하면 간호인력에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위력에 의해 자행된 바 있다"며 "파업이 이뤄진다면 의료 현장을 직접 모니터링하고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오마이뉴스>와 만나 "정부가 2023년 4월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수립했지만, 근거 법령이 없어 실효성이 미미했다. 그래서 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협회가 현장의 어려움을 정부에 적극 전달해 후속 논의를 계속 이끌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4월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가로막혀 국회의 재표결 끝에 폐기됐다. 간호법은 현행 의료법 안에 존재하는 간호 관련 내용을 별도의 법안으로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간호사의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을 위한 국가의 의무 등이 담겼다. 대한의사협회 등은 이를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