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6

[단독] 시행이냐 유예냐, 민주당 금투세 토론 대진표 나왔다

박선원·이강일·이연희·임미애 2:2 토론... "시행이 원칙" "투자 심리에 악영향"

24.09.09 18:13최종 업데이트 24.09.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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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4.1.17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예고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공개 토론회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선원·이강일·이연희·임미애 등 4명의 의원이 토론주자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여기서 이강일·임미애 의원은 금투세 시행 쪽에 박선원·이연희 의원은 금투세 유예 쪽에 서서 각기 다른 주장을 펴게 됐다. 앞서 민주당은 이번 공개 토론회가 시행과 유예 쪽 국회의원들이 2~3명 단위로 팀을 짜 단체 토론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최소 2:2의 대진표가 완성된 셈이다.

완성돼 가는 금투세 토론회 대진표... 현재까지 4명 확인

9일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금투세 공개 토론회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박선원·이강일·이연희·임미애 의원 등 4명이다.

이름만 보면 '의외'의 인물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도 그럴게, 그동안 민주당을 둘러싼 금투세 논쟁에 명확한 의견을 밝히지 않았던 이들이 대다수다. 금투세 관련 상임위원회에 소속돼 있는 의원도 정무위원회 소속 이강일 의원이 유일하다. 반면 박선원 의원은 국방위원회, 이연희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임미애 의원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이다.

시행·유예를 밝히지 않았다고 의견이 없었던 게 아니다. 네 명의 의원들은 현재 금투세를 둘러싼 저마다의 논리를 기반으로 공개 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이날 토론회 참여를 결정지은 '금투세 시행' 토론 주자 이강일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금투세는 민주당이 피해가기 어려운 문제라 빨리 결정을 지어야 한다는 생각에 토론회에 참여하게 됐다"라며 "기본적으로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사람에게는 세금을 매기는 게 맞다. 오히려 금투세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금투세의 영향력은 주식시장 상위 1%에게만 미치는데도 99%의 투자자가 한 그릇에 묶이는 만큼 저항감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라며 "한국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만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1~2억 정도를 투자하는 개인들의 과세에 대한 두려움은 없애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관련기사: "금투세 시행하고, 3억으로 얼마 벌든 비과세하는 통장 만들자" https://omn.kr/29yez).

반면 '금투세 유예'쪽 토론 주자인 박선원 의원은 토론회 참여 사실을 확인한 뒤 "책상에 앉아 계산해 보면 금투세를 시행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경제는 심리다. 시장은 소액 투자자들이 좌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금투세가 부과되면 그동안 거액의 자산을 굴리던 소위 '큰 손들'이 자본시장을 떠나, 개인 투자자들조차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 발언이다.

박 의원은 또 "우리 당이 집권당이라 금투세를 시행하더라도 국내 자본시장에 유동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라면 (금투세를 시행해도) 상관없겠지만, 그게 아닌 현 시점에서 금투세를 시행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밝혔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금투세 시행·유예론자들은?

한편 금투세 관련 그동안 민주당 내에서 시행·유예 여론을 주도해왔던 대표적인 인물들은 이번 토론회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금투세 시행론'의 선봉장에 서 있던 임광현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나를 제외하고도) 민주당에 금투세 시행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많은 만큼 그들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라며 "(금투세 시행 관련) 민주당 내 다양한 의견을 보여주는 차원에서라도 다른 의원들께 기회를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 중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금투세 유예' 주장을 했던 이소영 의원 역시 출장 일정으로 이번 토론회에는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또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금투세 유예를 처음 밝힌 전용기 의원은 "지금까지는 (토론자로 참여할) 계획이 없다. 이미 공개적으로 (금투세 유예)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라면서도 "필요하다면 참여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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