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지구 평균온도 1.5℃ 상승 제한이라는 기후변화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있다. 11월 7일 유럽연합 기후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는 2024년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고, 산업혁명 전 대비 1.5℃ 이상 상승한 첫해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지구 온도는 조만간 1.5℃를 넘어 2℃ 상승을 향해 갈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는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있다. 올 초에 트럼프는 자신이 운영하는 마러라고 리조트에 석유 가스 대기업 최고 경영자 20여 명을 초청해 자신이 당선되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석유 가스 시추 규제를 철폐하고,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당선을 위해 미국 석유 가스 기업들이 기부금 7500만 달러(약 1050억 원)와 광고비 8000만 달러(약 1120억 원)를 냈고, 트럼프 당선 시 연방 소유 땅과 바다에서 무제한으로 석유와 가스 채굴 허가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당선되었다. 지구촌에는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난 6일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트럼프 당선으로 2030년까지 미국은 지금보다 온실가스를 40억 톤 더 배출한다면서, 이는 지난 5년간 지구촌이 태양광, 풍력, 녹색기술로 감축해 온 온실가스의 2배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한미동맹 믿고 790억 달러 투자한 한국 기업들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화석연료의 나라로 바꾸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나라는 한국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동맹을 믿고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한 한국 기업들이 마주칠 위기는 심각하다. 트럼프의 승리로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4년간 추구해 온 정책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8월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청정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투자하면 3900억 달러(약 545조 원)의 보조금과 세금 감면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을 만들었다. 그 목표가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40% 감축과 미국인을 위한 녹색 일자리 창출에 있었기 때문에 미국에 직접투자를 하고 공장을 만들어야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가장 적극 참여한 나라가 한국이고, 한국 기업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3년(2021~2023년)간 한국 기업들은 최소 미국에 790억 달러(약 110조 원)를 직접 투자했다. 주로 배터리, 태양광, 전기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이다. 한국에서 청정에너지와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만들 한국 기업들이 미국으로 이동한 것이다.
2023년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 총규모가 634억 달러(약 88조 원)인데, 그중 44%인 277억 달러(약 38조 원)를 미국에 투자했고, 미국 투자 기여도가 세계 1위였다. 짧은 기간에 대규모로 직접투자를 늘린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에 해외 직접투자로 미국에 7만 45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는데, 그중 한국이 17%로 독일의 11%보다 높았다. 한국이 어떤 나라보다도 미국에 일자리를 많이 만들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위기에 처한 한국 기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