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교장에서 비만 전문가로
비만 탈출에 성공하고 이젠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전문가로
▲ 운동회 모습. ⓒ 김선태
우리 고장에 대한 OX 문제를 가지고 승부를 내려던 교무부장은 난감한 상황에 이르렀다. 내 고장에 대한 출제문제가 어린이들에게 너무 쉬웠던지 전혀 승부가 날 상황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낸 문제가 완전히 다 끝났지만, 탈락한 어린이는 1/4 정도 밖에는 안 되었다.
약간 기분이 상할 만도 하는 그런 문제였지만, 이렇게 운동회 마당에서 화를 낼 수도 없는 일이었다. 또한, 당연히 내 배가 더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기 때문에 웃으면서 나갔다.
아이들은 겨우 6명만이 교장인 나의 배 둘레가 더 클 것이라는 쪽에 모여 있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종희 선생님은 나보다 키가 10cm가량 더 크고 겉으로 보아도 몸이 훨씬 더 커보이는 분이었다.
아마도 그 아이들도 무슨 얘긴지 잘못 알아듣고 있는 것이겠지 생각하며, 나는 자신 있게 앞으로 나갔다. 양호선생님(지금은 보건선생님)이 줄자를 가지고 나와서 먼저 이 선생님의 배 둘레를 재었다. 그리고는 "37"이라고 크게 외쳤다.
▲ 뚱보 교장 선생님. ⓒ 김선태
겨우 6명밖에 남지 않은 아이들은 너무 좋아서 양팔을 들고 환호성을 질러대었지만, 나는 충격을 받아서 기절을 할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나는 내가 얼마나 비만하고 배가 나와 있는지조차 모르고 살아왔던 것이다. "세상에 내 배가 이렇게 나와서 똥배를 안고 살았단 말인가?"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 날의 충격은 나에게 '뱃살빼기'라는 과제를 안겨 주었다. 며칠 동안 충격 속에서 인터넷을 뒤지면서 '비만 탈출'이라는 항목과 다이어트라는 곳을 뒤지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무려 30여 건의 자료를 수집하였다. 하지만, 오직 비만이 얼마나 해로운가 하는 문제와 비만이 되는 원인에 대하여 지금은 생활습관병이라고 고쳐 부르고 있는 성인병 '대사증후군'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기어이 내 뱃살을 확 줄이고 말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래서 중학교 시절부터 운동이라고는 단 한 가지밖에 안 했던 나의 자랑 아령을 들고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령 운동이라면 보통은 근육을 기르는 운동으로 안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런 용도로 쓰이는 것이다. 요즘에는 아령보다는 덤벨이라고 불리는 기구가 쓰이고 있다.
▲ 아령으로 두들기는 모습 ⓒ KBS 화면캡쳐
이렇게 2kg(8파운드)짜리 아령을 들고 배를 두들기며 뒷걸음을 하였다. 이런 내 모습은 이 학교 운동장에서 아침 운동을 하는 약 30여 명의 남녀 회원들에게는 이상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3개월 정도 하는 동안에 나의 몸은 이미 몸무게는 약 8kg이나 줄었고, 배 둘레는 약 4인치 이상 줄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부러운 눈으로 이런 나의 운동법에 대해 장단점을 묻고 이야기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점점 자신이 붙은 나는 돈도 들지 않고 기구나 다른 준비도 필요 없는 이 간단한 운동법을 6년 동안 꾸준히 한 결과 체중 13kg, 배 둘레 6인치를 줄일 수 있었다.
▲ 지난 2004년 <행복충전 백세인> 출연모습. ⓒ KBS 홈페이지
▲ 내가 쓴 책 <내장비만 뱃살 싸~악> ⓒ 김선태
그렇다면 어떻게 운동을 하였으며, 그렇게 운동을 한 결과 얼마나 좋아졌는가? 6년 전 배불뚝이 교장으로 낙인찍힌 운동회 날, 키 크고 우람한 선생님과 나의 배 둘레를 비교하는 측정 결과는 내가 2cm나 더 크다는 결과는 큰 충격이었다. 이에 너무 놀란 마음으로 작심하고 운동을 시작한 것이었다.
주변에서 이상하게 보거나 말거나 8파운드(약 2kg)짜리 아령을 들고 배를 두들기면서 뒷걸음으로 1만2000보에서 1만4000보까지 약 50분에서 65분 동안하고 나서, 몸을 풀기 위한 근육운동을 20, 30분 정도를 하였다.
물론 온몸을 골고루 단련하기 위해서 전신 근육운동과 관절운동을 망라하여 풀어 주고 근육을 만들어주는 운동방법으로 만든 운동순서이었다. 이렇게 약 3개월 만에 몸무게 8kg 정도 배 둘레 4인치 정도가 줄었다. 이에 자신감을 가지고 6년 이상을 계속해온 나의 몸은 체중은 13kg 이상 줄었고, 가장 고민이었던 배 둘레는 6인치(15cm) 이상이 줄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나서 TV 나 보고 있을 때에도 그냥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아령으로 배를 두들기는 운동을 저녁에 다시 또 하기도 마다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 내 나이 64세 만 63세 생일을 한 달 앞둔 지난해 10월 23일 서대문 보건소 체력측정센터에서 체력측정을 한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내가 꾸준히 체력관리를 하기 위해서 노력한 결과를 평가받은 것이었다. 과연 어느 정도일까? 측정 결과표를 보면서 살펴보자.
1. 체성분측정결과는 68.6kg으로 약 20% 초과 체중이었으나, 체지방율은 불과 0.5% 초과일 뿐이었다. 그렇지만 가장 바람직한 근육량은 30% 이상 초과 되어서 근육질이 많아서 체중 초과라는 결과를 보였다.
2. 복부비만의 측정결과로는 내장지방레벨은 역시 경계지점 '109/100'을 약간 넘은 수치로 109%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지수인 복부비만율은 0.93/0.90이니까 0.9가 기준선인데 0.93으로 '약 5%' 아주 극히 적은 양이 초과되어 있는 것으로 나왔다.
3. 부위별 근육발달은 과연 어떤가? 각 부분별 초과 근육발달 상황은 왼팔은 35% 초과, 오른팔은 37%, 왼다리는 45%, 오른다리 50%, 몸통의 30%가 초과로 판정될 정도이었다. 몸 전체를 수치상으로 평균을 구한다면 35.4% 정도 근육량이 초과된 상태이다.
4. 체력측정 결과 항목별 수치를 살펴보면 최대산소섭취량은 30% 정도 많은 편이고, 악력 약 10% 초과, 앉아서 윗몸 앞으로 굽히기는 300%에 달하는 유연성을 가졌고, 엎드려 팔굽혀펴기 역시 300%를 초과 달성, 윗몸일으키기는 50% 초과, 제자리높이뛰기 35% 초과, 사이드스텝은 약 40% 정도 더 빨리, 전신반응은 민첩성이 평균보다 200% 정도 빠르며, 눈감고 외발로서기는 균형 감각이 약 210% 정도 좋은 것으로 나왔다. 체력 분야 평가는 악력이 '우'이고 나머지 전부가 '수'이어서 우등생이 분명하다고 하겠다.
5. 체력측정 결과를 종합분석한 결과를 보면 종합체력평가점수는 98점, 건강체력나이는 44세로 판정이 되었다.
2001년 운동회 석상에서 받은 충격으로 운동을 시작하여서 만 6년 동안에 나는 60대의 늙은 몸이라도 가꾸면 충분히 건강하고 단단한 몸을 만들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 주었다고 확신한다.
덧붙이는 글
<'비만=질병'이라고?> 응모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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