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4인 후보 긴급회동 "경선일정 변경 원천무효"
첫 경선일정 '제주'에서 인천으로 바꾸자 4인후보 '후보사퇴' 배수진
▲ 오늘 오전 10시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긴급회동한 민주당 이인제, 장상, 김민석 후보. 신국환 후보는 광주일정 때문에, 이들의 결정에 전권을 위임했다. ⓒ 추광규
장상 후보 캠프와 김민석 후보 캠프에서는 어제 저녁 긴급 메시지를 통해, "후보사퇴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며, 오늘 오전 10시 네 후보의 긴급회동 사실을 알렸다.
이들이 후보사퇴까지 고려하며 긴급회동을 가지게 된 것은, 어제 있었던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 결정 때문이다. 3일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그간 잠정 결정된 바 있는 민주당 첫 경선 장소를 제주도에서 인천으로 갑작스럽게 바꾸었다. 당의 공식 경선일정에 맞추어 경선을 준비하던 각 후보들로서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4일 제주도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던 김민석 후보는 일정을 긴급히 취소하고 기자회견을 하루 연기했다. 이인제 후보도 제주도 일정을 취소하고 어제 저녁 늦게 서울로 돌아오는 등 큰 혼선을 빚었다.
각 후보들은 어제 일정을 취소함에 따라 오늘 오전 10시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회동이 이루어졌다. 이날 회동에는 이인제, 김민석, 장상 후보가 참석했고, 광주에 머물고 있는 신국환 후보는 모든 결정을 이들에 위임했다.
한 시간 남짓 모임을 가진 네 후보측은 회동 후, 당 지도부를 향해 어제 결정된 경선일자 변경에 대한 '원천무효'를 선언하면서 '원칙'과 '법'대로 경선룰을 지키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경선과 관련해서도 "지도부는 엄정중립을 하라"며 "이번 결정을 시금석으로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후보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가운데 상황이 이처럼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그간 경선룰 결정과정에서 조순형 후보측이 보인 '독선'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간 조 후보측에서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일체의 경선룰을 수용하지 않았다. 여론조사 비율 산정에 있어서도, 한나라당 후보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고려해 10%로 결정하려고 했으나, 조 후보측의 반대로 15%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는 각 후보진영은 지난 22일 여론조사 비율 반영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 같이 조 후보측에서 자신에게만 유리한 경선방식을 계속해서 고집하자, 다른 후보측에서는 "원칙과 소신이 자신에게 유리할 때만 필요한 것인가"라며 반발한 바 있다.
한편 오늘 긴급회동이 끝난후, 김민석 후보는 "어제 결정된 원천무효라는 입장을 당에 전달했다"면서 "원칙대로 법대로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모든 후보들이 동의했다", "이미 국민들에게 알려진 경선일정이 바뀌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후보등록은 7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어, 당에서 결정을 번복하지 않는다면 후보사퇴가 현실화 될 수도 있다. 만일 이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민주당은 심각한 내홍에 휩싸일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네이션 코리아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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