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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도록 제발 도와주세요” 고아들의 절규

고아원토지보상비 97억원 받고 아이들은 ‘나 몰라라’

등록|2007.09.04 14:56 수정|2007.09.05 17:57

▲ 40명의 원생들은 서로를 형제`자매처럼 의지하고 살아왔으나 복지법인 측의 일방적인 폐쇄방침에 눈물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정창오

S복지법인이 운영하던 아동복지시설인 B농원의 아동들이 복지재단 측의 전횡과 행정당국의 방임속에 눈물의 나날을 보내고 있어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961년 라이스 선교사가 순복음베다니원을 설립해 무상기증한 이후 1967년 경북 경산군 안심면 율하리로 이전하여 지금에 이르게 된 B농원은 부모를 잃은 아동들이 거주히는 아동복지시설로 현재 40명이 거주하고 있다.

문제는 이 지역이 세계육상대회 선수촌 마련을 위한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이후 시설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하는데도 B농원의 모체인 S복지법인의 이사장이 고아원토지보상비 97억원을 받고 고아원을 폐쇄하고 다른 곳에서 노인복지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S복지법인은 이미 이사회결의를 마쳤으므로 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그동안 B농원을 후원하던 후원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강압적인 방법으로 아동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복지법인과 행정관청이 원생들을 2~3명씩 다른 아동복지시설로 이동시키려 한다며 “이미 씻지 못할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들에게 또 다시 형제와 같은 아이들끼리 생이별을 시키는 만행”이라고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S복지법인은 최대한 많은 보상비를 받기위해 아동들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이 아이들의 평화로운 안식처가 지켜질 수 있을런지... ⓒ 정창오


토지보상과정에서 S복지법인은 토지개발공사의 토지수용을 거부하고 “시설의 아동들은 의욕상실과 정서적 안정감 결여로 인해 자신감 부족과 사회적응능력 부족 등이 있으므로 현재 본 시설보다 더 넓고 좋은 부지에서 본 시설을 이전, 신축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토지보상수령거부 및 아동들과 직원 전원이 결사반대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택지개발사업 승인에 따른 사업계획서에 나타나 있다.

보상과정에서는 고아원의 폐쇄의견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더 많은 금액을 받아내기 위해 아동들을 내세워 놓고도 막상 거액의 보상비를 챙기고는 고아원을 폐쇄하고 ‘돈이 되는’ 노인복지사업을 추진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6세 때 B농원에 들어와 대학생이 된 이은희씨는 기자들에게 호소문을 발표하고 “몇몇 어른들에 의해 B농원 아동들이 사회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도록 밝은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많은 분들이 도와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한편 택지개발의 주체인 한국토지개발공사는 “S복지법인이 고아원신축건물을 지을 때까지 임시거처를 마련해주겠다고 했으나 법인 측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B농원의 토지만료시한이 지난 7월로 끝이 난 상태에서 우리도 난감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B농원사태를 아동인권에 대한 유린행위로 규정짓고 강력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 참길회,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베다니농원대책위원회는 4일 대구시청에서 S복지법인의 전횡과 행정관청의 무관심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정창오


‘참길회’ ‘우리복지시민연합’ 등으로 구성된 베다니농원대책위원회는 4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복지법인은 즉각 토지보상비로 신축건물을 지어 시설을 이전하고 해당구청 및 시청은 S복지법인이 아동복지사업을 중단할 경우 복지사업에 대한 허가를 취소해야 하며 지금까지 공금횡령, 아동학대에 대한 철저한 감독을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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