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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4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런 4살 아들

말썽 많이 부리지만, 그래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등록|2007.09.04 17:55 수정|2007.09.04 18:30

▲ 4살 아들. ⓒ 장희용


어제저녁에 녀석들의 책을 읽어주고 나서 조금 지나자마자 우리 잠순이 딸은 금세 잠들어버렸다. 책을 읽었더니 목이 컬컬해서 물을 마시고 와서 다시 눕고는 아들 녀석도 자나 싶어 얼굴 가까이 대고 쳐다봤다. 그랬더니, 녀석~ 눈을 말똥말똥 뜨고는 날 쳐다보는 게 아닌가.

"자야지~" 하면서 등을 토닥토닥 해주고 다시 누웠는데, 째만한 다리를 아빠의 배 위에 떡 허니 올려놓고는 툭툭 치는 게 아닌가.

'나 잠 안 오니까 놀아 달라'이거다. 옆으로 누워 녀석을 바라보면서 코도 만져주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녀석 얼굴을 쳐다보니, 에궁, 귀여운 녀석!

아빠가 자기 얼굴을 만져주고 그러자 잠은 안 오고 요때다 싶었는지,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조잘조잘. 지가 자동차 가지고 놀고 있는데 누가 뺏어가고 어쩌구저쩌구. 히히 가끔씩은 '이게 뭔 말이여~' 싶지만, 암튼 째만한 놈이 신나라 하면서 조잘조잘하는 말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참 얘기하고는 이제 졸렸는지 하품을…. 그만 자자고 했더니 눈을 감는 아들. 근데 갑자기 뭔가 생각났는지 나를 흔든다.

"아빠, 누나 자?"
"응! 누나는 아까부터 자는데. 그러니까 우리 아들도 자야지?"

그랬더니 우리 아들 무척이나 좋아라 하는 표정을 지으며 하는 말!

"아빠, 그럼 나 보면서 자."

매일 매일 아빠 쟁탈전을 하며 서로 자기 옆에 눕고, 서로 자기 얼굴을 보면서 자라고 하는 녀석들!

그런데 오늘 누나가 먼저 잠들었다고 하니까 좋아라 하면서 자기 얼굴만 보고 자란다. 귀여워 죽는 줄 알았다.

아들 녀석은 자기가 좋아하는 긴 인형을 베개같이 껴안고 자고, 난 그런 아들을 껴안고 잤다. 그렇게 자다가 아침에 부스럭 부스럭~ 소리에 얼른 딸을 안고 자는 척한다.

일찍 잤으니 아들보다 일찍 일어난 딸. 아빠가 자기를 안고 잔 줄 알고 기분 좋았는지 배시시 웃는다.

한참 딸하고 놀다 보면 낑낑 소리~ 아들 녀석 일어나기 10초 전이다. 후다닥 달려가서 아들 녀석 옆에 앉아 있다가 녀석 눈 뜨면, 번쩍 안아서 내 무릎에 앉히고는 잘 잤느냐며 꼬옥~ 안아준다. 녀석도 좋다고~ 생글생글!

그렇게 녀석들하고 잠을 자고, 그렇게 녀석들하고 하루아침을 맞이한다. 내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다. 말썽 많이 부릴 나이, 그래서 미운 4살이라지만, 그래도 너무도 예쁘고 사랑스런 4살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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