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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중이던 금속노조 노동자 흉기에 찔려

임창수 수석부지부장, 괴한에 피습... 금속노조 "의도와 배후 밝혀야"

등록|2007.09.10 12:29 수정|2007.09.10 16:26

▲ 삼성SDI의 사내하청업체인 하이비트 해고 노동자들의 울산시청 앞 농성장. ⓒ 금속노조 울산지부

10일 새벽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이 농성 중 50대 괴한으로부터 흉기에 찔리는 변을 당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에 따르면, 울산시청 사거리에 있는 농성장에는 삼성SDI에서 집단해고된 하이비트 여성노동자 4명과 금속노조 지부 간부 등 8명이 10일 새벽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새벽 4시30분경 농성장 주변에 한 남자가 나타나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농성장 쪽으로 다가왔다. 이에 임창수 수석부지부장과 박춘곤 조합원 등이 그에게 조용히 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50대 남성은 울산시청 남문 쪽으로 물러간 뒤 10여분이 지나 다시 농성장에 나타나 욕설을 퍼부었다. 이때 옆에 있던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이 그를 밀어내려고 하자 50대 남성은 뒷주머니에서 흉기를 빼서 임 수석부지부장의 왼쪽 가슴을 찔렀으며, 임 수석부지부장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뒤이어 노조 간부들이 천막 옆에 현수막을 걸기 위해 놓여있던 각목으로 흉기를 들고 있던 그의 손을 내리쳤고 그를 붙잡았다. 임 수석부지부장은 119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가해자인 남성은 인근 울산남부경찰서 소속 신정지구대에 인계되었다.

임 수석부지부장은 곧바로 병원에 후송되어 수술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관계자는 "가슴이 10cm 가량 찢어졌는데 오전에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겨진 상태다. 칼이 심장까지는 닿지 않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울산남부경찰서는 가해자 남성을 넘겨받아 유치장에 감금해 놓았다. 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행범이라 유치장에 넣어 놓았으며, 담당 부서가 야간당직을 해서 오늘 오후 쯤 출근해 수사를 할 것 같다. 수사를 해봐야 내막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번 사건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며 "금속노조는 향후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이번 사건의 의도와 배후를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 사내하청업체인 하이비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130여명은 지난 3월말 계약해지를 당하고 6개월째 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한때 이들은 울주 소재 삼성SDI 부산공장 정문 앞에서 농성을 벌이다가 지난 8월 23일부터 울산시청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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