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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다간 혈액대란 반드시 온다"

헌혈하는 사람 아닌 혈액원 위주의 운영 비난

등록|2007.09.12 17:16 수정|2007.09.12 17:16
헌혈인구의 꾸준한 감소와 헌혈대상자 사전심사강화로 인해 수혈용 혈액수급에 빨간불이 켜졌으나 적십자혈액원 등 관계당국이 근본대책 마련은 소홀히 한 채 시민들의 봉사정신 감퇴를 혈액부족의 주요인으로 분석하고 있어 ‘책임을 엉뚱한 곳에 떠넘기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경실련 김수원 시민안전감시단장에 따르면 최근 대구지역의 혈액재고량은 혈액형 모두가 3일분에 불과하고 O형과 AB형 혈액은 재고가 단 하루치도 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같은 재고량이라면 지역 내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하거나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혈액을 제때에 공급받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 개연성이 높은 실정이다.

이처럼 혈액수급이 최악의 상황에 빠져든 것은 방학으로 인한 학교단위의 헌혈이 없었던 점과 과거와 달리 헌혈자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사전심사의 강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으나 혈액당국의 홍보 및 정책부족과 헌혈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혈액원 위주의 운영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생 헌혈자의 경우 일정부분 봉사시간으로 인정하는 정책이나 헌혈횟수에 따라 의료보험 및 진료비할인제도 등을 도입하고 헌혈자가 학교나 직장생활에 번거로움이 없도록 상시 채혈시스템을 갖춰야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혈액부족 현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적십자혈액원은 헌혈자에 대한 인센티브부여 등 헌혈활성화에 대한 정책개발에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며 ‘헌혈의 집’ 운영시간도 주말과 휴일에는 문을 닫는 곳이 많아 가장 헌혈을 많이 받을 수 있을 때 정작 운영을 중단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제주와 부산을 제외한 적십자혈액원노조가 임단협 협상과정에서 ‘준법투쟁’이란 명분하에 평일에는 오후 8시까지로 하던 것을 6시까지만 헌혈의 집을 운영하고 주말과 휴일에는 아예 문을 닫아 ‘설상가상’이 됐다.

대구 파티마병원의 혈액수급담당자는 “우리 병원은 물론 대구시내 모든 병원들이 혈액재고량을 맞추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지만 워낙 공급량이 딸리다 보니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실정이다”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서두르지 않으면 심각한 혈액대란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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