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잘 안나지만 가족과 함께 맛있는거 먹고 싶어!
치매요양원 노인들 추석을 생각하면...
▲ 요양원의 추석2006년 추석때 노인들끼리 송편 빚던 모습 ⓒ 정은숙
2007년 9월 7일부터 8일까지 추석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하였다.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165명의 노인 중 135명이 답변하였다.
'요양원에 입소 전에는 추석을 어떻게 보내셨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가족과 함께 보낸 분이 54명으로 40% 정도이고, 대답을 안 하신 분과 혼자 보내셨다고 대답하신 분이 21명으로 명절도 쓸쓸히 홀로 생활하다가 요양원에 입소하신 분들이 많으셨다. 응답을 하지 않으신 분들은 추석을 모르시는 분, 기억하기 싫은 기억, 건강문제 등으로 만사가 귀찮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었다.
'추석 때 받고 싶은 선물'에 대한 물음에는 '용돈'이라고 대답하신 분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고 응답하신 분들이 많으셨다. 다른 어떤 선물보다 역시 용돈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고 맛있는 추석 음식을 가족과 함께 드시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었다.
'추석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기, 송편 만들기 등을 희망한다고 대답하셔서 역시 추석에는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들러 앉아 송편 빚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싶은 소박한 소원을 가지고 계셨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나 바라는 사항에 대해 여쭤 봤더니 대답을 안 하거나, 없다고 대답하신 분들이 많아 삶의 희망마저 잊고 지내시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분과 가족이 행복하기를 기도하는 분도 있었고, 소수 의견으로 죽기 전에 좋은 일 하기 등을 꼽으셨다.
요양원 노인들에게 하루하루 삶의 희망을 주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회복지사들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찾아내야겠지만 그래도 확실한 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제일 깊게 때문에 가족이 없는 분께는 가족의 역할을 대신할 많은 사람들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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