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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성추행당 후보로 손색 없어" 이후보측 "수습도 아니고 간부들이..."

이명박 후보, 편집국장단 '술자리 발언'에 정치권 비난 쇄도

등록|2007.09.13 15:45 수정|2007.09.13 20:57
[기사대체: 13일 저녁 8시 52분]

▲ 이명박 후보가 주요 중앙일간지 편집국장 10명 가량과 저녁식사를 하는 도중 '여성'에 관한 부적절한 비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자료사진 ⓒ 이종호


<오마이뉴스>가 12일 단독 보도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술자리 발언이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후보로서는 지난달 3일 '관기'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이후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으로 인해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른 셈이다. 당시 이 후보는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왜 농담한 걸 기사로 썼나? 그런 걸 기사로 쓰니 대화가 안 되지 않냐"며 격하게 항의한 바 있다.

그러나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진 이 후보가 신문사 편집국장들과 폭탄주를 들이키고 '여성비하'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또 다시 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많다. 정치권에서도 유력 대선후보의 비유 대상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논평들이 쏟아졌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하범 부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고등학생들이 중국 수학여행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방송 리포트를 언급하며 "그 모든 것이 어른들이 제대로 된 본을 보이지 못한데서 온 것이라는 자성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있는 시기에 이토록 천박한 여성관을 가진 대통령 후보가 만약 지도자가 된다면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자라게 될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어차피 우리 국민들은 이 후보의 도덕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을 자칫 '합법적 매춘'으로 몰아갈 수도 있는 후보라면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도 "서비스업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여성들이 성매매시장에 유입되고 인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할 망정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의 인생 지혜가 결국 ‘맛사지 걸’ 을 잘 고르는 방법이라니, 이 후보는 성추행정당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손색이 없다"고 비난했다.

민노당 여성위는 "이 후보는 잘못된 성의식과 남성주의 성문화에 젖어 있는 자신과 한나라당을 뜯어 고치지 않고 대한민국 절반 '여성의 삶과 행복'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며 한나라당과 이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대선주자들도 이 후보의 성 의식을 비판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대통합신당에서는 이해찬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들이 이 후보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손학규 캠프 "이 후보 대통령 후보 자격 없다"

"보도내용만 봐서는 과일이나 생선을 고르는 법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였다. 여성 대변인을 대동한 자리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성매매 기술을 강의한 것은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다." (손학규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

"이명박 후보는 이 땅의 모든 여성들과 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천박하고 천박하여 마주보기에도 역겨운 의식수준이다. 하물며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의 의식수준이 그 정도라니? 이명박 후보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사람이다. 이제라도 짐 정리하고 집에 돌아가 조용히 자숙하고 있는 것이 이 땅의 여성을 그나마 덜 모욕하는 것이다." (정동영 캠프의 김현미 대변인)

"관기발언에 이어 마사지걸 발언까지 이 후보의 여성 비하는 모든 상식을 깨뜨리는 최악의 수준이다. 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기본적 자질과 품격조차 갖추지 못했음이 확실하다. 이 후보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국민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것인가? 의원들이 성 상품화 발언과 추행이 벌어질 때마다 감싸기에 급급했던 한나라당이다." (한명숙 캠프의 김형주 대변인)

"단순한 말실수인지, 잠재의식 속에 녹아 있는 여성비하 의식인지 이 후보가 스스로 해명해야 한다" (유시민 캠프의 허동준 대변인)

민주노동당 심상정 후보도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후보는 성희롱 후보자"라며 작심하고 비난했다. 

"국민들을 대표해서 인권을 존중하는 국정운영을 해야 할 국정책임자를 하겠다는 사람으로서 자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전에도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폄하한 발언을 한 적이 있지 않나?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 땅의 80%인 서민 또는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겠나? 대선후보로서 끝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문국현 후보의 고원 공보팀장은 "명색이 유력한 대선 후보라는 사람이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보여주며 국가비전을 설파해야 마땅하거늘 전수할 게 없어 성매매 노하우인가? 이 후보 스스로 자신의 여성관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는 이 후보의 비공개 발언이 보도된 것에 대해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명박 후보 공보팀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보도(오프더레코드)를 전제로 한 모임에서 나온 얘기가 후보의 당초 의도와는 달리 엄청나게 와전돼서 보도됐다"고 항의했다. 이 후보의 또 다른 측근은 "수습기자들도 아니고…. 신문사 간부들이 술자리 얘기를 밖에서 시시콜콜 하고 다녀서야 되겠냐"고 유감을 표시했다.

신당-민노당 '이명박 발언' 일제히 비난
[대통합민주신당] "이명박 후보 성매매합법화 공약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이명박 후보가 경선승리 1주일 후에 언론사 편집국장들과 가진 만찬자리에서 인생의 지혜를 논하며 했다는 발언은 참으로 낯 뜨겁고 민망스럽다. 이 후보는 '매춘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남성들의 특수서비스업 종사 여성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말했다고 한다.


그 발언을 보면 이명박 후보는 성매매합법화 공약이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며칠 전 수학여행 간 학생들의 성매매사건이라는 충격적 보도가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어른들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이명박 후보께서 이처럼 천박하고, 아이들보기 부끄러운 발언을 했다는 것이 정말 믿을 수 없다.

이명박 후보의 여성관이 의심스러울 뿐이다. 이런 분이 만일 대통령이 된다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정말 걱정스럽다. 이명박 후보가 전파하고 있는 이처럼 심각한 도덕불감증을 퇴치하기 위해서 범국민 운동이라도 벌여야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민주노동당] "이명박 후보, 성추행 정당의 대선후보답다"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다.

이명박 후보는 그간 장애인, 마파도, 성소수자, 관기발언, 예술인 노조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온갖 비하발언으로 비판을 받아 왔다. 이명박 후보는 이를 지금까지 말실수로 돌렸다.

그런데 이제 언론사 편집국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왜곡된 인생의 극치를 보여주는 발언이 터져나왔다. 한나라당 대통령 공식 후보로서, 편집국장들과의 자리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개인의 인생관의 문제로 덮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한나라당은 성추행범을 슬그머니 받아들여 성추행 정당으로 악명을 날리고 있다.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사람이 성매매를 자랑이랍시고 강의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못해 절망스럽다.

이명박 후보는 당장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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