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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학교의 작지만 아름다운 운동회

등록|2007.09.18 09:05 수정|2007.09.1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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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북초교의 가을운동회 및 경로잔치 ⓒ 오명관


익산시 지도를 펼쳐보면 북쪽 끝에 있는 용안면이 있다. 그리고 학교가 세워진지 이제 38년정도 된 자그만한 시골학교. 용북초등학교다.

전교생이라고 해봤자 42명. 유치원생까지 합치면 48명에 불과한 이 학교는 졸업생들이 남다른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미 폐교위기까지 갔다가 졸업생들과 주민들의 헌신으로 이를 막아낸 학교이기에 더욱 각별한 애정을 쏟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8년전부터 1회 졸업생을 중심으로 학교 가을운동회이면 십시일반으로 행사비용을 마련해 마을 어르신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 15일(토)에 8회 졸업생들이 자리를 마련한 가을운동회에 학생들과 어르신 그리고 졸업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기념식어르신들을 모신 가운데 교사소개 및 환영사를 가지고 있다. ⓒ 오명관

그렇지만 아쉽게도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운동장 사정이 여의치 않아 운동회는 취소하고 소강당에 모여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학생들은 귀여운 율동으로 어르신들에게 재롱잔치를 펼치는 것으로 대신했다.

특히, 30여년전 자신들을 가르쳤던 은사들을 초청해 같이 한자리에 앉아 지난날을 회상하기도 했고 큰절을 통해 사제지간에 따뜻한 마음을 전달했다.

마을 어르신들은 한자리에 모여 앉아 손자, 손녀들의 재롱잔치를 보며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용북초등학교 운영위원 부위원장으로 있는 도기만(8회 졸업생)씨는 "폐교위기까지 갔던 우리 학교가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졸업생들의 애정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며 "학교를 무조건 폐교하는 것만은 능사가 아니다.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남아있더라도 시골학교가 살아 남아야 훗날이라도 젊은 세대들이 시골에 오도록 하려면 학교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지난해 5월에는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펼쳤던 '봄밤 콘서트'를 이곳에서 열었고 많은 호응과 함께 취재들이 몰리기도 했었다.

부채춤1,2,3년생으로 이뤄진 학생들이 깜찍한 부채춤을 선보여 어르신들을 기쁘게 했다. ⓒ 오명관


덧붙이는 글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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