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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제도 수시전형 폐지론

[김재훈의 입시뉴스⑪] 너무 많은 모순 덩어리

등록|2007.09.18 11:18 수정|2007.09.19 15:53
수시를 찬양했었다.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특성을 살려 대학을 갈 수 있는 좋은 제도였다. 그러나 오늘날 대학민국의 입시중 수시제도는 그 본질이 왜곡되어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시행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좌절을 준다면 그 제도는 재검토되어야 마땅하다. 수시제도의 개선 내지는 폐지를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크다. 현행 수시제도의 개선방향을 점검해 본다.

우선 수시제도에서 수시지원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수시 폐인'이라는 말이 있다. 일년 내내 수시에만 매달리다가 수시도 다 떨어지고, 당연히 정시로 가야하는데 수능점수는 바닥을 기니 정시에서도 대학에 낙방하는 학생들이다. 현재 수시1학기는 폐지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니, 수시 2-1과 2-2에서 횟수를 제한하여 지원하게 하는 쪽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물적 심적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두 번째는 한 대학 내에서 복수지원을 금지시켜야 한다. 서울 소재 모 대학은 수시 2-1에서도 복수지원을 허용하고, 수시 2-2에서도 복수지원을 허용하여 총 4번을 지원할 수 있다. 이것은 순전히 대학 측에서 학생들 데리고 장난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야 합격이 문제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이 면접형인지 논술형인지 정확히 따지기 어려우므로 이곳 저곳에 막 원서를 넣는 실정이다.

세 번째는 수시에도 추가합격을 시켜야 한다. 현재의 제도는 복수지원의 무제한 허용과 추가합격의 불허로 인하여 대학 측에서는 한자리를 가지고 여러 번 써먹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만큼 대학 측의 불로소득만 안겨주는 꼴이다. 복수지원의 무제한 허용으로 합격하는 학생이 이 대학 저 대학 다 붙어버리기 때문에 그 복수합격 자리는 원서대만 챙기고 정시로 넘어가는 실정이다. 너무 웃기는 일 아닌가? 허수를 놓고 대학은 돈을 버는 꼴이다. 차순위 차차순위로 추가합격을 시켜야 한다.

네 번째는 적성검사 보는 대학의 문제이다. 적성검사 보는 대학은 한날 한시에 시험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연차적으로 이 적성검사는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도대체 대학시험을 끝없는 반복의 찍기 연습으로 뽑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지금 수도권 고등학교에서 하위권에 속한 학생들은 학교 공부는 내팽개치고 매일 적성검사 찍기만을 연습하고 있다. 적성검사 중독자가 따로 없다. 이것은 그 학생들의 가치관에도 해로운 영향을 준다. 운 좋게 잘 찍으면 대학을 가니, 인생도 운 좋게 어찌하면 되겠지 하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것이다. 적성검사는 당장 폐지되어야 한다.

다섯 번째는 대학교에서 받는 서류가 너무 많다. 각종 추천서 구비서류 등 고3 담임들은 수시철만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리고 대학들이 행정편의주의 식으로 서류를 요구하고 있다. 제자들의 대학입학 서류를 충실히 준비하려고 하는 것은 선생님들의 인지상정이다. 대학측에서는 이러한 담임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서류를 요구하기 바란다. 그리고 서류제출기한을 우체국 소인날짜로 하지 않고 몇 날 몇 시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불합격처리 한다는 일부 대학들은 그야말로 횡포의 극치다.

결론적으로 이제 대학은 더 이상 고등학교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 고등학교에 소속된 교사나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도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다. 마치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이리저리 요리할 수 있는 집단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당신들이 행복을 추구하는 것처럼 우리들도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무슨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 때 항상 자신들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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