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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감시단원에게 현금 건넨 겁없는 조합장

선관위, 검찰에 수사의뢰... 고발한 감시단원은 해촉돼

등록|2007.09.18 17:10 수정|2007.09.18 17:12

돈 봉투전남 장흥의 현직 조합장이 선관위 감시단원에게 현금을 건넨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됐다. ⓒ 오마이뉴스 이주빈


선관위 감시단원에게 세 차례에 걸쳐 현금을 건넨 현직 농협조합장 등이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수사의뢰 됐다. 이 조합장은 11월 조합장 선거와 12월 도의원 보궐선거에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인물이다.

2002년부터 장흥군 선관위 감시단원으로 일해 온 조모(59)씨. 조씨는 지난 8월 6일과 7일, 9월 1일 등 세 차례 걸쳐 조합장과 조합장의 부하직원, 친구로부터 현금을 건네받았다.

8월 6일엔 조합장의 부하직원이 전화번호부책에 현금 30만원을 끼워서 건넸다. 조씨는 “돈 받을 이유가 없다”며 다음날 바로 돌려보냈다. 8월 7일엔 조합장이 직접 현금 100만원을 건넸다. 특히 조씨는 그날 밤  이 조합장에게 돈을 돌려주러 갔다가 “밤길 조심해라” “평생 그 자리에 있을 거 같냐”는 등의 협박성 발언까지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씨는 9월 1일엔 조합장의 친구로부터 현금 300만원을 건네받으며 “조합장이 군수나 도의원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조씨는 세 번째로 돈을 받자마자 장흥 선관위에 가서 신고했다.

조합장 등이 현금을 건넨 지난 8월에 즉시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씨는 “지역사회를 같이 살아가는데 모질게 할 수도 없었고, 또 조합장이 협박을 해 고민이 많이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돈을 건넨 조합장과 그의 측근들은 하나같이 “조씨가 돈을 요구해 줬다”고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현재 조씨는 선관위 감시단원에서 해촉된 상태다. 조씨는 “감시단원으로서 역할을 다했을 뿐인데 상을 받기는커녕 자리에서 쫓겨만 났다”고 억울해 하고 있다. 조씨는 감시단원으로 일하면서 식비와 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한 달에 약 100만원을 받아왔다.

조씨가 해촉된 이유는 전남도 선관위가 장흥선관위에 조씨에 대한 ‘해촉의견’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전남도 선관위 관계자는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고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해촉의견을 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힘도 없고 아는 연줄도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저 법만 믿고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현재의 심경을 밝혔다. 위법사항을 고발하고도 해촉된 선관위 감시단원. 그는 “나름대로 긍지와 자부심으로 감시단원을 해왔다”며 재위촉을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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