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플러스 ⓒ KBS
이런 방송 환경에서 KBS의 예능 프로의 선전은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다. KBS는 공영방송의 이미지 때문인지 예능과 공익성을 넘나드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 힘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스펀지>의 경우 MBC <무한도전>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동시간대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이 외에도 <비타민> <미녀들의 수다> <전국 노래자랑>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 우려되는 점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상상플러스>가 단순한 토크쇼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세대의 말을 퀴즈로 배워보는 '올드 앤 뉴' 코너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스타에 대한 댓글을 소개하는 코너의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세대 간 격차를 서로의 언어를 배움으로 줄여보자는 기획의도는 사라지고, 영화를 촬영한 스타들이 영화 홍보를 하는 곳, 스타들의 궁금증을 푸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주객전도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노현정, 백승주 아나운서가 <상상플러스>를 진행했을 때는 '올드 앤 뉴'가 프로그램의 메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나운서들이 중심이 되어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댓글을 이용한 스타들에 대한 질문 등은 양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상플러스>는 다르다. 백승주 아나운서에게 바통을 넘겨 받은 최송현 아나운서는, '올드 앤 뉴'를 시작하기 전 40여분 동안 자리에 앉아 게스트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있을 뿐이다. 이는 최송현 아나운서의 자질의 문제가 아니다. <과학 카페>에서의 그녀의 진행은 무리가 없이 깔끔하다. 단지 지금의 상상플러스는 스타를 탐구하는 토크쇼로 변했고, '올드 앤 뉴'가 토크쇼형식이 되어버린 게 문제다. 초창기 <상상플러스>처럼 토크 부분과 '올드 앤 뉴' 코너를 분리했다면 말 없이 앉아 있는 그녀가 안타까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상상플러스>는 세대 간 격차를 줄여보겠다는 공익성을 전면에 두고 시작한 방송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재미와 공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좋은 방송을 해왔다. 그렇기에 최근의 변화가 이해가 안 된다.
여전히 상상플러스는 동시간대의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초심을 버리고 시청률을 위해 스타를 이용하고 <상상플러스>의 진행자인 아나운서를 버리는 악수를 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MBC의 <무한도전>은 웃기기 위한 예능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출연진들이 웃기기만 한다면 어떤 짓을 하든지 재미있게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상상플러스>는 공익을 지향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렇기에 지금 <상상플러스>의 모습은 변심한 애인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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