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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 붉힌 손학규 "부정선거 물리쳐야"

'선대본 해체' 후 첫 행보 5·18묘역... 광주경선, 반전 계기될까

등록|2007.09.21 20:01 수정|2007.09.22 23:22

▲ 21일 이틀간의 칩거와 잠행을 마친 손학규 후보는 '선대본 해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후 첫 행보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시작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광주정신을 계승해 돈선거 부정선거를 물리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잘 찾지 않는 구묘역을 먼저 참배했다. 묵념을 하고 있는 손학규 후보 뒤로 '투쟁하고 승리하겠습니다'라는 한 사회단체의 플래카드 내용이 손 후보와 오버랩 돼 묘한 풍경을 자아냈다. ⓒ 강성관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예비후보는 이틀간의 칩거와 '선대본 해체'라는 특단의 조치를 밝힌 후 첫 행선지로 광주 망월동 5·18묘역(구묘역)을 찾았다.

그는 구묘역 참배에 이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손학규 후보는 21일 5·18묘역을 찾아 그의 최근 행보 등을 "광주정신 계승"으로 연결지으며 "손학규의 손을 굳게잡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손 후보의 칩거 이후 '선대본 해체'와 '탈여의도 정치국민속으로'라는 일련의 행보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29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다.

"광주정신 받들어 돈선거 물리쳐야"... 눈시울 붉히기도

▲ 경선 복귀 이후 첫 행선지로 광주 5.18묘지로 잡은 것은 29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반전의 계기를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 강성관

"돈도 조직도 없는" 손학규 후보에 대한 지지층의 결집도가 강해져 광주 경선에서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할 지, 생채기만 남긴 '돌출 행동'으로만 머물지 지켜볼 일이다.

광주 경선이 갖는 의미때문에, 이미 손학규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했고 그의 칩거와 잠행, 경선 복귀 선언, 5·18묘역 참배로 이어지는 행보는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손 후보는 5·18묘역을 참배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며 "광주정신"을  수십번 언급했다. 그는 구묘역에 안장된 김남주 시인 묘역, 국립5·18민주묘지 윤한봉 묘역, 역사의 문 앞 등 모두 3번에 걸쳐 자신의 결의를 다졌다.

그는 시종 정동영 후보를 향해 "조직동원 선거, 돈 선거, 구태정치와 구태선거가 횡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광주정신을 받들어 깨끗한  정치,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학규 후보와 함께 동행한 송영길 의원은 김남주 시인의 묘역에서 "손학규 후보가 역사 앞에서 고뇌하는 마음을 담은 시"라며 김남주 시인의 '광명아파트 뒤산 술집에서'를 낭독하기도 했다.

손 후보는 "광주항쟁이 일어난 지도 30여년이 됐지만 아직도 광주의 민주영령께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꽃 피우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길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에서 광주정신을 받들어 선진민주주의로 꽃피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낡은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광주영령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며 "손학규가 대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그 정신의 중심에 서겠다. 대선에서 못이겨서도 깨끗한 정치로 바꾸는 것이 광주정신이고 오월영령에게 떳떳하게 옷깃을 여미는 것"이라고 했다.

손 후보는 자신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윤한봉의 묘역에서 말을 하던 도중 눈시울이 붉혀지기도 했다.

"여의도 정치 벗어나 국민 속으로"... 반전 계기될까, 생채기로만 남을까

▲ 그는 윤한봉의 묘역을 찾아 그와의 인연을 말하는 도중 눈시울이 붉혀지기도 했다. 그는 "여의도 정치를 벗어나 국민속으로 들어 갈 것"이라며 "부정선거를 물리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 강성관

손 후보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민이 염원하는 새로운 정치로 대선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며 "그렇게 해서 광주정신이 세계에서 빛나고 미래로 뻗어가고, 통일된 번영하는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윤한봉 당신의 뜻을 이어 돈으로 치루지 않는 선거, 패거리를 만들지 않는 선거, 깨끗한 선거를 꼭 이루겠다"고 했다. 손 후보는 역사의 문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이번 경선은 열린우리당 당 의장 선거가 아니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것이다. 이명박을 이길 후보를 뽑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부정선거, 돈쓰는 선거를 물리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와 전남을 향한 '전략적 선택'을 해달라는 호소다.

손 후보의 '승부수'에 대한 첫 관문은 29일 치러질 광주전남 경선이다. 손 후보측 지역 일부 관계자들은 "손 후보의 진정성에 마음을 열 것으로 보인다. 캠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전투력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또 캠프 한 관계자는 "여러 차례 칩거하고 잠행하는 모습을 보고 불안감이 느껴진다. 흥이 나야하는데 힘이 빠진다"며 "일반 국민들이나 선거인단에게 좋은 쪽으로 자극이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 손학규 후보를 지지해 왔던 김재양(전남 화순 36)씨의 경우는 "2002년 때 이인제 같다. 어려워도 꿋꿋하게 가야지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불안한 사람이라고 생각돼서 차라리 다른 후보를 찍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전남 여수가 지역구인 김성곤 의원과 광주 북구의 김태홍 의원이 손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는 분위기 반전 요소도 다소 있지만 손 후보의 기대처럼 최근 행보가 반전의 카드가 될지, 역풍으로 나타날지 관심이다.

한편 손 후보는 5·18묘지 참배후 자원봉사자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창원을 방문한다. 이후 손 후보는 추석연휴 동안 광주와 전남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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