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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서 떡판을 쳐?

떡판 치는 모습이 너무 정겨웠던 고속도로 휴게소

등록|2007.09.26 11:53 수정|2007.09.26 12:00

떡판치기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떡판을 치는 모습이 너무 정겨웠습니다. 떡치는 모습에 사람들 눈에 다 쏠리고 있었습니다. 나이든 분들도 옛날 생각에 떡매를 들고 실제로 쳐 보기도 했습니다. ⓒ 권성권

추석 명절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떡판을 벌인 곳이 있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마지막 휴게소인 죽전휴게소가 그곳이다. 고향인 남도 끝자락 전남 신안군 지도에서도 떡 매치는 모습을 구경하기가 힘든데, 이곳 휴게소에서 그것을 보게 될 줄이야 상상도 못한 일이었으니 얼마나 정겨웠겠는가?


떡판치기2다른 분들이 한 팀을 이뤄 다시금 떡판을 치고 있습니다. 그 옆에서 감찰사 같은 옷을 입은 분이 잘 치는지 지켜보고 있네요. 한 수 가르쳐 줄 심사 같습니다. ⓒ 권성권


그런데 더욱더 흐뭇한 것은 떡매 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떡매로 친 인절미 떡을 고물에 양껏 묻혀 한 사람씩 나눠주고 있었으니 참 좋았다. 할머니 할아버지 할 것 없이 모두들 집안 식구들을 동원해 한 입씩 베어 물게 했으니,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른듯 했다.

떡판 친 떡 나눠 줌떡판 친 인절미 떡을 고물에 묻혀 나눠주고 있습니다. 아주머니 한 분이 온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하나씩 베어 물게 합니다. 얼마나 큰 것을 주고 있길래 저렇게 입이 떡 벌어졌을까요? ⓒ 권성권

그 떡매 치는 옆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도 따로 설치해 놓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현대판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는 아니었다. 그저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고, 현대판 어린 아이들에게는 옛 전통을 배울 수 있는 투호던지기와 고리던지기가 그것이었다. 어린 꼬마 녀석 하나가 제 손에 한 움큼 고리를 집어 들긴 했는데, 그것을 잘 던져넣을지 궁금했다.

투호와 고리던지기떡매치기 옆으로 아이들을 위한 투호와 고리던지기 놀이도 설치해 놓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잘 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는 어른들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옛 정서가 되살아나지 않을까 싶네요. 이런 모습들을 휴게소에서 보게 될 줄이야 상상도 못했는데, 너무 정겨웠습니다. ⓒ 권성권


떡판을 잘 치든 못 치든, 투호와 고리던지기를 잘 하든 못 하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자체로서 좋을 것이다. 아무쪼록 내 년 명절에는 이 보다 더 재밌고 유익한 행사를 여러 휴게소에서 더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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