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신문의 남북정상회담 왜곡보도, 왜 그런가
언론재단 토론회에서 상식적인 언론 보도 역할 주문
▲ 이철기 동국대 교수 ⓒ 박지훈
내달 2일부터 '2007년 남북정상회담'이 돌입하는 가운데, 일부 보수언론의 왜곡 및 편파 보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철기 동국대 교수(국제관계학과)는 27일 한국언론재단이 개최한 '언론토론회'에 나와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등 보수신문들은 안보상업주의 등으로 남북정상회담 의미를 폄훼할 뿐 아니라 무용론 및 연기론을 확산시키는데 애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연구원 이영주 책임연구원이 남북정상회담 발표 후인 지난 8월8~9월8일까지 언론보도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각각 65개와 75개의 기사를 보도한 <조선>과 <동아>는 26개(40%)와 19개(27.2%)의 기사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보수 언론의 남북 정상회담 반대 이유로 이철기 교수는 △천박한 안보상업주의에 매몰 △언론 사주의 남북문제에 대한 편협성 △미국적 시각에 매몰 △대선을 앞 둔 국내 정치 상황 등을 꼽았다.
정상회담서 말꼬리잡기식 보도 지향하고 시대적 상황에 부합하는 보도준칙 마련해야
이 교수는 그러나 "이같은 보수 언론의 행태는 남북 관계를 후퇴 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몰고 갈 것"이라며 "한국 언론이 객관적이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엽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거나 말꼬리잡기식 보도를 지양해야 한다"며 "각 언론사들은 변화된 시대적 상황에 부합하는 남북관계 관련 보도준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지난 1995년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3단체가 제정한 '북한관련 보도 제작준칙'도 현실과 시대적 변화에 맞게 수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한국언론재단은 27일 오전 언론재단 대강의실에서 '남북정상회담 보도 이렇게 하자'라는 주제로 언론토론회를 개최했다. ⓒ 박지훈
김현경 <MBC> 통일전망대 팀장은 "남북관계는 정치적이며 외교적임에도 사건 사고로 접근하는 기사 방향이 큰 문제"라며 "언론이 사건․사고적이며, 사회부적인 접근에서 벗어나도록 언론 바깥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진보언론에 대한 질책도 나왔다. 고승우 <미디어오늘> 논설실장은 "보수 언론이 선정적 보도를 통해 남북문제에 대한 '의제설정'을 독점하고 있음에도, 공영성을 강조하는 방송들은 '따라가기' 보도에 그치고 있으며, 진보매체 역시 보수 신문들의 '의제설정' 주도에 대응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제훈 <한겨레> 신문 기자는 최근 관심이 낮아진 정상회담과 관련해 "보수언론의 의도적 무시도 있지만 지난 7년간 남북관계의 일상화로 인한 긍정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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