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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당권-대권 밀약설, 어처구니없는 음해"

"손학규 후보가 부인하지 않았다면 손학규답지 않은 일"

등록|2007.09.27 15:26 수정|2007.09.27 15:33

김한길 의원지난 9월 초순에 전처 소생인 큰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정동영 후보를 지지선언한 것 때문에 '당권-대권 밀약설'에 시달려 왔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와의 '당권-대권 밀약설'에 시달려온 김한길 의원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김한길 의원은 2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 마디로 어처구니없는 음해다"면서 "당권이라는 것을 몇몇이 주고받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구태 정치인들의 정치공세라고 해도, 너무 지나치다 싶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저를 비롯해서 10여명의 동료 국회의원들이 정동영 후보 지지의사를 밝힌 뒤 일부에서 정동영-김한길 사이에 당권을 놓고 밀약이 있었다는 식의 정치공세를 폈다고 한다, 또 제가 손학규 후보에게 당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식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기사로 보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한길 "손학규·정동영 후보 각각 만나본 것은 사실"

김 의원은 우선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동료의원들이 14일 지지후보를 결정하기에 앞서 저는 11일 기자들에게 지지후보 선택기준을 말했고, 그 내용은 기사화되기도 했다"고 전제하고 "이후 손학규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요청에 의해 제가 두 후보를 각각 만나본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저는 지지후보 선택기준을 이미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였으므로 면담 시에는 따로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고 주로 듣기만 했다"면서 "이 점은 두 후보가 충분히 확인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가 손학규 후보에게 당권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식의 주장과 기사에 대해서 손 후보가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해주지 않았다면, 이는 제가 이제까지 아는 손 후보답지 않은 일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동영 후보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정 후보와의 만남에서는 더더욱 다른 말이 있을 수 없다"면서 "그 날 만찬은 제 집안의 우환에 대해서 선배들이 저를 위로차 마련해준 자리로, 만찬 중간에 정 후보가 저를 찾아와 합석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 후보는 30∼40여분쯤 머물다 먼저 자리를 떴는데, 둘만의 독대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애당초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말하는 것이 가능한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아들 여읜 김한길에게 밀약설은 있을 수 없는 일"

이에 대해서는 정 후보도 지난 21일 밤 <오마이뉴스>와의 온라인 청문회에서 "그 분(김한길 의원)의 지인 몇 분들과 저녁 한 번 같이 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 후보는 "(김한길 의원은 최근) 개인적으로 큰 슬픔을 당했고 심신이 매우 지쳐있다”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잘라 말했다.

정 후보측의 한 관계자도 "김 의원이 지난 2월 '선도탈당'으로 열린우리당 해체에 앞장선 것 때문에 친노 진영의 표적이 된 것은 이해하지만 그런 일을 당한 사람에게 '당권-대권 거래설'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인간적으로 너무 한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김 의원도 27일 보도자료에서 "제가 여의도를 비운 동안 당권밀약설이니 거래설이니 하는 음험한 말들이 제 이름과 함께 거론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돼 몹시 당혹스럽고 민망하다"면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동안 서울을 떠나 있었다"고 당권-대권 밀약설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저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한동안은 개인적인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지만, 몇 가지 사실관계는 지금이라도 분명히 해야겠기에 밝혀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최근 전처(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딸)와의 사이에서 낳은 큰아들(25)이 사망한 개인적인 아픔을 겪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지난 14일 14명의 중도통합신당파 의원들과 함께 정동영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후 줄곧 해외에 체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의 한 보좌관은 "추석 차례를 지내러 온 김 의원으로부터 어제 연락을 받고서 오늘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라며 "김 의원은 지금도 서울에 안 계신다"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이어 "지난 14일 김 의원이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서울을 떠나는데 휴대폰도 두고 가니 연락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면서 "미국에 사는 큰아들이 죽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이라 자세히 물어보진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의원은 "저는 정동영 후보나 손학규 후보, 두 분 모두 대한민국의 대통령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특별히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가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공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과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실패한 부분을 교훈삼은 알찬 청사진을 마련한 후보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뿐만 아니라 '노무현 프레임'을 극복하기 위해 집권여당 탈당을 결단하고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위해 부단히 자기희생을 감수한 동료의원들에 대해서 어느 후보보다 깊은 이해와 공감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고 지지 이유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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