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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선 인도산 무기가 미얀마 민중을 죽인다고 했는데

등록|2007.09.27 20:04 수정|2007.09.27 20:10
<오마이뉴스>와의 9월 27일자 인터뷰에서 버마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조모아 집행위원은 “버마 군인의 상당수가 한국산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 총칼이 민중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얀마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한국 국민들이 이번 사건의 본질과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서 조모아 집행위원의 발언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기로 한다.

위 인터뷰에서 조모아 집행위원은 “버마 군인의 상당수가 한국산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말은 과연 사실일까?

현재 중앙아시아나 동남아에서 미얀마의 무기 수입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유럽연합 국가들이 1988년부터, 미국이 1993년부터 미얀마에 대한 무기판매를 금지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미얀마가 해외로부터 무기를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중앙아나 동남아에서는 어느 나라의 대(對)미얀마 무기판매가 문제가 되고 있을까? 파키스탄 신문인 <데일리 타임스>(www.dailytimes.com.pk)의 7월 24일자 기사가 이 문제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기사 원문을 확인하고자 하는 독자께서는 http://www.dailytimes.com.pk/default.asp?page=2007%5C07%5C24%5Cstory_24-7-2007_pg4_22 를 클릭하면 된다.

▲ 파키스탄 <데일리 타임스> 7월 24일 기사. ⓒ <데일리 타임스>


‘인도는 왜 미얀마에 무기를 판매할까?’라는 제목이 붙은 이 기사에 따르면, 현재 이 지역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의 금수조치에도 불구하고 미얀마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아닌 인도다.

이 기사는 “인도 정부가 2006년 8월·9월 및 2007년 1월에 헬리콥터·전투기·총 등을 미얀마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연합이 인도에 대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미얀마 반정부세력의 목소리를 소개했다.

조모아 집행위원은 “버마 군인의 상당수가 한국산 무기를 갖고 있다”고 했지만, 이와 같이 현재 미얀마에 대한 무기 판매로 국제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아닌 인도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데일리 타임스>와 인터뷰한 뭉피 수안탁이라는 반정부 활동가도 조모아 집행위원과 똑같은 말을 했다는 점이다.

현재 인도 뉴델리에서 망명 중이며 미안마 반정부 신문인 <미즈마 뉴스>의 부편집장 일을 하고 있는 뭉피 수아탁 부편집장은 “과거에 그러했던 것처럼 그들(미얀마 정부)은 이 무기를 갖고 국민들을 죽일 것”(As done in the past, they [Burma’s military regime] will use these weapons to kill their own people.”)이라고 경고했다. 

▲ 조모아 집행위원의 인터뷰 내용과 똑같은 뭉피 부편집장의 인터뷰 발언. ⓒ <데일리 타임스>


조모아 집행위원의 말에 따르면 한국산 무기가 미얀마 민중을 위협하고 있다는데 뭉피 부편집장의 말에 의하면 인도산 무기가 미얀마 민중을 위협하고 있다고 하니, 두 사람의 엇갈린 진술이 흥미로울 뿐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행한 사태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슬픈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사건의 본질과 경과과정은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정확한 정보를 받은 연후에야 미얀마 시위대를 지지하든 미얀마 정부를 지지하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미국 등 서방세계로부터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뉴스만을 갖고는 미얀마 사태를 올바로 판단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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