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26년 만의 신보 선보인 '뉴 트롤스'

7가지 계절을 통해 삶을 돌아보다

등록|2007.09.29 19:31 수정|2007.09.29 19:39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아트 락(Art Rock) 그룹 '뉴 트롤스(New Trolls)'의 신보가 지난 19일 시완 레코드를 통해 발매되었다. 무려 26년 만의 일이다.

올해 4월, 40여 년이라는 길고도 긴 세월 만에(뉴 트롤스는 66년도에 결성되었다) 국내 팬들과의 만남을 가졌었던 '뉴 트롤스'는 첫 내한공연에서 세계 초연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Concerto Grosso : The Seven Seasons'를 오랜 기다림 끝에 새로운 음반을 선보였다.

뉴 트롤스는 1971년 록과 클래식을 접목과 재즈적 프리스타일 함까지 시도한 전설적인 명반 Concerto Grosso No.1을 발표하며 많은 음악팬과 평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세계적으로 백만 장 이상의 음반판매를 기록했다.

영화음악가 루이 발카로브와 음반 제작자 바로도티의 제안으로 기획된 이 컨셉트 앨범은 록과 클래식을 융합시키자는 형식상의 대대적인 실험은 그 장대한 형식 안에 당시 이탈리아 사회를 억누르고 있던 불안한 정황을 표현한 심오한 내용을 접합시킨 것이었다.

이 음반은 많은 평론가와 팬들을 감동시키며 하나의 신화로 된다.

<햄릿>의 유명한 독백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Die , To Sleep... May be to Dream... )'가 실로 허무하기 짝이 없는 잿빛 보컬에 깔리는 Adagio는 우리나라에서도 그들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결정적인 곡이다.

그 외에도 'Shadows','Cadenza'와 Concerto Grosso No.2에 수록된 'Let it be me', 'Andante' 등은 서사적이면서 애절하고 선율로 많은 음악팬들에게 감동을 전해주었다.

68년 결성되어 몇 번의 멤버들의 탈퇴와 재결합을 반복해 왔지만 그들의 행보는 지금껏 굳건히 이어져 왔다.

2007년 리더인 Vittorio De Scalzi의 주도 아래 26년 전의 황금기로의 귀환을 선언하고, Rock 음악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야심 찬 걸작을 탄생시켰다.

그 유명한 <Concerto Grosso> 시리즈 그 대망의 세 번째 작품인 <The Seven Seasons : 칠계(七季)>가 바로 그것이다.

아트 락(Art Rock) 앨범의 백미 중 하나인 예술적인 앨범 커버가 돋보이는데 앨범의 음악적 스타일을 드러내기라도 하듯 바로크풍의 헤어스타일을 한 럭셔리해 보이는 강아지가 고풍의 의자가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재킷의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Concerto Grosso:The Seven Seasons26년만의 신보 <The Seven Seasons: 칠계(七季)> ⓒ 시완 레코드

앨범의 첫 번째 트랙을 장식하고 있는 서곡(Overture) ‘The Knowledge’은 과거의 Allegro를 떠올리게 하며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현의 선율이 돋보이는 1분 34초의 짧은 협주곡이다.

이어 ‘Dance with the Rain’가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듯한 기타 선율과 함께 흐른다. 애절한 멜로디와 연륜을 묻어나는 보컬이 인상적인 발라드곡이다. 이탈리아어가 아닌 영어로 불러 조금은 낯선 느낌이 든다(그런 팬들을 위해 보너스 트랙으로 이탈리아 버전으로 'So Che Ci Sei'가 마지막으로 실려 있다).

경쾌하고 절도 있는 리듬으로 시작하는 ‘Future Joy’은 뉴 트롤스를 대변하는 바로크적인 록 심포니가 잘 살아있는 곡이다. 록과 클래식이 교감하듯 어우러져 흥겨움을 느끼게 한다.

천둥소리와 스산한 가을날에 잘 어우러지는 풀벌레 소리와 함께 인간의 음색과 가장 유사하다는 첼로의 깊은 울림 울려 퍼지는 'High Education'을 지나 앨범의 타이틀곡인 'The Seventh Season'이 흐른다. 바이올린의 빠르고 강렬한 사운드와 첼로의 기교가 어우러져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Adagio', 'Let it be me' 같은 곡처럼 한국인의 정서에 잘 어울리는 'One Magic Night'은 애절하면서도 비장한 Vittorio의 보컬과 오페라 소프라노 가수 출신의 메이들린 몬티(Madelyn Monti)가 어우러져 Rock Opera를 들려준다.

아트 락(Art Rock)의 살아있는 전설,뉴 트롤스클래식과 락의 조화를 통해 바로크 음악을 들려주는 뉴 트롤스 ⓒ 시완 레코드

경쾌한 리듬에 단번에 바로크 음악과 록 음악을 들려주는 'Barocco ‘N’ Roll', 클래식 기타의 부드러운 기타 연주가 일품인 'Intro and Canone'가 지나가고 비토리오의 애처로운 보컬과 플루트 연주가 일품인 'Testament of Time'은 40여 년 넘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노장의 삶의 대한 관조적 시선을 느끼게 한다.

'The Ray of White Light'에 이르러서는 희망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며 '그래도 삶은 한번 살아 볼만 하지 않은가?'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4계절이 아닌 7가지 계절(앨범의 부제인 <The Seven Seasons: 칠계(七季)>처럼)을 음악을 통해, 다시금 희망과 사랑을 꿈꾸게 한다. 인간의 감정과 인생의 희로애락을 7가지 계절로 대변하며 앨범을 듣고 나면 조용히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마지막 곡으로는(보너스 트랙을 제외한) ‘Ethix’이 장식하고 있다. 도덕성을 상실해 가는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곡으로 쳇바퀴 돌 듯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남겨주고 있다.

26년만의 신보로 돌아온 뉴 트롤스지난 4월 첫 내한공연 당시의 뉴 트롤스 ⓒ LG 아트센터

이번 앨범에는 지난 내한공연에도 함께 했었던 라떼 밀레(Latte e Miele) 출신의 드러머 알피오 비탄자(Alfio Vitanaz)가 참여하여 팬들에게 더 큰 기쁨을 전해줬다.

뉴 트롤스 이전의 앨범들에 비해 조금은 더 대중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새로움을 추구하면서도 자신들만의 색깔을 잃지 않는 뉴 트롤스의 음악은 세월의 흐름처럼 더 깊이 있고 성숙해졌다.

록과 클래식의 조화를 완성해낸 그들의 음악을 통해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