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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골목 풍경 떠올리는 '회전목마'

정원 사진전 '도로시의 꿈' 리뷰

등록|2007.09.30 13:14 수정|2007.10.01 18:16
사진은 회화와 같은 시각예술이고 최종 결과물도 평면으로 발표되지만, 회화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제작과정에서 카메라는 도구를 사용하고 광학과 화학적인 프로세스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도 다르지만, 그 태생의 배경도 회화는 원시인들의 동굴벽화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발생하였지만 사진은 과학기술의 산물이자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현실의 산물이기도 하다.

▲ 도로시의 꿈 ⓒ 정원


그리고 사진은 발명 당시부터 현실 그 자체로 오해받아왔다. 하지만 1950년대 후반부터는 단순한 기계적 재현의 수단이라기보다는 표현매체이자 특정한 현실을 과장하게 보여주는 매체라는 것이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에서는 특정한 허구나 꿈과 상상력을 표현하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 도로시의 꿈 ⓒ 정원



정원은 2006년도 여름에 무작정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일상적인 공간에서 회전목마가 있는 풍경을 발견하면서 어릴 적 경험과 꿈을 추억하게 되었다. 그래서 ‘회전목마’를 만날 때마다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찍었는데, 특히 밤에 찍은 회전목마 사진은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 도로시의 꿈 ⓒ 정원



작가는 촬영 이후에 후처리 과정에서 특정한 컬러를 강조하여 보는 이들의 감성을 좀 더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그리고 전시작품의 액자도 작품의 내용과 부합되게 금빛의 컬러로 택하였다. 그리고 프린트를 한 다음에도 사진을 코팅하여 유치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전시 작품의 프린트도 대형으로 하여 보는 이들의 시각을 효과적으로 자극한다.

작품 한 장 한 장을 볼 때마다 어릴 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감상에 젖게 한다. 그것은 사진메커니즘의 특성과 날씨 그리고 작가의 감성과 이성이 효과적으로 작용하여 생긴 결과이다.

▲ 도로시의 꿈 ⓒ 정원



▲ 추억 ⓒ 정원



정원의 이번 전시회는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이성도 함께 자극한다. 프랑스의 특정한 문화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현대미술과 현대사진은 관람객들의 감성에 호소하기 보다는 텍스트화되어 이성을 더 자극한다. 하지만 정원의 회전목마를 찍은 사진은 감성적이면서도 작가의 미적 주관과 이성을 모두 느끼게 한다. 1970년대 한국의 어느 골목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기간 2007-09-19~2007-10-02 장소 토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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