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조직·금권·타락... 일체 선거운동 중단"

조순형 후보 "민주당 존립 위기에 직면... 당 지도부 책임 통감해야"

등록|2007.09.30 13:35 수정|2007.09.30 22:07
[기사 대체 : 20일 오후 3시 20분] 
play

조순형 후보, 선거운동 전면 중단 선언조순형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는 3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조직동원, 금권타락 선거 양상이 심각하다고 주장하며 일체의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 권우성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저조한 투표율, 동원 선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조순형 후보가 지도부의 책임을 요구하며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조 후보 측에선 이번 경선을 두고는 "가짜 경선""코미디 경선"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터져나왔다. 전북 경선에서만 조 후보의 지지층인 후원당원 3000여명이 선거인단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고 이인제 후보측이 동원한 사람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외부세력과 결탁했다는 의혹도 조 후보측은 제기했다.

조 후보는 3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 일체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강원과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와 개표결과 발표에도 불참했다.

그러나 경선 중도사퇴 가능성은 일축했다. 조 후보는 인천 경선에 이어 29일 전북지역 경선에서도 2531표를 기록해, 5971표를 얻은 이인제 후보에 크게 패한 바 있다.

▲ 조순형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는 3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조직동원, 금권타락 선거 양상이 심각하다고 주장하며, 합동연설회와 TV토론 불참 등 일체의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 권우성


조순형 "조직동원·금권 선거... 일체 선거운동 중단"

조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직동원, 금권 타락 선거 양상에 대하여 강력히 항의 규탄한다"며 "합동연설회, TV토론 등 지금부터 일체의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후보는 외부세력에 의한 조직·동원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조 후보는 "조직동원, 금권타락 선거뿐만 아니라 저의 후보선출을 저지하려는 외부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음이 여러 증거와 정황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여론조사 문항도 저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설정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조 후보는 "인천경선(9.1%)과 전북경선(7.8%)의 극도로 낮은 투표율과 앞으로도 계속 예상되는 낮은 투표율은 선거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고 선출된 대통령 후보의 민주적 정통성과 정당성을 의심케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는 이번 사태에 대한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조 후보는 "이러한 양상으로 경선을 치르고 나면 우리 민주당은 필연코 존립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박상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상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일대각성과 결단이 있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조 후보는 자신을 따라붙는 기자들에게 "질문은 대변인에게 하라"며 말을 아꼈다. 향후 일체의 공식활동을 안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좀 생각을 해보겠다"며 "(선거운동이 아니더라도) 할 일이 있겠죠"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조 후보 측 "가짜경선·각본경선... 원천 무효다"

▲ 3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조순형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회견문을 낭독한 뒤 연단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내려오고 있다. ⓒ 권우성

조 후보 측 장전형 대변인은 기자회견 후 일문일답에서 조 후보보다 더 격앙된 어조로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에 경선 무효를 주장하며, 선거인단 조작 규명과 선거인단 복원을 요구했다.

향후 조 후보의 행보에 대해선 하루 동안 당 지도부의 조처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조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후원당원 수천명이 증발된 상황에서 진행하는 경선은 대표성도 없고 경선 자체가 원천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체적으로 전북지역을 예로 들며 "일례로 전북도당은 대부분의 당직자들마저도 투표권을 갖지 못하는 등 우리가 알아본 바로는 후원당원 3000여명이 선거인단에서 증발됐다"며 "당에서 이런 ‘가짜경선’을 계속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또 장 대변인은 "민주당의 후원당원들이 어느날 갑자기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상황에서 특정 후보측이 동원한 사람들 위주로 경선이 진행된다면 이것은 무늬만 경선, 하나마나한 경선, 가짜 경선, 시나리오에 따른 각본 경선"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특단의 조치’가 후보의 사퇴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 지도부 행동을 본 뒤 (행보를) 결정하겠다"며 "현재 세 가지의 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조 후보는 가장 민주당적인 후보이자 민주당의 뿌리인데 사퇴 하면 되겠느냐"고 말해 현재로선 사퇴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당 지도부, 외부 정치세력과 결탁했다" 의혹 제기

장 대변인은 외부 정치세력의 개입의혹도 제기했다. 장 대변인은 "외부의 정치세력이 민주당의 지도부와 합작하지 않고는 이런 일 있을 수 없다는 게 당원 중론"이라며 "민주당과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통합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외부세력이) 말랑말랑한 후보를 골라 개입하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장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는 제가 물증도 가지고 있다"며 "만에 하나 이게(개입사실이) 없다고 한다면 제가 물증을 제시하겠다"고 장담했다.

당 지도부의 사퇴까지도 요구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이런 심각한 사태에 대해 (당 지도부가)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해, 사실상 사퇴 촉구를 시사했다.

조 후보측은 24시간 동안 당 지도부의 대응을 지켜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장 대변인은 지도부를 향해 ‘①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라 ②수천명의 후원당원이 증발된 채 진행된 이번 경선은 원천무효다 ③당 지도부는 전국적으로 선거인단에서 후원당원이 증발된 사태를 정확히 파악해 내용을 밝히고 즉각 복원하라’고 요구하며 "중앙당의 판단을 보고 향후 행보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서 전문] "조직동원·금권 선거 강력 항의한다"
저는 최근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직동원, 금권 타락 선거 양상에 대하여 강력히 항의 규탄하며 지금부터 일체의 선거운동을 중단할 것을 밝힙니다.

합동연설회, TV토론불참 등 일체의 선거운동을 중단합니다.

지난 9. 20. 인천경선과 9. 29. 전북경선은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극도의 낮은 투표율(각각 9.1%, 7.8%)속에서 진행되었고 투표결과는 동원선거라는 구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직동원, 금권타락 선거뿐만 아니라 저의 후보선출을 저지하려는 외부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음이 여러 증거와 정황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문항도 저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설정되었습니다.

인천경선(9.1%)과 전북경선(7.8%)의 극도로 낮은 투표율과 앞으로도 계속 예상되는 낮은 투표율은 선거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고 선출된 대통령 후보의 민주적 정통성과 정당성을 의심케 할 것입니다.

제가 대선출마를 결심한 것은 오로지 존망의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고 대선후보경선을 성사시키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경선 양상은 제가 평생 지켜온 소신과 원칙과는 정 반대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양상으로 경선을 치르고 나면 우리 민주당은 필연코 존립의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믿습니다. 박상천 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는 이상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일대각성과 결단이 있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전국의 당동지들과 국민선거인단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과 용기있는 선택을 호소드리며 당부드립니다.

2007. 9. 30.
민주당 대통령선거경선후보
조순형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