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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 반대' 기자회견 도중 폭행당해

학교폭력예방 전문활동가, 대책 호소... "케이블 방송사에 항의하겠다"

등록|2007.10.01 10:23 수정|2007.10.02 21:24

▲ 학교폭력예방센터와 학교폭력피해자가족연대, 학교폭력예방전문강사협의회가 이종격투기대회인 ‘K-1 월드그랑프리 파이널16’이 개막된 지난 29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자 대회 주최측 관계자들이 나와 현수막을 빼앗는 등 폭행을 일삼았다. ⓒ 학교폭력예방센터


▲ 학교폭력예방 전문활동가가 끌려가고 있다. ⓒ 학교폭력예방센터


시민단체들이 이종격투기(K-1)로 인한 학교폭력 피해를 주장하다가 기자회견 도중 폭행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학교폭력예방센터와 학교폭력피해자가족연대, 학교폭력예방전문강사협의회는 이종격투기대회인 'K-1 월드그랑프리 파이널16'이 개막된 지난 9월 29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앞에서 '학교폭력 조장하는 이종격투기 반대 기자회견'을 여는 도중 대회 주최 측 경호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건찬 학교폭력예방센터 사무총장과 이학수 학교폭력피해자가족연대 공동대표, 박학수 학교폭력예방전문강사협의회 사무국장 등 전문활동가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열리는 경기의 흥행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오전 시간을 택했다"면서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제도적 개선을 주장하는 평화로운 기자회견이었는데 마무리 정리 중일 때 경호원들이 폭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시민단체 회원과 사진기자를 폭행한 혐의로 경비업체 직원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폭행을 당한 이들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학교폭력예방센터는 30일 이날 사건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이들의 비인간적 폭력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리며 "이번 사건의 폭행자를 경호원 몇 사람의 잘못으로 국한시켜 구렁이 담 넘듯 마무리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자들은 물론 대회 주관사, 수백억원대의 금액을 일본 K-1사에 지불한 후원사인 모 그룹에 대해 이종격투기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묻는 일을 범시민 공론화에 붙일 것"이라며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이종격투기에 대하여 법적·사회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격투기와 관련된 학교폭력은 크게 3가지

▲ 학교폭력예방센터와 학교폭력피해자가족연대, 학교폭력예방전문강사협의회는 9월 29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종격투기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 학교폭력예방센터


학교폭력예방센터는 이종격투기로 인한 학교폭력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해 전국 학교폭력 상담통계를 볼 때 신체폭행상담은 절반인 50.2%였다는 것.

이종격투기와 관련된 학교폭력은 크게 3가지다. ▲힘 약한 학생을 벽면에 세워두고 양손으로 방어하는 커버를 시켜놓고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카바 놀이' ▲평소에 불만이나 괴롭히고 싶은 상대를 골라 이종격투기 흉내를 내면서 다리나 팔(관절)을 꺾는 '암바' '리바 놀이' ▲자기보다 약하거나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골라서 목을 팔로 조르기 하면서 실신단계에 이르도록 하는 대표적인 괴롭힘의 일종인 '헤드락 놀이'가 있다.

실제 지난 해 3월 A지역 고등학교 1학년 7명이 중학교 3학년 8명을 매주 토요일 폐가로 불러서 이종격투기의 기술을 응용한 폭력을 행사하고 폭력 후 어느 부위가 어떻게 맞을 때 가장 아픈지 확인하면서 집단 폭행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조만간 이종격투기로 인해 피해당한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건찬 사무총장은 "이종격투기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는데 있는 우리나라와 외국은 차이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하철에 이종격투기를 홍보하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며, 선진 외국에서는 엄격하게 광고를 규제한다는 것.

김 사무총장은 "우리나라는 이종격투기를 관람할 수 있는 연령은 7세 이상이면 가능한데, 미국 등에서는 18세 이상이다"면서 "종격투기 게임 룰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 네바다주에서는 링에 넘어지거나 누워있는 사람에게 발로 얼굴을 가격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폭력예방 전문활동가들은 "폭력적인 이종격투기를 많이 시청하거나 보는 사람은 폭력에 둔감해지고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하면서 실제로 폭력을 미화하고 폭력행위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며 "이종격투기로 인해 전과자가 될 수도 있고 또한 많은 학교폭력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대책으로 이종격투기 방송시간을 자정 이후에 편성 할 것을 케이블 방송국에 요구하고 항의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앞으로 이종격투기 대회에 후원하는 기업체에 대하여 강력한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종격투기와 관련한 법률 개정운동과 19세 이상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주최․주관단체에게 요구하고, 폭력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국민이 참여하는 ‘폭력을 잡아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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