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자녀, 조기유학 보내시게요?
해외 유학 전문 대안학교, 무안 예뜨랑 아카데미
▲ ⓒ 이재은
지나간 80년대 초중반 이후 과외나 사설 학원 등 사교육이 극성을 부리고 이에 큰 부담을 느끼는 많은 학부모들이 차라리 해외로 유학을 보내자는 이른바 조기유학의 열풍이 온 나라를 휩쓴 지가 오래 전 일이다. 또한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을 견디지 못하고 홈스쿨링이다 대안학교다 하는 방편으로 자녀 교육을 내맡기는 학부모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도 작금의 현실이다.
이에 뜻있는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러한 대안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인가 또는 비인가 형태로 대안학교를 설립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전남 무안군 삼향면 왕산리에 자리한 '예뜨랑아카데미'(http://yettrang.org/) 역시 대안학교의 하나인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학교'로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해외 유학 지향형 학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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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에 개교하여 지난 8월에 첫 졸업생 1명(미국의 미네소타 주립대학 입학)을 배출한 이래 현재 총 23명의 학생이 중등부와 고등부를 형성하여 미국식 교육을 받고 있다. 입학 자격은 부모가 기독교 교인인 우리나라 중고생이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고 입학 후에는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그리고 24시간 내내 학생 상호간, 그리고 학생과 교수 간에는 영어로만 대화해야 하는데 약 서너 달 후면 100% 적응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달 9월 1일부터 15일까지 목포시에서 청소년축제를 개최했는데 그 때 시행한 '영어작문대회'에서 고등부에서는 대상을 비롯한 수상 전부와 중등부에서는 대상을 제외한 수상 전부를 획득하여 쟁쟁한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교수진 자격은 미국 등 해외에서 해당 과목의 석사학위 이상을 획득해야 하며 현재 외래 교수 외 전담 교수 3명 전원이 석사급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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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전부 영어로 된 교과서를 사용하며 국내에서 하는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개별식 수업을 하는데 매일 영어로 된 학습일기를 제출해야 한다. 한 학년 4학기 형태의 개별학습 무학년제를 도입하여 미국내 고교학력검정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에 합격하면 자동 졸업을 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고교 졸업 자격을 인정하는 ACSI( Association of Chiristian Schools : 국제크리스찬학교협회)에 가입하여 명실공히 국제적으로 공인된 학교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국내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고교졸업자격 검정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정식으로 인가를 받으면 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학교의 설립자인 서규석 목사는 단호한 어조로 "검정시험은 우리 학생들 입장에서는 누워서 떡먹기인데 그럴 필요 없다. 우리는 조기 유학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외 유학 위주로 교육을 하는데 국내 교육법의 적용은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아울러 그는 "삼십여년 전, 이곳에 교회를 개척할 때 손수 벽돌을 찍으며 다짐한 것이 도시에서 시골로의 선교가 아니라 시골에서 도시로의 선교를 지향하겠노라고 간구했는데 지금은 목포시에 예배당을 세운 것을 비롯하여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 선교사를 파견하여 교회와 각종 학교를 설립했다"며 그는 이 '예뜨랑아카데미'를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최고가는 인성과 유학의 전당으로 키우겠노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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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그렇듯이 평소 대안학교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선입견이 이 학교의 학생들을 구내식당에서 처음 만나면서부터, 지나칠 정도로 상냥한 인사성하며 식사 예절, 또 그 맑고 선한 눈빛들, 깔끔하게 정리된 교실, 기숙사, 자기네들끼리 하는 영어 대화 등등을 보고, "어- 이상하다" 하며 의아해 했는데 서 목사와 인터뷰하는 동안 말끔히 그 실마리가 풀렸다.
어설픈 글재간으로 인터넷 매체에 글을 올려 보겠노라며 학교 문을 나서니 기분 좋은 서남해안의 가을바람이 세상의 온갖 찌든 때로 물들어 있는 몸과 마음을 휘감아왔다. 어떻게 저런 훌륭한 이야기를 내 얄팍한 솜씨로 전달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염려와 아울러.
덧붙이는 글
SBS U포터에 동시에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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