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이명박 '두더지식 경영' 비교말라"
6일 제주 대학생 만남... "대학생 보수화 우려"
▲ 문국현 예비후보 제주대학생들과 만남문국현 대선 예비후보가 6일 오후 제주대 국제교류회관에서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양호근
"이명박 후보와 CEO로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싫다. 땅굴(대운하건설 겨냥)이나 파는 두더지식 경영을 하는 이명박 후보와 세계경제를 논할 수 있는 사람(자신을 지칭)과는 그 본질이 다르다."
전 유한킴벌리 사장 문국현 대선 예비후보가 6일 제주대를 방문한 가운데 이명박 후보와의 대결구도 입장을 표명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학생들과 만남의 시간에서 "CEO출신이라는 이명박 후보는 이미 그가 경영했던 현대건설이 10여년 전에 부도가 나 국가에서 법정관리하고 있고, 회사 두 개를 부도내서 현대 측에서 그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며 "반면 이 후보는 혼자 돈을 잘 벌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후보는 70~80년대 구태를 벋어나지 못한 CEO이며 자신은 21세기형 경제인"이라며 "땅굴이나 파는 두더지식 경영을 하는 이명박 후보와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착한' 이미지를 강조해온 문 후보에 대해 같은 CEO출신으로서 이명박 후보와 맞서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추진력면에서 밀리지 않느냐는 물음에 비교 자체를 거부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11일 숙명여대 강연에서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길을 만드는데 정신이 팔린 사람들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발언과 그 맥을 같이 한다. 문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건설을 직접 비판하며, 친환경과 반부패를 주요 골자로 자신의 입장을 펼쳐나가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제주에 해군기지 건설, 이해할 수 없다"
이날 제주도 핵심 사안인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서도 환경친화를 강조했다. 그는 "평화의 섬, 세계자연유산의 섬이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청정 환경의 제주에서 왜 해군기지 얘기가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일자리 창출 면에서도 해군기지 건설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방법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으로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다"고 말하고 "해군기지를 왜 찬성하고 반대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태풍 '나리'로 인해 제주에 대해 재해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복안을 묻는 질문에서도 "환경친화적이고 부패가 없는 사회가 되어야 그런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제주도에 500mm가 아니라 900mm가 온다고 가정해보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문제는 부패된 정치사회와 밀접한 관련이 많다"며 "부패가 없는 사회가 환경친화적인 사회, 여성이 진출할 수 있는 사회, 지방분권이 강화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화된 대학생 사회 우려"
문 후보는 이번 제주대 방문뿐만 아니라 지난 2일 인제대 방문을 비롯해 인하대, 강원대, 숙명여대 그리고 전국대학생기자연합 등 대학생들과의 꾸준한 만남을 해오고 있다.
문 후보의 주요 지지층은 30~40대지만 20대 대학생들의 표심이 막판 뒤집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계산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대학생들은 매우 보수화 돼 있으며 대학생들의 표를 기대해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보수화된 대학생 사회가 우려되기 때문이며 대학생들이 보다 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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