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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을 떠나는 기업들...‘붙잡을 방법 없나?’

㈜디에스아이, ㈜세동 부산으로 귀향

등록|2007.10.10 16:35 수정|2007.10.10 16:34
비싸고 부족한 산업용지...양산기업 역외탈출 부채질
지하철 개통지연 등 교통문제, 고급인력 확보에 걸림돌


㈜디에스아이 사옥조감도부산 센텀시티로 이전할 예정인 (주)디에스아이의 사옥투시도와 신축공장전경. ⓒ


한때 만성적인 용지난과 사업확장을 위해 부산을 떠나 양산으로 들어왔던 기업들이 성장한 뒤에는 ‘제2의 도약’을 위해 부산으로 돌아가고 있다.

9일 부산시에 따르면 코스닥 등록업체인 양산시 교동 소재 ㈜디에스아이(대표 김진철)는 21년만에 다시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10일 해운대구 센텀시티 지방산업단지 내 6천614㎡ 부지에 연면적 1만8천782㎡ 규모의 신사옥을 착공했다.

내년 6월 준공예정인 사옥에는 본사 사무실과 함께 임플란트 및 심혈관기기, 인공뼈 등 의료기기 분야 연구소와 임상시험센터, 생산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이 회사는 1983년 부산에서 창업해 자동포장기계 및 주차설비 분야에서 손꼽히는 업체로 성장했으나 사업확장을 위한 부지를 구하지 못해 1987년 양산시에 들어왔다가 최근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부산복귀를 결정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포장기계와 주차설비사업 등 기존의 비첨단 분야는 양산공장에 남겨두기로 했다는 것.

(주)디에스아이의 한 관계자는 “첨단의료기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부산이라는 '브랜드'가 훨씬 유리한데다 우수한 고급인력 확보가 쉽다는 이유에서 이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덕계동의 ㈜세동(대표 윤영식)도 본사를 부산으로 다시 옮기기로 하고 최근 부산시 기장군 장안지방산업단지 내 3만2천여㎡의 부지를 매입했다.

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는 2009년부터 공장 신축에 들어가 늦어도 2010년 상반기에는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데 본사뿐만 아니라 기술연구소와 주요 생산라인을 옮겨갈 예정이다.
1973년 부산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1986년 양산으로 이전했으며 코스닥에도 등록하는 등 성장을 거듭, 지난해 매출 502억여원을 기록했다.

(주)세동의 한 관계자는 “양산공장의 시설이 부족한 것도 이유지만 230명의 직원 중 절반가량이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데다 기장지역이 물류 수송에 훨씬 유리하다는 점이 부산으로 돌아가게 된 이유”라고 전했다.

이들 기업 외에도 과거 양산으로 들어왔던 기업들 중 상당수가 최근 부산으로 다시 돌아갔거나 귀향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우수한 인력확보나 근로자들의 생활환경, 물류비 측면에서 유리한 부산에 최근 새로운 산업단지들이 조성되면서 기업들의 부산회귀 및 양산이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관내 H기업 기획실의 김광일씨(43)는 “양산이 과거처럼 산업용지가 넓은 상황도 아니고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용지가격의 상승과 타 도시에 비해 비싼 산업용 도시가스요금 등 산업인프라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며 “여기에 상대적으로 부산의 대규모 산업용지 확충과 지하철 개통지연으로 인한 출퇴근 교통문제까지 맞물려 양산기업들의 역외탈출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는 “앞으로 산업용지만 제대로 확보한다면 지역기업들을 지속적으로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양산시는 산업용지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당장은 양산을 떠나는 기업들의 역외탈출 러시를 막을만한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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