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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됐다면 민주국가다운 행동 해야"

[인터뷰] 국제민주연대 김경 활동가

등록|2007.10.12 08:12 수정|2007.10.12 08:15
어느 새 버마에 대한 소식도 관심도 조금씩 사위어져 가는 때, 버마 민주화에 대한 관심의 불꽃이 꺼질까 조마하며 여전히 여러 곳에서 애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 매일 오후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는 ‘Free Free Burma'를 외치며 버마민주화에 동의하는 서명운동과 사진전을 벌이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그 곳에서 버마와 필리핀 등제의 국가에 대한 민주화 및 인권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한국 초국적 기업의 반인권적 행위를 감시하는 일을 하고 있는 국제민주연대의 김경 활동가를 만났다.

다음은 그녀와 현재 미얀마민주화문제부터 한국의 태도까지 다양하게 나눈 이야기를 요약한 것이다.  오랫동안 국제적인 시각으로 인권과 민주화를 바라본 한국인과 나눈 이야기는 뜻깊었다.

▲ ▲ 국제민주연대 김 경 활동가 ⓒ 장윤미


- 이번 버마문제로 세계 각국의 입장 표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물론 남의 나라에 개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민주화’ 됐다고 자부하는 나라로서 비민주적 인권문제에 대해 발언할 필요성이 있는데 한국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외교’에 있어서 ‘인권’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 가장 바람직한 길은 버마민중이 권력을 가지는 일일텐데, 요즘 버마시위가 한풀 꺾였다는 기사도 뜨고 있다.  이번 시위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사견은?
"지난 88항쟁 때 대부분의 지도급 인사들이 모두 잡혀갔다. 그래서 지금 후세대가 없고 그나마있던 지도급마저 이번에 다 잡혀갔다. 그래서 누군가 나서서 조직해줄 사람이 부재한 상태다. 더구나 미얀마는 폐쇄된 사회다. 군부독재가 26년간 이어지면서 그들의 통치방법이 다져졌다. 예를 들어 그들에게는 우리의 주민등록증와 비슷한 주민카드라는게 있는데 집집마다 명단을 만들어서 불시에 주민들을 검사한다. 불시점검때 집에 없는 사람에 대해 가족에게 추궁을 한다.

하지만 추상적인 말이긴 해도, 역사는 결국 옳은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믿는다. 이번에 또다시 민주화시위가 일어났다는 것이 그 증거다. 버마사람들에게는 괴로운 질긴 상황이 지속되겠지만 이번에 국제적 관심도 높아진만큼 민주화로 갈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질거라 예상된다."

▲ 버마 캠페인 사진전 ⓒ 장윤미


- 얼마 전, 국회의원 10명의 '버마민주화 촉구결의안' 이 발의됐다. 이에 대한 생각은?
"국회의원 전체도 아닌 일부 몇 명이 서명했다는 것은 아직도 국회의 국제인권의식이 멀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외교통상쪽에서 이 문제를 관심 가져야 빨리 법안이 발의되고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논의가 되는데 외교통상쪽은 반응이 없다. 국회의원 몇 명의 결의로는 부족하다."

-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가 비인권적인 행동을 보이면서 평화적인 발언을 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대우인터네셔널이 버마에서 행하는 현지 주민에게 대하는 비인권적 태도를 보면 그렇다. 심지어 미얀마군부에게 무기를 팔았다고도 한다. 국제민주연대에서는 몇년 전부터 이 문제를 제기해왔는데, 어떤가?
"한국은 해외투자에 있어 기본적인 인권 기준이 없다. 다른 나라 같은 경우는 기업이 비인권인 영업을 했을 경우엔 처벌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민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현지 노동문제는 현지에서 해결하는 걸로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기업이 버마에서 기업 활동을 할 때 그 나라 노동법에 비추어 노동시간, 임금을 준수하지 않고 부당하게 해고하는 경우가 있다 해도 미얀마자체가 노동법준수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켜지지 않는다.

이것을 빌미로 현지 문제는 현지에서 알아서 하는 거라며 우리나라는 책임지지 않고 있다.
현재 버마가스개발에 관해서 천연자원개발로 인한 어마어마한 이익에 대해 기대하는 분위긴데, 돈만 벌어오면 좋은 건가, 반인권적 행위를 통한 이득이 과연 정당한 이득인가."

 “비인권적 행동으로 돈 벌어오는 초국적 기업에 가이드라인 마련돼야“

▲ ▲ 지난해 4월, 태국 방콕에서 있었던 대우인터내셔널의 버마 가스개발 반대 시위 ⓒ Shwe Gas Movement ⓒ 장윤미


- 국제민주연대에서는 해외투자기업을 모니터링 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걸로 한다. 초국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이를 감시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
"8월 말부터 9월 초에 필리핀의 ‘수출자유지역’에 다녀오면서 한국기업을 감시하는 일에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은 수출자유지역을 유치하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느라 노동법을 약화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그곳에 있는 초국적 기업들이 노동법을 지키지 않는 일이 빈번하다.

이번에 필리핀에서 한국기업에 부당하게 해고당한 사람들을 초대해 고발하고 외교통상부와 대화하는 일을 했다. 초국적 기업의 해외활동에 있어 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없던 정부도 조금씩 관심의 필요성을 느끼는 듯하다. 산업자원부에서도 현지조사를 나가보겠다고 약속했다."

“인류의 가치를 고민하는 세계 주민이 되어야“

- 세계화라 하면서 금융자본주의로 경쟁만 극심해지는 왜곡된 세계화가 되는 건 아닌가,
이를 탈피하는 진정한 국제적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해 달라.

"동병상련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이만큼이라도 민주화되는데 많은 외국인들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독재정권당시 수많은 외국기자들이 언론에 보도하고 종교인, 활동가들이 도와줬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생각에서도 우리나라는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

세계화의 시대를 맞아 세계는 하나라고 하면서 돈벌러만 해외로 나갈 것인가. 이제 어느 한 국가의 문제도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는다. 황사문제부터 시작해서 이주노동자문제, 북한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내가 세계의 주민이라고 생각하고 인류보편의 가치를 고민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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