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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4차 협상 개막...범국본 "협상 중단해야"

범국본 "농업 몰락하고 유럽의 소형차 들어 올 것"

등록|2007.10.15 13:11 수정|2007.10.15 16:50

▲ 한-EU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한-EU FTA 4차 협상장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앞에서 "협상을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한국과 유럽연합(EU)간의 FTA 4차 협상이 15일 서울에서 시작된 가운데, 시민·농민단체들은 협상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김한수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FTA 추진단장은 "시간을 오래 끈다고 좋은 FTA협상이 체결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연내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한-EU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은 이날 오전 10시 협상장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EU FTA는 경제성장과 형평성 모두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EU FTA로 농업이 몰락하고, 유럽의 소형차가 들어 올 것"

허영구 범국본 공동집행위원장(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유럽은 농업, 공공서비스, 지적재산권 강국"이라며 "농업이 몰락하고, 유럽의 소형차가 더 들어올 것이다"고 밝혔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는 또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FTA 홍보를 위해 국민을 기만하는 근거 없는 뻥튀기 연구를 발표하고 있다"며 "사기극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 협회장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 10일 "EU-멕시코, EU-칠레 FTA 체결 후 대 EU 수출이 늘어났다고 발표했다"며 "이는 한-EU FTA의 파괴적 영향을 감추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협회장은 "멕시코의 국내 통계에 의하면, 협정이 발효된 7년 후 유럽연합과의 멕시코의 무역적자는 79.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늘어났다는 수출 역시 유럽기업 본사와 멕시코 지사간의 기업간 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돼지고기 개방문제가 의제에 포함돼 양돈협회의 반발이 거셌다. 김동환 대한양돈협회장은 "한-EU는 FTA는 농민을 죽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협회장은 "EU 쪽 협상 대표는 장벽을 쌓고 농업을 보호하는데, 우리 쪽 김한수 수석대표는 5000년만의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면서 "농업을 죽이고 나라가 있겠습니까"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범국본은 16일 한EU FTA저지 결의대회, 18일 한-EU FTA 워크숍을 여는 등 다양한 협상 중단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EU FTA 4차 협상 시작돼

한편, 한국과 EU FTA 4차 협상은 15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4차 협상은 진전이 더디거나 핵심적인 분야인 ▲상품양허 ▲비관세조치 ▲서비스·투자 ▲원산지 ▲지적재산권 등에 대해서 논의된다.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양쪽의 양허안을 두고 전체적인 평가가 이뤄진다. EU 쪽은 "우리 쪽의 협정 체결 후 3년 내 관세철폐율이 68%로, 한미 FTA의 94%에 비해 떨어진다"면서 한미 FTA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는 유럽식 자동차 표준 문제 등의 자동차 비관세 분야, 지리적 명칭을 지적재산권으로 인정하는 지리적 표시보호 제도 등이 협상의 주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우리 쪽이 유럽의 환경규제 완화, 개성공단 제품 국산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어 EU 쪽의 반응이 주목된다.

한-EU FTA는 이번 협상의 결과에 따라 연내 협상 타결이 가능할 정도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한수 우리 쪽 수석대표는 협상을 앞둔 지난 12일 "시간이 촉박하다"면서도 "시간을 오래 끈다고 좋은 FTA협상이 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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