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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운하 건설은 상수원 폐쇄 의미... 국가 재난"

[현장] 환경운동연합, 잠실수중보 갑문서 'STOP 경부운하' 시위

등록|2007.10.15 13:26 수정|2007.10.1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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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운하 건설은 상수원 폐쇄 의미... 국가 재난" ⓒ 김병기


[기사보강 : 15일 오후 2시 50분]

"STOP 경부운하!"

15일 오전 11시, 잠실 수중보 북측 갑문에서 울려퍼진 구호입니다. 쇠사슬로 몸을 묶은 20여명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이날 폭 35m의 갑문 위에 올라서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곳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간판공약인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사실상 제1 갑문으로 사용될 곳입니다. 한강 하구에 위치한 용강 갑문과 신곡 갑문을 통과한 5000톤급 배는 이 곳에서 6.5m 수직상승한 뒤 팔당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날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갑문 위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경고했습니다.

"수도권 시민들의 생명수인 한강을 살려야 한다. 지난 8일 춘천호에서 바지선이 침몰해 폐유가 유출됐다. 13일에는 한강을 가로지르는 수상택시가 운항을 시작한 지 사흘 만에 모터보트와 충돌했다. 배가 몇척도 떠다니지 않는 상황에서도 이런 정도인데, 경부운하가 완공된 뒤 5000톤급 대형 바지선이나 유조선이 떠다니면 어떨 것인가. 경부운하 건설은 곧 상수원 폐쇄를 의미하고 국가적 재난상태에 직면하게 된다. 그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이곳에 올라왔다. 경부운하 건설은 상수원을 볼모로 한 무모한 건설토목공사다."

▲ 이명박 후보 측에서 갑문 예정지로 지목한 바 있는 서울 잠실 수중보 북측 갑문에 15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온몸에 쇠사슬을 묶고 올라 "STOP 경부운하"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경부운하가 건설되고 선박이 운항될 경우 서울시민 90퍼센트의 식수원을 공급하는 잠실 상수원은 치명적인 오염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경부운하 중단을 촉구했다. ⓒ 남소연


현재 이곳의 갑문 높이는 3.2m. 그 아래에 설치된 수중보 높이를 합치면 6.5m입니다. 경부운하 찬성론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이곳 역시 9m의 수심을 유지해야 합니다. 갑문 위쪽도 3m를 더 파야한다는 결론입니다.

이곳을 관리하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갑문 아래쪽의 수심은 2m정도. 이곳으로부터 32.2km 떨어져있는 한강 하구 신곡 수중보까지 9m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준설을 하면, 엄청난 양의 골재가 쏟아지겠지만, 난공사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강 초입이 이런 상황인데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553km의 경부운하 구간 중 인공수로 구간인 40여km를 제외한 다른 구간은 자연하천을 그냥 이용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부운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경부운하 찬성론자들이 현재의 수심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책상 머리에서 환상적인 조감도나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구의 자양취수장 등이 위치한 잠실 상수원은 서울시민 90%와 인천, 성남 시민에게 식수원을 공급하는 곳. 이곳에 배를 띄우기 위해 물을 가둬둘 경우 수질 오염이 불보듯하다는 것입니다.

이날 30여분간의 시위를 마친 안병옥 사무총장은 수중보 바로 아래에서 모래를 캐고 있는 준설선을 가르키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기 보이지 않느냐. 저 조그마한 준설선으로 모래를 퍼올리는데도 흙탕물을 방지하기 위해 토사 방지 확산막을 쳐놓았다. 4년동안 9m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전 구간에 걸쳐 매일 준설작업을 한다면 국민은 대체 어디서 물을 먹어야 하는가."

이날 취재를 마치고 잠실대교 위쪽에 이르니 잠실대교의 제원을 알리는 안내판이 교량 시작지점에 동판으로 박혀 있습니다. 준공 날짜를 보니 "97년 1월부터 2003년 12월31일". 다리 한 개 짓는 데만도 무려 7년이 걸렸습니다.

경부운하 공약이 실현된다면 새로 건설하거나 수선해야할 교량은 수 십개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4년만에 경부운하를 건설하겠다는 이명박 후보의 야심찬 공약이 현실가능한 것일까요?

마침 오늘 오후 2시부터 한나라당 의총에서는 '경부운하 설명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방적인 홍보에만 귀를 귀울일 게 아니라 이런 현장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명박 후보 측에서 갑문 예정지로 지목한 바 있는 서울 잠실 수중보 북측 갑문에 15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온몸에 쇠사슬을 묶고 올라 "STOP 경부운하"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경부운하가 건설되고 선박이 운항될 경우 서울시민 90퍼센트의 식수원을 공급하는 잠실 상수원은 치명적인 오염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경부운하 중단을 촉구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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