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소각 아닌 쓰레기 제로 시대 되어야
GAIA(세계소각반대·대안연맹) 2007년 스페인 세계대회 참가기
2007년 9월 15일-18일 스페인 바스크자치주 기프스코아지방 혼드리바 유스호스텔에서 개최된 2007년 가이아(GAIA Global Alliance for Incinerator Alternatives/Global Anti-Incinerator Alliance. www.no-burn.org) 2007 세계대회에 참석하였다. 4일간 개최된 3회 대회 모습과 가이아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 <기자 주>
GAIA는 1970년대 이후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소각반대 운동을 기반으로 하여 2000년 12월 소각반대·대안운동을 표방하며 23개국 75여 회원단체로 출발하여 현재 80개국에서 500개의 회원단체가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39개국 130명의 대표가 참석하였는데 한국에서는 자원순환사회연대에서 김미화(사무처장)·김영란(강남서초환경련 사무국장)과 자원순환거버넌스포럼에서 이대수(사무처장) 3인이 참석하였다.
아시아에는 WNA(Waste Not Asia)가 2001년에 결성되어 정례적인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최초의 지역별 모임이다. 현재는 라틴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도 지역별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이 활동은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 소각이 오염물질 배출로 건강을 위협하며 반환경적이고 비경제적이므로 각국에서 건설 가동되고 있는 소각로의 가동 중단과 건설 중지를 위해 활동해 왔다. 소각과 매립의 대안으로 물질 재활용과 유기성 쓰레기의 퇴비화를 중심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관리를 통한 쓰레기제로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세계적인 네트워크형 조직이다.
그리고 개최지인 바스크 자치주는 스페인 분리독립운동으로 알려진 스페인 북부의 공업지역이며 세계협동조합의 상징적인 몬드라곤협동조합복합체(MCC)를 포함하고 있으며 대서양 해안의 비스케이 만을 끼고 있는 지역이다.
14일 아침 인천공항을 출발해 파리 드골공항을 경유하여 오후 8시에 스페인 빌바오에 도착해 미니버스를 타고 1시간 반을 달려 밤 11시 15분에 유스호스텔에 도착했다. 꼬박 24시간이 걸렸다. 언덕에 자리 잡고 있는 혼드리바 유스호스텔은 잘 지어진 건물에 주변 경관도 아주 좋은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아쉬웠다.
아침에 낯익은 참가자들과 인사하고 10시 준비된 강연장에 도착하니 100여명이 앉은 자리에서 폴코넷 교수가 기조강의를 시작한다. 그는 전세계 반소각·대안 운동의 탁월한 전도사이자 부흥사이다. 뉴욕 세인트 로렌스대 화학과에 재직중인데 1999년 여름 당시 수도권쓰레기연대회의 국제심포지엄의 발표자로 한국을 방문했던 적이 있고 군포 광주 제주 등을 함께 다녔던 적이 있어 더욱 반가웠다.
그는 빔 프로젝트를 통해 소각과 재활용의 경제적 환경적 수치를 비교하고 통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미국의 많은 소각장이 폐쇄되었다고 소개했다. 20세기는 ‘안전한 쓰레기관리’였지만 21세기는 ‘지속가능한 자원관리’의 시대라는 점, 그리고 ‘2020년 쓰레기제로’ 운동을 위해 산업적 책임과 공동체의 책임 그리고 좋은 정치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각 국가의 소각장 건설 반대와 쓰레기 제로 운동의 추진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신은 재활용하고 악마는 소각한다’는 슬로건까지 제시하면서 개사곡인 반소각투쟁가를 다시 가르쳐 주었다.
이어서 GAIA 실무책임자인 마니의 사회로 참가자 소개가 있었고 주최측인 스페인 생태주의 환경단체 Ekologistak Martxan의 환영인사, GAIA의 마니와 세실리아의 발표가 이어졌다. 가이아의 창립과 활동역사를 소개하고, 제국(큰 조직)이 아닌 운동 만들기, 구조와 해결책은 집중이 아닌 분산방식, 지역사회의 지혜 존중하기 등 6가지 조직 원칙을 설명했는데 한국 시민운동이 주목해야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아시아 유럽 라틴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등 각 지역 조직의 역사와 활동현황을 소개하였다.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시작되는 세션에서 말레이시아 블로가 지역의 소각장건설 반대 성공사례를 소개한 반소각위원회의 웬메이웡의 발표는 좌중의 관심을 끌었고 그녀는 준비해온 감사패를 GAIA에 전달하면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라틴아메리가 사례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쓰레기제로법과 계획을 소개했고 남아프리카의 유해한 시멘트킬른 소각장 반대활동도 감동적으로 소개해 주었다.
이어서 자유롭게 4개 그룹별로 나뉘어져 경험을 공유하고 캠페인과 조직전략상의 유의점을 토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고 저녁시간에는 소그룹토의 결과와 다른 네트워크와의 운동전략을 공유하기 위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늦은 밤에는 바스크 지방의 민속 공연, 손풍금과 찰찰이에 맞춰 함께 손잡고 춤을 추는 스페인식 강강수월래 같은 흥겨운 시간이 이어졌다.
둘째 날, 아프리카 아랍 아시아태평양 동아시아 유럽연합 신생독립국 라티아메리카 북아메리카 등 8개 지역으로 나누어서 세계적인 운동과의 관계 속에 있는 지역의 추세와 활동에 관한 토의가 진행되었다. 동아시아 지역은 중국과 일본 한국의 상황을 중심으로 발표를 했다.
이어서 정보를 공유하며 지역별 전략을 마련하는 모임이 이어졌는데, 아시아 태평양 중앙아시아 지역 모임에서는 각 나라별 활동 전략을 제시했는데 한국 참가자들은 ‘소각예산 삭감, MBT를 비롯한 대안의 확대, 재활용 산업의 촉진과 발전’을 기본 방안으로 제시했고, 유해 폐기물의 수출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 한국이 10월에 만날 계획임을 밝혔다.
발표내용을 간단히 메모해서 벽에 붙여 다시 볼 수 있도록 했다. 오후에는 부국과 빈국간의 교역을 통한 폐기물 이동문제, POPs(잔류성유기화합물) 대책을 합의한 2001년 스톡홀름협약의 진행 상황, 전 세계에서 매년 3천톤씩 사용되는 수은오염 등 현안들에 관한 발표와 토론은 각종 독성 물질 배출의 건강 위협 문제를 재확인하게 해주었다.
늦은 오후 지역별 모임시간에는 4개 그룹으로 나누어서 가이아 활동에 대한 SWOT분석을 통해 아시아지역의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느라 머리를 맞대고 토의를 거듭했고 각자 기록한 부분에 관한 참가자 전체 점검을 통해 합의를 마련해 갔다.
특히 지구온난화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2001년 여름 WNA 타이베이 모임 이후 GAIA 사무국이 있는 필리핀 참석자들이 아시아 모임을 이끌어 갔다. 필리핀은 영어권이면서 각종 사회운동이 활발한 지역이고 국제적인 NGO 활동이 정착되어 있어 좋은 활동가들이 배출된다. 늦은 시간에는 실내에서 각 국에서의 활동관련 영화 상영이 이어졌다.
셋째 날 오전 세션에서 쓰레기와 기후변화에 관한 연구 결과를 영국의 알란 왓슨이 IPCC(UN 기후변화대응 정부간패널)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구체적인 조사와 데이터 그리고 예측 시나리오를 상정해서 발표하는데 오랜 기간 연구 조사한 결과물임을 알 수 있었다.
2004년 현재 유럽 27개국에 340개의 소각로가 있으며 프랑스와 독일이 소각율이 가장 높고 일부 국가는 소각이 없었다. 소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뿐 아니라 일부 에너지회수가 이루어지지만 재활용에 비해 품목에 따라 최대 26배(신문 2.4 ~ PET 26.4) 낮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결과적으로 소각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탄소배출권이 거래되는 상황에서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청정개발기구)을 소개하며 현재 CDM이 소비생활이나 산업 시스템을 바꾸어서 이산화탄소를 줄이지 않고 돈으로 가난한 나라의 배출권을 구입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교토협약에 서명한 나라들이 탄산가스를 줄이지 않은 채 소각을 유도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지적하였다.
지역별 모임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아시아 태평양지역이 가장 잘 준비를 해서 파워 포인트로 발표를 해서 좀 더 잘 이해가 되었다. 아프리카는 시멘트 킬른이라는 소각이 확대되려고 해서 그것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으며 지역코디네이터가 없다는 문제를 발표했다.
라틴 아메리카는 잘 모이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의 활동가 모니카가 지역 코디네이터가 활동 중이다. 포르투갈 참석자는 RDF가 소각인데 어떻게 재활용 범주에 들어 갈 수 있느냐며 강력한 반대 의견을 펼쳤다. 일본 최초의 쓰레기제로 도시를 선언한 중부지역 가미카추시의 쓰레기 제로 운동이 소개되어 박수를 받기는 했지만 발생쓰레기의 80% 소각과 유해 독성 폐기물의 아시아지역 수출로 인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가미카추시에서 리사이클을 위한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그녀의 노력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콤포스터(유기성 퇴비화)가 대안이라는 점에는 모두 공감했다. 각종 재활용 가능한 물질의 재활용과 더불어 남은 유기성 쓰레기를 순환시키는 것은 콤포스터이고 그것을 물질 분리 과정까지 포함한 MBT가 유력한 대안이라는 점도 계속 강조되었다.
특히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의 폐기물은 기계적 분리와 유기성퇴비화를 포함한 MBT가 유력한 방안이라는 데는 공감이 형성되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만 실현된 시설이라는 점을 설명해야 했다.
늦은 저녁식사 후 10시가 다 되어서 2층 공간에서 재활용 의복 전시장이 마련되고 참가한 여성들이 준비된 의상을 입고 등장하면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친교의 시간이 마련되었다. 각 국 참석자들의 장기자랑 순서로 이어지면서 와인이 돌려지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즐거운 시간이 새벽 1시가 넘도록 이어졌다. 흥겨운 자리다. 아르헨티나 참석자는 준비해 온 음악으로 탱고를 추며 좌중을 즐겁게 해 주었고 탱고가 담긴 CD를 제작해서 참석자 모두에게 선물했고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 날에는 지역별 전략과 캠페인을 준비하는 작업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각 지역별로 결론적인 논의들이 이루어 졌으며 오전 둘째 세션에서는 그룹별로 나누어 토론에 들어갔다. 기후변화와 소각관련 분과에 들어갔는데 유럽과 북미 중심이었다. 관심의 차이로 이해되었다.
상대적으로 독성물질이나 재활용을 우선해야 하는 개발도상국들은 관심이 덜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소각이 탄산가스를 배출하면서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이미 일정한 공감을 확보한 상태이고 소각의 대안으로 경제적 환경적 사회복지적 관점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성명서 채택이 이어졌는데 한 주장씩 참가자들의 동의를 얻으면서 진행되었다. 소각이 아닌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친 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쓰레기관리 방안을 채택할 것과 ‘발생억제 재사용 재활용 회수 처리’의 쓰레기관리 우선순위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강조하였다.
특히 2020년까지 유럽이 도시 쓰레기의 50%(다른 쓰레기의 70%. 2004년 현재 37%) 이상 재활용하여 쓰레기제로 유럽을 실현할 것 등을 요구하였다. GAIA 실무진과 지역별 실행위원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는데 아시아에서는 타이완의 조지 청과 한국의 김미화 사무처장이 발표되었다.
열심히 활동한 회원들에 대한 시상도 있었다. 가이아가 발전한 것이다. 오후 5시에 모든 일정이 끝나고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저녁을 먹고 나서 아시아 참가자들이 따로 모이기로 해서 바닷가로 나섰다. 20명 가까운 인원이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레스토랑 앞에 앉아 함께 노래하며 이야기하고 즐거워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시아 반소각·대안운동 활동가들의 연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 참가자 전체사진 ⓒ 이대수
GAIA는 1970년대 이후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소각반대 운동을 기반으로 하여 2000년 12월 소각반대·대안운동을 표방하며 23개국 75여 회원단체로 출발하여 현재 80개국에서 500개의 회원단체가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39개국 130명의 대표가 참석하였는데 한국에서는 자원순환사회연대에서 김미화(사무처장)·김영란(강남서초환경련 사무국장)과 자원순환거버넌스포럼에서 이대수(사무처장) 3인이 참석하였다.
아시아에는 WNA(Waste Not Asia)가 2001년에 결성되어 정례적인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최초의 지역별 모임이다. 현재는 라틴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도 지역별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이 활동은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 소각이 오염물질 배출로 건강을 위협하며 반환경적이고 비경제적이므로 각국에서 건설 가동되고 있는 소각로의 가동 중단과 건설 중지를 위해 활동해 왔다. 소각과 매립의 대안으로 물질 재활용과 유기성 쓰레기의 퇴비화를 중심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관리를 통한 쓰레기제로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세계적인 네트워크형 조직이다.
그리고 개최지인 바스크 자치주는 스페인 분리독립운동으로 알려진 스페인 북부의 공업지역이며 세계협동조합의 상징적인 몬드라곤협동조합복합체(MCC)를 포함하고 있으며 대서양 해안의 비스케이 만을 끼고 있는 지역이다.
14일 아침 인천공항을 출발해 파리 드골공항을 경유하여 오후 8시에 스페인 빌바오에 도착해 미니버스를 타고 1시간 반을 달려 밤 11시 15분에 유스호스텔에 도착했다. 꼬박 24시간이 걸렸다. 언덕에 자리 잡고 있는 혼드리바 유스호스텔은 잘 지어진 건물에 주변 경관도 아주 좋은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아쉬웠다.
▲ 개막 첫날 강연하는 폴코넷 박사. ⓒ 이대수
아침에 낯익은 참가자들과 인사하고 10시 준비된 강연장에 도착하니 100여명이 앉은 자리에서 폴코넷 교수가 기조강의를 시작한다. 그는 전세계 반소각·대안 운동의 탁월한 전도사이자 부흥사이다. 뉴욕 세인트 로렌스대 화학과에 재직중인데 1999년 여름 당시 수도권쓰레기연대회의 국제심포지엄의 발표자로 한국을 방문했던 적이 있고 군포 광주 제주 등을 함께 다녔던 적이 있어 더욱 반가웠다.
그는 빔 프로젝트를 통해 소각과 재활용의 경제적 환경적 수치를 비교하고 통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미국의 많은 소각장이 폐쇄되었다고 소개했다. 20세기는 ‘안전한 쓰레기관리’였지만 21세기는 ‘지속가능한 자원관리’의 시대라는 점, 그리고 ‘2020년 쓰레기제로’ 운동을 위해 산업적 책임과 공동체의 책임 그리고 좋은 정치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각 국가의 소각장 건설 반대와 쓰레기 제로 운동의 추진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신은 재활용하고 악마는 소각한다’는 슬로건까지 제시하면서 개사곡인 반소각투쟁가를 다시 가르쳐 주었다.
이어서 GAIA 실무책임자인 마니의 사회로 참가자 소개가 있었고 주최측인 스페인 생태주의 환경단체 Ekologistak Martxan의 환영인사, GAIA의 마니와 세실리아의 발표가 이어졌다. 가이아의 창립과 활동역사를 소개하고, 제국(큰 조직)이 아닌 운동 만들기, 구조와 해결책은 집중이 아닌 분산방식, 지역사회의 지혜 존중하기 등 6가지 조직 원칙을 설명했는데 한국 시민운동이 주목해야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아시아 유럽 라틴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등 각 지역 조직의 역사와 활동현황을 소개하였다.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시작되는 세션에서 말레이시아 블로가 지역의 소각장건설 반대 성공사례를 소개한 반소각위원회의 웬메이웡의 발표는 좌중의 관심을 끌었고 그녀는 준비해온 감사패를 GAIA에 전달하면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라틴아메리가 사례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쓰레기제로법과 계획을 소개했고 남아프리카의 유해한 시멘트킬른 소각장 반대활동도 감동적으로 소개해 주었다.
이어서 자유롭게 4개 그룹별로 나뉘어져 경험을 공유하고 캠페인과 조직전략상의 유의점을 토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고 저녁시간에는 소그룹토의 결과와 다른 네트워크와의 운동전략을 공유하기 위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늦은 밤에는 바스크 지방의 민속 공연, 손풍금과 찰찰이에 맞춰 함께 손잡고 춤을 추는 스페인식 강강수월래 같은 흥겨운 시간이 이어졌다.
둘째 날, 아프리카 아랍 아시아태평양 동아시아 유럽연합 신생독립국 라티아메리카 북아메리카 등 8개 지역으로 나누어서 세계적인 운동과의 관계 속에 있는 지역의 추세와 활동에 관한 토의가 진행되었다. 동아시아 지역은 중국과 일본 한국의 상황을 중심으로 발표를 했다.
이어서 정보를 공유하며 지역별 전략을 마련하는 모임이 이어졌는데, 아시아 태평양 중앙아시아 지역 모임에서는 각 나라별 활동 전략을 제시했는데 한국 참가자들은 ‘소각예산 삭감, MBT를 비롯한 대안의 확대, 재활용 산업의 촉진과 발전’을 기본 방안으로 제시했고, 유해 폐기물의 수출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 한국이 10월에 만날 계획임을 밝혔다.
발표내용을 간단히 메모해서 벽에 붙여 다시 볼 수 있도록 했다. 오후에는 부국과 빈국간의 교역을 통한 폐기물 이동문제, POPs(잔류성유기화합물) 대책을 합의한 2001년 스톡홀름협약의 진행 상황, 전 세계에서 매년 3천톤씩 사용되는 수은오염 등 현안들에 관한 발표와 토론은 각종 독성 물질 배출의 건강 위협 문제를 재확인하게 해주었다.
늦은 오후 지역별 모임시간에는 4개 그룹으로 나누어서 가이아 활동에 대한 SWOT분석을 통해 아시아지역의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느라 머리를 맞대고 토의를 거듭했고 각자 기록한 부분에 관한 참가자 전체 점검을 통해 합의를 마련해 갔다.
특히 지구온난화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2001년 여름 WNA 타이베이 모임 이후 GAIA 사무국이 있는 필리핀 참석자들이 아시아 모임을 이끌어 갔다. 필리핀은 영어권이면서 각종 사회운동이 활발한 지역이고 국제적인 NGO 활동이 정착되어 있어 좋은 활동가들이 배출된다. 늦은 시간에는 실내에서 각 국에서의 활동관련 영화 상영이 이어졌다.
셋째 날 오전 세션에서 쓰레기와 기후변화에 관한 연구 결과를 영국의 알란 왓슨이 IPCC(UN 기후변화대응 정부간패널)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구체적인 조사와 데이터 그리고 예측 시나리오를 상정해서 발표하는데 오랜 기간 연구 조사한 결과물임을 알 수 있었다.
2004년 현재 유럽 27개국에 340개의 소각로가 있으며 프랑스와 독일이 소각율이 가장 높고 일부 국가는 소각이 없었다. 소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뿐 아니라 일부 에너지회수가 이루어지지만 재활용에 비해 품목에 따라 최대 26배(신문 2.4 ~ PET 26.4) 낮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결과적으로 소각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탄소배출권이 거래되는 상황에서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청정개발기구)을 소개하며 현재 CDM이 소비생활이나 산업 시스템을 바꾸어서 이산화탄소를 줄이지 않고 돈으로 가난한 나라의 배출권을 구입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교토협약에 서명한 나라들이 탄산가스를 줄이지 않은 채 소각을 유도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지적하였다.
▲ 아시아 지역회의 ⓒ 이대수
지역별 모임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아시아 태평양지역이 가장 잘 준비를 해서 파워 포인트로 발표를 해서 좀 더 잘 이해가 되었다. 아프리카는 시멘트 킬른이라는 소각이 확대되려고 해서 그것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으며 지역코디네이터가 없다는 문제를 발표했다.
라틴 아메리카는 잘 모이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의 활동가 모니카가 지역 코디네이터가 활동 중이다. 포르투갈 참석자는 RDF가 소각인데 어떻게 재활용 범주에 들어 갈 수 있느냐며 강력한 반대 의견을 펼쳤다. 일본 최초의 쓰레기제로 도시를 선언한 중부지역 가미카추시의 쓰레기 제로 운동이 소개되어 박수를 받기는 했지만 발생쓰레기의 80% 소각과 유해 독성 폐기물의 아시아지역 수출로 인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가미카추시에서 리사이클을 위한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그녀의 노력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콤포스터(유기성 퇴비화)가 대안이라는 점에는 모두 공감했다. 각종 재활용 가능한 물질의 재활용과 더불어 남은 유기성 쓰레기를 순환시키는 것은 콤포스터이고 그것을 물질 분리 과정까지 포함한 MBT가 유력한 대안이라는 점도 계속 강조되었다.
특히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의 폐기물은 기계적 분리와 유기성퇴비화를 포함한 MBT가 유력한 방안이라는 데는 공감이 형성되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만 실현된 시설이라는 점을 설명해야 했다.
늦은 저녁식사 후 10시가 다 되어서 2층 공간에서 재활용 의복 전시장이 마련되고 참가한 여성들이 준비된 의상을 입고 등장하면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친교의 시간이 마련되었다. 각 국 참석자들의 장기자랑 순서로 이어지면서 와인이 돌려지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즐거운 시간이 새벽 1시가 넘도록 이어졌다. 흥겨운 자리다. 아르헨티나 참석자는 준비해 온 음악으로 탱고를 추며 좌중을 즐겁게 해 주었고 탱고가 담긴 CD를 제작해서 참석자 모두에게 선물했고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 날에는 지역별 전략과 캠페인을 준비하는 작업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각 지역별로 결론적인 논의들이 이루어 졌으며 오전 둘째 세션에서는 그룹별로 나누어 토론에 들어갔다. 기후변화와 소각관련 분과에 들어갔는데 유럽과 북미 중심이었다. 관심의 차이로 이해되었다.
상대적으로 독성물질이나 재활용을 우선해야 하는 개발도상국들은 관심이 덜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소각이 탄산가스를 배출하면서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이미 일정한 공감을 확보한 상태이고 소각의 대안으로 경제적 환경적 사회복지적 관점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성명서 채택이 이어졌는데 한 주장씩 참가자들의 동의를 얻으면서 진행되었다. 소각이 아닌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친 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쓰레기관리 방안을 채택할 것과 ‘발생억제 재사용 재활용 회수 처리’의 쓰레기관리 우선순위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강조하였다.
특히 2020년까지 유럽이 도시 쓰레기의 50%(다른 쓰레기의 70%. 2004년 현재 37%) 이상 재활용하여 쓰레기제로 유럽을 실현할 것 등을 요구하였다. GAIA 실무진과 지역별 실행위원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는데 아시아에서는 타이완의 조지 청과 한국의 김미화 사무처장이 발표되었다.
열심히 활동한 회원들에 대한 시상도 있었다. 가이아가 발전한 것이다. 오후 5시에 모든 일정이 끝나고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저녁을 먹고 나서 아시아 참가자들이 따로 모이기로 해서 바닷가로 나섰다. 20명 가까운 인원이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레스토랑 앞에 앉아 함께 노래하며 이야기하고 즐거워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시아 반소각·대안운동 활동가들의 연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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