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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욱아, 데크공사를 어떻게 하는지 아니?

아들 성욱이에게 보내는 편지

등록|2007.10.16 11:15 수정|2007.10.17 09:04

▲ 성안이는 아직 철이 없어 주몽놀이에만 정신이 빠져 있구나. ⓒ 장승현


성욱아, 얼마 전에 상주에서 연락이 왔단다. 보통 집지어준 곳에서 연락이 오면 '뜨끔' 한단다. 집을 지어준 사람에 대한 반가움보단 '혹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나'하는 생각 때문이지.

사실 바쁘고 거리가 먼 곳에서 이런 전화가 오는 건 귀찮은 일이다. 왜냐하면 이미 집짓는  일은 다 끝나고 계약관계가 끝난 상태에서 신경을 또 쓴다는 건 사실 피곤한 일이기 때문이란다. 특히 이 아빠가 집을 지어준 곳은 대부분 지방이라 거리도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가끔 생긴다. 내가 집을 지어준 곳에서 연락이 오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수리를 해줘야 한다는 게 이 아버지의 지론이란다.

성욱아, 집을 지으려면 우선 이런 책임감부터 가져야 한단다. 어쨌든 이 아빠가 낳은 성욱이를 아빠가 책임 지듯 집도 마찬가지란다. 내가 만들고 창작한 작품은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게 올바른 직업의식이란다. 그런데 시간적으로 쫒기고 경제적으로 쪼들릴 때는 참 많은 부담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란다.

그러나 집 짓는 일을 그만두지 않는 한 이런 일은 책임감을 가지고 해줘야 하는 게 목수의 기본 정신이란다. 성욱이도 앞으로 아빠를 따라서 목수일을 배운다면 이건 철칙으로 지켜야 한단다.

상주 상주에서 데크공사를 하게되었다 ⓒ 장승현



▲ 데크 기초공사를 하고 있다 ⓒ 장승현



▲ 오래간만에 데크공사를 하고 있다. 역시 목조주택은 데크가 생명이다 ⓒ 장승현



▲ 바닥을 다 깔고 이젠 난간을 만들 차례다. ⓒ 장승현



▲ 완성된 데크, 역시 목조주택은 데크가 생명이다. ⓒ 장승현



▲ 이젠 데크가 완성되고 집 전체와 데크가 어우러져 멋있게 되지 않았니? ⓒ 장승현



"형, 우리 아빠가 데크 공사를 추가로 하고 싶어하는데 어떻게 해야지?"

집주인인 후배한테 전화가 왔을 때 '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집에 하자 때문에 전화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란다. 그렇지만 이런 추가 부분도 영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란다. 원래 이런 일들은 할 때 한꺼번에 해버리면 여러 비용이 덜 들어 본인이든 나든 다 서로한테 이롭기 때문이지.

집 짓는 일은 이런 맛으로 한단다. 데크공사를 해놓으니까 주인도 좋아하고 집 전체도 데크가 없을 때보다 훨씬 보기 좋지 않냐? 하루 이틀만에 뚝딱 뚝딱 해놓으면 이렇게 창조물이 나오지 않니?

이런 맛으로 일을 한단다. 일을 할 땐 힘이 들고 피곤하지만 망치 들고 톱을 사용하면 이렇게 금나와라 뚝딱처럼 집이 만들어지니 신기하지 않냐? 성욱이도 빨리 커서 아빠한테 이런 기술을 배우렴. 목조주택 기술을….

▲ 주인분들이 데크공사가 끝나자 좋아하시며 산나물, 등 먹을거리를 바리바리 싸주셨다 ⓒ 장승현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세종뉴스(www.sje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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