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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돈웅 등 '차떼기' 주역, 컴백 무산

당 안팎 비난에 3명 이틀만에 자진사퇴

등록|2007.10.17 17:26 수정|2007.10.17 21:24

▲ 대검찰청에서 출두하던 최돈웅 전 한나라당 의원. ⓒ 권우성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른바 '차떼기'로 물의를 일으켰던 최돈웅 전 의원 등이 최근 한나라당 상임고문에 임명됐으나 당안팎의 비판여론에 부딪혀 자진 사퇴하는 형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강재섭 대표는 지난 15일 최 전 의원을 비롯해 김중위, 김기배, 이세기 전 의원 등을 상임고문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 이들 4명의 상임위원 임명이 최고위원회의 의결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김중위 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사퇴하고 말았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브리핑을 갖고 "최돈웅, 김기배, 이세기 전 의원은 `당이 원로의 경험을 살리기 위해 상임고문에 임명해준 배려에 고마운 심정이나 본의 아니게 다른 뜻으로 해석되면서 누가 되고 있어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김중위 전 의원의 경우 당원 자격을 갖고 있어서 상임고문직을 그대로 맡기로 했다"고 설명한 뒤 최고위원회의 의결 절차 논란에 대해서도 "큰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의 한 핵심 측근은 "오늘 상임고문 임명 논란을 전해들은 이 후보가 상당히 역정을 냈다"고 전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당 재정위원장으로 대기업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모금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뒤 지난 2005년 사면된 인물로, 당 안팎에서는 그의 컴백을 두고 '차떼기 정당'의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자성에도 불구하고 `구태'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중위, 이세기, 김기배 전 의원 등에 대해서는 '민정계 인사'들의 복귀가 연말 대선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됐다.

특히 이들이 임명된 날이 공교롭게도 이 후보가 중앙선대위 첫 회의를 주재하면서 "차떼기당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고 강조한 날이어서 범여권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비난의 공세를 퍼부었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형구 부대변인은 현안 논평에서 "이 후보의 마음이 이틀 사이에 바뀐 것이 아니라면 웃지 못할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며 "이 후보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부터 돌아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범여권 장외주자인 문국현 후보측 김갑수 사이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어떤 당 경선에 `박스떼기' '폰떼기'가 난무하더니 이제 '차떼기'까지 돌아오는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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