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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오랜만에 보는 인간적인 대통령 후보

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사람은 국민에게 법과 질서의 준수를 요구할 수 없어

등록|2007.10.18 11:13 수정|2007.10.20 20:10
 오랜만에 인간적인 대통령 후보를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사람들과는 다른 인간성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감정일 수도 있고 나만의 가치판단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희망이 없던 이번 대선에서 이제야 내 한 표의 진정한 의미가 빛을 발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유권자로서 참으로 행복합니다.

  바로 SBS <시시비비>에 출연한 창조 한국당의 문국현 후보입니다. 문 후보는 토론 기간동안 내내 진정성과 성실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부패나 비리와 전혀 관련이 없는 지난 삶이 무엇보다도 믿음을 주었습니다. 부패와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어떻게 법을 지키라고 국민들에게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모든 것을 경제와 돈만 추구하는 사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국민들에게 박애주의와 애타주의를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불가능합니다. 아니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문국현 후보의 삶에서는 이러한 부패와 비리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알 수가 있습니다. 이 사람이 솔직한가 아니면 진정성이 있는가를 알 수가 있습니다. 내가 독심술(讀心術)을 지녔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의 말하는 자세와 태도와 사고방식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이나 불행한 사람의 고통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들의 삶 속에 그렇게 할 수 있는 마음과 정신이 녹아 있습니다. 평상시의 생활에서 그러한 모습이나 태도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단지 선거나 권력을 위해 봉사활동하고 민심탐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우리는 그동안 많이 보아왔잖아요. 진정성이 보입니까? 가식과 위선만 보이잖아요.

  이명박 후보의 교육공약을 상위 5%의 귀족층을 위한 교육정책이라고 비판하는 문 후보의 비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 후보의 교육공약에는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경쟁과 경제만이 제일 중요한 교육의 목적이나 수단일 따름입니다. 95%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전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이명박 후보는 자립형 사립고에 다니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얼마나 많은 사교육비와 공교육비에 시달리는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시민연대의 분석에 따르면 자립형 사립학교의 1년간 공교육비만 1천만원에서 1600만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사교육비까지 합하면 2천만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2천만원이 적은 돈입니까? 2천만원을 벌려면 매달 50만원씩 3년을 적금해도 벌 수 없는 돈입니다. 3년이면 6천만원입니다. 서민들에게는 천문학적인 액수입니다. 특목고를 300개나 만들어 놓으면 특목고끼리의 경쟁으로 사교육비는 지금보다 배는 증가할 것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사교육비를 줄일 것인지 정말 황당합니다.

  문국현 후보의 교육에 대한 시각이 맞습니다. 미국에도 다양한 목적의 특수학교도 있고 명문사립학교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고교평가제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후보의 말씀처럼 서로 경쟁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력평가가 낮은 학교에 대한 지원과 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학교를 등급으로 나누어 대학입시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교육을 교육적인 원리와 교육적인 접근방식으로 풀어가야지 경제와 경쟁으로 풀어간다면 학교와 교육이 어떻게 되겠어요. 시장이 될 것 아닙니까? 5번이나 자녀교육을 위해 위장전입을 한 사람은 그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실 것입니다.

  문국현 후보의 정책이나 이념은 아직 잘 모르지만 인간적인 측면에서 호감이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훌륭하고 도덕적인 사람들을 끌어들여 진정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문 후보에 부탁드립니다. ‘교육 3불정책’만은 꼬오옥 지켜주십시오. ‘교육 3불정책’은 서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교육혜택입니다. 이마저 폐지된다면 서민들은 언제나 가난하고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헌법에서 보장된 평등교육권은 국민의 행복추구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12월 19일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는 이제야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조금만 더 적극적인 연구를 하면 선거는 축제가 되는 것입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몰이해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 개개인과 국가의 불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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