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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납골당, 주민들은 외면

5천여 기 매입해 개장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11구만 안치

등록|2007.10.18 18:07 수정|2007.10.18 18:07

▲ 충북 음성에 건립된 강남구 추모의 집. 그러나 주민들의 이용실적이 낮아 대부분 납골당이 봉안되지 못한 채 텅 비어 있다. ⓒ 정수희



강남 주민의 장례복지 증진을 위해 강남구가 직접 매입한 납골당이 주민들의 외면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강남구는 지난 2005년 6월 충북 음성군 금왕읍 용계리 예은 추모공원에 15억 원의 예산으로 납골당 5,248기를 매입해 ‘강남구 추모의 집’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2007년 9월까지 11구만이 봉안 안치되어 있다.

강남구의회 행정보사위원회는 지난 15일 ‘강남구 추모의 집’을 방문해 시설을 점검하고 이용 실적이 적은 이유에 대해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요구했다.

강남구의회 한 구의원 “막대한 예산으로 납골당을 매입했는데 실제로 이용하는 주민들이 적어 납골당이 무용지물 됐다”며 “납골당 위치가 강남에서 멀다는 인식으로 많아 주민들이 이용을 꺼려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한 구청의 홍보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강남구청은 리플렛과 현수막 등을 제작해 구민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가정복지과 이연종 주임은 “개장한 지 1년이 좀 넘어 현재 11구가 봉안되어 있어 수치상으로 볼 땐 이용 실적이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 납골당 시설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봐야한다”며 “계속 홍보를 하고 있지만 장묘문화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 변화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주임은 “앞으로 납골당 시설에 대해 추가로 리플렛을 제작해 배포하고 각 동 주민자치센터 앞에 안내 현수막을 설치 등의 홍보를 펼칠 계획”이라며 “내년에 예산을 편성해 주민들을 상대로 시설 견학을 추진해 이용실적을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추모의 집’은 6개월 이상 강남구에 주민등록을 둔 강남 구민은 15년 동안 30만원을 내면 사용할 수 있고 5년 연장시 7만원 추가하면 된다. 반면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15년 동안 5만원의 사용료를 지불하면 되고 연장시 2만원 더 추가하면 된다.(관리비는 15년에 45만원 별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05년말 현재 전국의 화장률은 52.6%로 1997년보다 30% 이상 상승해 화장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장묘시설이 혐오시설이기 때문에 시설을 확충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구에 납골당을 건립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데 강남구의 납골당 매입은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강남 주민들의 장묘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없는 한 강남구 추모의 집은 계속해서 무용지물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덧붙이는 글 강남내일신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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