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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아르케, 첫 공연 성황리에 마쳐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 <길 위에 서다> 관객들 웃기고 울려

등록|2007.10.19 13:18 수정|2007.10.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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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 길 위에 서다 ⓒ 오명관


오는 11월 개관을 앞둔 연극전용극장 '소극장 아르케'가 지난 18일 <길위에 서다>란 첫 기획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공연시간인 저녁 7시30분이 다가오면서 익산시 창인동에 위치한 '아르케'에도 관객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시가 되자 이도현 극단 작은소동 대표는 무대인사를 통해 "새로운 문화공간이 생겼다, 이젠 자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이 문화공간은 시민들의 휴식터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개관식은 하지 안았지만 제39회 익산예술제를 기념하기 위해 개관 전 기획공연으로 '길 위에 서다'라는 극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1시간 20분의 긴 여정을 위해 첫 출발하는 그 순간은 마치 새로운 길 위에 한 발 한 발 내딛는 듯한 느낌이었고, 음악과 함께 3명의 배우들의 열정적인 공연이 펼쳐졌다.

무대와 관객석이 가까워 배우들의 호흡소리가 들릴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관객들도 조금씩 극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배우들의 동작과 대사에 배꼽을 잡고 웃기도 하고 때론 이곳 저곳에서 훌쩍거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배우들왼쪽부터 김민경(다혜 역:원광대학교 문예창착과 재학중), 강하나(현경 역:원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재학중), 오지윤(미자 역:연극인.백제예술대 방송연예과 재학중) ⓒ 오명관

<길위에 서다>는 사회로부터 상처를 받은 세 여성, 다혜와 미자, 현경이 아픔을 치유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연극이다.

다혜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픔(어린시절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가 낯선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일)을 간직한 채, 미자는 자신의 남편이 소품담당인 다혜와 바람피고 있음을 알면서도 뭐라고 말도 못한 채, 현경은 일과 가정 중 무조건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최영희 이리여고 교장은 "익산에 소극장이 없는 것에 대해 항상 의기소침했었다"며 "<길 위에 서다>는 아이들의 정신을 살 찌울 수 있는 아름다운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멀리 광주에서 찾아 온  양은희(25·광주광역시 남구)씨는 "배우들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퍼펙트한 공연이었고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나을 돌아보게 되었고 자주 찾아올 것"이라고 만족을 표했다.

최종화(25·익산시 영등동)씨는 "미자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장면에서 저 자신도 어머니를 생각하게 됐다"며 "이 장면에서 눈시울 붉혔다"고 말했다.

강훈식(연극인·익산시 인화동)씨는 "먼저 익산에 소극장이 생겨 무엇보다도 기쁘다"며 "앞으로 이 소극장에서 시민 누구라도 공연하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덧붙이는 글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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