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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에 매몰된 고3...모집기간 줄여야

고3 담임이 제안하는 대학 수시모집 개선 방향

등록|2007.10.19 14:46 수정|2007.10.19 17:22
요즘 고3 담임을 맡은 교사들은 어느 때보다도 바쁘고 수험생 관리에 신경을 부쩍 더 써야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11월 15일에 실시하는 수능시험 마무리 학습 전략을 세워 지도해야 함은 물론이고, 아직 끝나지 않은 수시 2학기 모집 대학 원서 접수와, 수시모집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학생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일 등 여러 가지로 눈코 뜰 새 없는 것이다.

먼저 수시모집 전형은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특기와 적성에 알맞은 대학 복수지원 기회를 확대하고, 대학측에는 선발방식 다양화에 따른 우수학생을 유치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하지만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의 수업 결손 등으로 인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왜곡과, 연중 입학업무에 따른 고3 담임들과 대학 입학담당자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 등의 문제점이 대두되어 개선요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육인적자원부는 ‘2008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계획’을 발표할 때, 2010학년도부터 수시 1학기 모집과 수시 2학기 모집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제도 개선사항으로 예고한 바 있다. 따라서 이런 취지에도 부응하며 수시 모집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개선방안에 대해 고3 담임으로서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우선 수시 1학기 모집은 점진적으로 축소하다가 교육인적자원부 개선사항에 맞게 2010학년도부터는 폐지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교과 선택 및 심화학습이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학습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을 지원하게 되어 학력저하가 극히 우려된다. 아울러 합격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부재로 짜임새 있는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다음은 수시 2학기 모집은 실시하되 모집 기간을 두 단계로 정했으면 한다. 2007년 수시 2학기 모집 원서접수는 9월 7일부터 12월 11일까지로 되어 있다. 모집 기간이 길다 보니 2학기 내내 원서를 작성하게 되어 교사들의 과도한 업무가 역시 부담이 되며, 학생들 또한 수능시험에 대한 부담으로 필요 이상의 많은 대학에 복수지원하게 되어 학습력 저하 및 경제적 비용 또한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시모집 정원이 늘어나다 보니 정시모집에 매진하는 학생들을 심리적 동요 없이, 안정된 학습분위기 속에서 수능과 내신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도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따라서 수시 2학기 모집 시기를 1단계로 1차고사(중간고사)가 끝난 후에 10일 정도 한 번 실시하고, 2단계는 수업결손 부담이 없도록 수능시험이 끝난 이후부터 수능시험 점수 발표 전까지 대학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리고 수시 2학기 모집은 가급적 학생부 내신, 논술, 면접, 적성검사 등 다양한 전형요소의 활용만으로 합격자를 결정했으면 한다.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에서는 다양한 수시 전형자료를 활용하면서도 수능 점수 일정 등급을 요구한다. 이렇다 보니 자신의 특기와 적성 그리고 재능이 있는 한 분야만을 잘한다고 해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시 합격자에 대한 대학측의 배려가 중요하다. 몇몇 대학에서는 수년 전부터 수시 합격자를 초청하여 각종 교양강좌 및 전공 예비과정을 선수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방법을 활성화한다면 수능시험 이후부터 대학 입학 전까지의 공백기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게 되고, 선수학습을 학점으로 인정하면 대학 입학 후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연중 수시모집 체제로 인한 대학 행정의 어려움을 줄이고, 수시 합격 학생들로 인한 학습 분위기가 흐려지지 않도록 하여 막바지 진학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시모집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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